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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문화콘텐츠 관점에서 보는 게임산업의 중요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3.29 17:36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대한민국은 자타공인 문화콘텐츠 강국이다. 음악, 영화, 만화, 캐릭터, 방송, 게임 등 대다수 콘텐츠가 오늘날 국내·외에서 수많은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K-팝에 열광하는 일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거장과 배우, 그리고 각국 영화 팬들은 우리나라 감독과 작품들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뽀로로’는 해외 시장에서도 ‘뽀통령’의 명성과 인기를 그대로 이어가며 국내 만화 및 캐릭터 산업의 힘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해외 방송사들이 우리 방송 프로그램을 사들이는 일도 이제는 일상다반사가 됐다.

대한민국 게임산업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을 가장 잘 만들면서 가장 잘 하는 국가’로서 그 위상에 걸 맞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문화콘텐츠는 부족한 자원 등 현실을 고려했을 때 수출에 중점을 둬야 하는 우리나라에 최적화된 산업이다. 재화 생산을 위한 별도의 시설 부담에서도 자유롭다. 필요한 것은 오직 창의적인 인재와 아이디어뿐이다.

장르별 상호 작용을 통해 극대화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 등과 비교했을 때 음악과 영화, 영화와 캐릭터, 캐릭터와 게임, 게임과 음악 등 각 부문간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게임산업은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효과가 큰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분위기는 작년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 초 발간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년 콘텐츠산업 전망 보고서를 보면 게임산업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콘텐츠산업 수출액 67억4,000만 달러 중 37억7,000만 달러(55.8%)를 책임지며 해외 시장 진출에 가장 앞장 선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성과는 기존에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스테디셀러의 건재와 함께 새롭게 세계 시장을 강타한 신규 게임의 선전에 힘입은 바가 크다.

게임산업은 콘텐츠 생산 측면에서도 진입장벽이 낮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기술 발전에 따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간편한 개발 툴이 속속 등장하며 코딩과 같은 전문 지식 없이도 원하는 게임을 직접 만드는 일이 손쉬워진 까닭이다.

재료를 저장하거나 공장을 가동하기 위한 현실적인 ‘공간’ 개념도 따로 요구되지 않는다. 자본-토지-노동으로 구성되는 전통적인 생산의 3요소가 ‘강제’되지 않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게임은 다른 문화콘텐츠가 가장 극적으로 활용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스토리텔링을 위한 시나리오(영화)와 BGM(음악), 게임 속 등장인물(캐릭터) 등 구성이 각 장르적인 요소를 고루 접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MCN(Multi Channel Network)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방송의 주요 소재로도 쓰이는 추세다.

최초 생산 이후 발생하는 산업적 파급효과를 타 콘텐츠 부문과 공유하는 일도 용이하다. 과거 영화산업이 극장 이후 홈비디오-캐릭터-게임 등 순서로 창구효과(window effects)를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였다면, 지금은 반대로 게임에서 영화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게임은 이제 글로벌 환경에서 가장 잠재력 높은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첫 손에 꼽힌다. 미국과 영국, 중국 등 국가들이 산업 발전을 위한 진흥 정책에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자랑하는 벤처 및 스타트업을 지원?육성하고 게임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 제고에 적극 나서야 한다. 본래 취지는 달성치 못한 채 산업 성장만 저해하는 규제가 있다면 제대로 된 영향 평가를 통해 재검토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온라인게임 종주국 및 게임강국으로서 세계 시장을 선도해본 경험이 있다. 앞으로도 게임산업이 국내 콘텐츠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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