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View] 1Q 10% 하락한 구리…랠리 끝났나? "NO, 더 오른다"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4.02 07: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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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늘고 투심 얼어 한달새 10%↓
글로벌 성장둔화 무역전쟁 일시적
비관론 과장 세계 경제 성장세 견고"

▲(그래픽=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세계 경제의 바로미터라는 의미에서 ‘닥터 코퍼(Dr. Copper)’로 불리는 구리. 3월 한달 간 구리 가격이 10% 가까이 하락했으나, 상반기 투심을 강하게 짓누른 트럼프발(發) 무역전쟁은 일시적인 요인일 뿐 향후 1년 간 계속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법인세 인하와 인프라 투자 증대를 추진하면서 구리 가격은 상승세를 탔으나, 올 들어 무역전쟁 이슈가 부각됨에 따라 지난 1분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세계 구리 거래의 50% 이상을 쥐고 있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금속: 구리 랠리의 종언? 아직 아니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3월 한달간 구리 시장에서는 급격한 매도세가 쏟아졌다며, 펀더멘털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투심마저 얼어붙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펀더멘털적인 측면에서는 공급이 안정적인 가운데 수요 증가세가 부진했고,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나타난데다, 무역전쟁 이슈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심리를 압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풍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게 골드만삭스의 주장이다. 중국 수요 측면에서 춘절이 예년보다 늦어진 탓에 영향을 미쳤지만 최근 자료에 따르면 약간의 수요 증가세가 관측됐고, 과거 패턴을 고려할 때 춘절 영향으로 나타난 재고 이동이 향후 몇 주 안에 정상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성장과 관련, 미국은 1분기 계절적 요인으로 경제 지표 결과가 부진했고, 유럽도 기후 관련 이슈로 예상보다 저조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골드만삭스는 긍정적인 글로벌 경제 전망을 유지했다. 무역 정책 역시 불확실성이 크지만 무역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골드만삭스는 "강력한 글로벌 경기 성장, 생산비용 인플레이션, 중국 구리 스크랩 수입 금지, 달러화 약세 등 구리 낙관론을 견지하는 핵심 요인은 바뀌지 않았다"며 "무역정책과 중국 수요 및 세계 경제 성장과 관련해 주목해야 하지만, 일시적인 역풍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후 무역전쟁이 이슈가 사라진다면 구리 가격은 향후 12개월 동안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은 2018년 말 구리의 목표가격을 톤당 8000달러선으로 설정했다.

◇ '3중고' 시달리는 구리...금속시장에 몰아친 악재들

골드만삭스는 구리 가격이 현재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수요는 그보다 느린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은 위험심리를 약화시켰다. 이는 경기순환자산인 구리와 철광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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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8년 칠레와 페루 구리 광산에서의 연간 생산량 성장률(공급)과 중국의 제조업 PMI 지수(수요). 2018년 1분기 구리 공급이 안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중국의 수요는 빠르게 둔화됐다. (단위=퍼센트/인덱스, 표=정보 분석업체 헤이버 애널리틱스/골드만삭스)


펀더멘털적인 관점에서, 표 2는 지난 몇 달 간 시장이 왜 하락세를 띄었는 지 정확하게 보여준다. 2017년 1분기 실망스런 성적을 기록한 이후, 구리 생산량은 지난 6개월 간 꾸준히 증가해왔다. 대규모 생산차질 우려를 낳았던 광산 노조 파업 이슈가 기업과 노조 간 재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잠잠해졌기 때문이다.

동시에, 중국의 수요를 나타내는 PMI 제조업 지수도 눈에 띄게 둔화했다. 안정적인 공급과 약한 수요가 맞물리며 재고 증가를 이끌었고, 시장의 수급이 이미 느슨하게 시작한 상황에서 재고가 쌓이자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비슷한 시기 투심 역시 악화일로를 걸었다. 주요국 제조업 PMI 지수가 부진하면서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재부상했고, 트럼프의 관세폭탄에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불을 놓으면서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관세 자체가 구리 가격에 미칠 영향력은 적겠지만, 구리 가격은 중국 경제 성장률의 바로미터인 만큼 시장이 리스크에 쳐했을 때 가장 먼저 매도세가 쏟아지는 경향이 있다.

최근 금속과 주식시장 간 상관관계가 높아진 것 역시 세계 경제 성장률과 무역정책 등 거시적 요인들이 구리 가격 하락에 중대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

◇ "역풍은 일시적"

최근의 가격 흐름은 분명 골드만삭스의 단기 목표치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아직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며,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우선, 공급과 수요의 펀더멘털이 악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상당수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절이 늦어지면서 수요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리면서 환경보호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격상시킨 부분도 불확실성을 더했다. 정책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다운스트림 부문 금속 수요가 한층 둔화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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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8년 상하이선물거래소 구리 재고. 구리 재고는 평년 수준을 벗어난 정도로 많이 쌓이지 않았다. (단위=1천톤, 표=블룸버그/골드만삭스)


