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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뭉쳤지만…'저스터치' 도입 지연 장기화 조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4.05 07:53

수익 악화 카드사들 설치비용 부담에 이견


저스터치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문지현 기자] 한국형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서비스 도입 지연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카드사들이 과거 집적회로(IC)단말기 교체사업에 1000억원을 부담한 상황에서, NFC 결제 단말기 설치를 위해 또 대규모의 자금을 출연하는 데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커졌기 때문이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8개 신용카드사(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NH농협, 롯데, 하나, BC카드)로 구성된 모바일 협의체는 한국형 NFC 결제 서비스 표준규격인 ‘저스터치(JUSTOUCH)’의 시범사업을 이달 중 개시할 예정이었지만, 사업자 간 의견 차이가 커 시행 시점을 7월로 연기했다.

NFC 결제 서비스는 10cm 이내 가까운 거리에서 휴대폰을 카드 단말기에 가져다 대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소비자는 실물카드 없이도 자유롭게 결제를 할 수 있다. 모바일 협의체는 비자·마스터카드 등 해외브랜드에 맞춘 표준규격 단말기에 대항해 한국형 NFC 표준규격을 만들기로 하고 지난해부터 개발해왔다.

당초 저스터치 개발에 나선 카드업계는 공동 NFC단말기 9만대가량을 우선 설치하고 보급량을 꾸준히 늘릴 방침이었다. 전체 가맹점 270만곳인 점을 고려할 때 작게 출발하는 계획이었다. 카드업계는 카드이용자 결제 편의를 높이는 데 업계가 공동으로 나섰다는 데 의의를 두기도 했다.

그러나 수익성 악화로 울상인 카드사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NFC 표준 규격 도입 시점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NFC 결제를 확산시켜 추후 간편결제 시장을 선점하려는 카드사들은 빠른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반면 고비용을 들여가며 NFC를 적극적으로 취급할 유인이 없는 카드사는 유보적 자세를 취하거나 NFC 결제 확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NFC 표준 규격은 보급화가 주목적인데 단말기 교체 등의 고비용을 낸 만큼의 효율성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저스터치를 이용하려면 현재 가맹점들이 보유한 마그네틱 단말기와 IC단말기 외에 추가로 NFC단말기를 설치해야한다. NFC단말기 한 대당 평균 12만~20만원임을 고려하면 설치 비용만 최소 100억원 이상이 드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IC단말기 교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NFC 결제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졌으면 단말기 교체 비용을 이중으로 부담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IC단말기 교체 비용 1000억원 중 상당액이 남아 있지만 이 비용은 IC단말기 교체에만 사용할 수 있어, 이를 NFC단말기 사업에 활용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NFC 서비스의 효과가 검증이 안 된 상황에서 비용 분담을 결정하는 것에 대부분 카드사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모바일 협의체 회의에서는 NFC 표준 공동개발에 대한 카드사 간 이견이 커지자 ‘QR코드’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QR코드 결제는 고객이 스마트폰에 QR코드를 띄우면 가맹점이 이를 리더기로 읽어 결제하는 방식과 가맹점 단말에 QR스티커를 부착하고 이를 고객이 찍어서 결제하는 방식 등 2가지로 나뉜다. 설치비용은 QR 리더기는 1만~2만원대, QR 스티커는 1000원 정도에 불과하다.

모바일 협의체 담당자는 "NFC 결제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큰 만큼 충분한 시간을 통해 논의해보자는 입장"이라며 "중국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이 활용하고 있는 QR코드 방식 등 다른 대안들도 함께 찾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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