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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동안 무려 '115배 폭등' 후 폭락한 가상화폐...무슨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4.13 11:58

12일 신규 상장 '미스릴' 코인
상장 하자마자 11500% 상승
빗썸 "우리도 놀랐다!"

▲12일 신규 상장한 코인 ‘미스릴(MITH)’이 250원 시작가에 상장되자마자 가격이 폭등을 넘어서 수직상승했다. (사진=연합)



"정부 규제가 시작된 올해 초 이후 지금까지 줄곧 가격이 떨어지니 관심이 확 식은 것 같아요. 암호화폐(가상화폐)가 이제는 완전히 쿨링(냉각기)된 것 같아요."

한 업계 관계자의 이 같은 말을 들은 지 며칠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암호화폐 시장에 또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12일 신규 상장한 코인 ‘미스릴(MITH)’이 250원 시작가에 상장되자마자 가격이 폭등을 넘어서 수직상승했다. 최고가는 2만 8812원으로, 하루동안 115배(1만1500%) 이상 오른 것이다. 오후 6시에 250원으로 상장되더니 12시간도 안 돼 정점을 찍고, 다시 빛의 속도로 하락했다. 13일 현재는 550원(오전 10시 30분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550원은 전일 상장가 250원 대비로는 100% 오른 수치지만 100배 이상의 급등락이 반복돼 시장에 혼란을 더했다. 일부 고점에 구매한 사람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

▲12일 상장되자마자 폭등해 115배 올랐다가 이내 폭락해 논란이 일었던 빗썸의 암호화폐 ‘미스릴’. (사진=빗썸 화면 캡처)


일부서는 투기꾼이 사장을 흐렸다고 보고 있다. 100배 이상 급등한 것치고는 거래액이 많지 않다. 같은 날 동시상장된 엘프보다 2배 가량 많을 뿐이다.

빗썸 측도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빗썸 관계자는 "상장 팀을 제외하면 빗썸 직원들도 원칙적으로 상장일정이나 상장 코인을 알 수 없다. 저도 상장 공지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00배 이상 급등에 대해 "저희는 거래소인 만큼, 상장된 코인의 가치를 판단하고 가능성이 있는 코인을 심사해 상장시킬 뿐 가치 등락에 관여하지 않으므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

결국 이런 ‘투기’와 ‘작전세력’에 거래소가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확인돼 또 다시 폭락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식시장의 경우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급락하면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를 발동해 매매를 일시정지시키고 일 상·하한가 한도가 30%지만 그러한 안전장치가 없다 보니 투기꾼의 작전에 섣불리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빗썸의 경우, 3월까지만 해도 거래 가능 암호화폐 종목이 12종 뿐이었다. 1년간 거의 늘지 않고 소수의 우량 암호화폐 일부를 운영하는 것에 집중해왔다. 업비트 상장 직후 통화한 빗썸의 한 관계자는 당시 "저희도 당장 상장 코인 수를 확 늘릴 수 있다. 상장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보다 상장된 코인이 상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빗썸 내부에는 상장적격심사를 하는 팀이 있다. 저희는 상장폐지된 코인이 하나도 없다"며 상장된 코인의 안정성과 신중함을 강조했었다.

그런 빗썸의 설명과 달리 빗썸은 최근 한 달간 4개의 암호화폐를 상장시켰다. 아이콘(3월 21일), 트론(4월 6일), 미스릴·엘프(4월 12일) 상장은 그간 빗썸의 상장과 비교했을 때 매우 단시간에 많은 코인이 상장된 사례다. 빗썸 측은 시장이 지나치게 잠잠해 심사 끝에 우량 코인을 엄선해 추가 상장시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그러한 설명이 무의미한 투기판의 면모를 보여줬다. 투기꾼들의 시세조정에 암호화폐 거래소의 ‘신중한 상장 심사’가 무력하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주기만 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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