늘어나고 있는 구리 재고 역시 평년 수준을 크게 뛰어넘을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춘절을 전후로 집계한 상하이선물거래소의 구리 주간 재고를 봤을 때, 재고 축적 속도는 지난 해보다 빠르긴 하지만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나는 정도는 아니다. 가장 최근 지표를 봤을 때, 수요가 증가하는 조짐을 보였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인다. 골드만삭스는 역사적인 패턴을 분석했을 때, 재고가 향후 몇 주 안에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으로, 세계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도 과장됐다. 예상보다 부진했던 유럽의 경제지표는 일정 부분 계절적 요인에 의한 것이며, 일본의 지표가 악화된 것 역시 중국의 춘절이 늦어진 데 따른 시기 상의 문제에 불과하다는 것. 1분기 미국의 신규 주택 판매 지표 역시 계절적 비수기로 부진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골드만삭스 글로벌 경제 팀에 따르면, 경제 상황을 포함해 근본적인 성장동력은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2018년 성장 전망이 계속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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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일∼3월 23일 ①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 ②10% 관세 부과 ③관세 면제(2017년 수출량의 50%) 발표에 따른 미국 중서부 알루미늄 현물 프리미엄 가격 변화 추이. (표=블룸버그/골드만삭스)


구리 재고나 경제 성장 둔화 위협 등 다른 요인과 달리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은 현 시점에서 구리 시장을 강타한 최대 위협이다. 그러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폭탄’에 적용된 무역확장법 232조의 최근 사례를 살펴볼 때, 무역 리스크는 이미 정점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2월 16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보고서를 발표하고,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25%, 알루미늄 1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조치에 서명하자,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알루미늄 현물 가격은 폭등세를 보였다. 이후 한국, 호주 등 많은 국가들이 면세를 얻었고, 상황은 잠잠해졌다. 미국 중서부 지역의 알루미늄 현물 가격도 점진적으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만약 관세폭탄 조치 이후 전개된 무역분쟁이 지금까지와 비슷한 패턴을 따른다면, 전면전은 펼쳐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과 미국 간 말 폭탄이 쏟아진 후 주식과 금속시장 모두 반등에 성공했고, 양국은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최악의 상황은 이미 지나간 셈이다.


◇ "中 정부 고철 수입 금지 + 달러 약세→구리 가격 오를 것"

▲(사진=이미지 투데이)


골드만삭스가 구리 가격 강세를 전망하는 핵심 요인은 변하지 않았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구리 스크랩 수입 금지와 달러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구리가 12월까지 톤당 8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중국 정부가 7등급 구리 스크랩을 금지하겠다는 최초의 발표 이후 6등급 구리 스크랩 수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나며 우려를 낳았으나, 대체재 수입은 단기적일 뿐 지속가능하지 않다. 실제 2월 중국의 구리 스크랩 수입 지표에서 총 중량과 구리 함유량 모두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구리 스크랩 수입량 감소는 구리 광석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구리 가격에 호재로 작용한다.

이에 더해, 외환 전략가들은 다소 ‘매파적’이었던 3월 FOMC 회의에도 불구하고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구리 스크랩 금지, 달러 약세라는 두 가지 중심축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전망치를 바꾸기엔 시기상조라는 게 골드만삭스의 입장이다.

골드만삭스는 현 시점에서 은행의 3개월 목표가인 톤당 7300달러를 달성하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지금까지 수요와 공급, 위험심리가 금속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 지를 살펴보면 현재의 수급 상황과 무역전쟁 이슈는 일시적 역풍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구리에 대한 시장의 비관론은 과장됐으며, 중국의 3월 경제지표와 재고에 주목할 때 구리 가격은 연말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 구리 가격 어디로? "트럼프 무역전쟁+ 중국 3월 지표+ 세계 경제성장률 주목해야"

은행은 무역전쟁 우려, 중국 3월 경기지표와 재고, 글로벌 경제 성장세 등 세 가지 요인에 따라 구리 가격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적으로는 트럼프의 무역전쟁 우려가 줄어들 지가 시장을 움직이는 주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앞으로 수주간 시장은 중국의 3월 경제지표에 주목할 전망이다. 강력한 구매자관리지수(PMI) 지표와 건설, 전력망 등 하류 부문의 투자 급증은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재고 역시 중국 내 구리 수요가 단순히 지연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실제로 수요가 사라지고 있는지 알려줄 확실한 증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몇 달 간 시장은 글로벌 경제의 강력한 성장세가 진행 중이라는 확신을 찾으려 할 것이다.

골드만은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지 않는 한, 중국의 수요는 지난 해 대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세계 경제 역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의 연말 목표치인 톤당 8000달러선까지 상승한다는 시각을 유지한다고 결론지었다.

1분기 마지막 거래일인 3월 30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는 톤당 6601.50달러에 장을 마쳤다. 현시가 대비 21% 오를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 비관론도…코메르츠뱅크 "무역전쟁, 세계 경제 암운"

주요 투자은행들이 모두 낙관론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독일 코메르츠뱅크는 트럼프 무역전쟁이 구리시장을 침체로 밀어넣고 있다고 평가한다.

코메르츠뱅크의 분석가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고 법인세 인하와 인프라 투자 증대를 추진하면서 금속 시장에 활황을 불러왔으나, 막상 인프라 투자가 된 것은 별로 없고 오히려 특별 관세를 부과했다"며 "무역전쟁을 촉발해 광물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에 암울한 기운을 드리우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분석가는 "보호무역이 저성장, 수요 감소, 인플레 유발, 금리 상승, 비용 증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LME 구리 가격은 6분기 연속 상승했다가 그것이 깨지면서 3년 내 고점을 찍었던 12월보다 약 10% 하락했고, LME 동 재고도 10개월 내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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