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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해외 M&A 매물정보 설명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사진=나유라 기자) |
"자율주행차용 레이더를 개발하는 업체들은 많이 있죠. 제가 본 매물만 해도 10~20건이 넘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이 업체를 주목한 이유는 다른 업체보다 뛰어난 기술력입니다."(코트라 관계자)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코트라 주최 ‘해외 M&A 매물정보 설명회’. 잠잠하던 행사장이 미국 자율주행차용 레이더개발업체가 소개되자 아연 활기를 띠었다. 참석자들은 해당 기업 정보를 메모하거나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그들은 옆자리에 앉은 동행자와 해당 기업에 대해 잠시 대화를 나누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설명회는 코트라가 발굴한 해외 인수·합병(M&A) 매물 가운데 국내 기업이나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 유망 매물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이를 통해 정보 부족으로 해외 M&A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고충을 해소하고 해외 M&A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이날 소개된 30여건의 다양한 매물 가운데 참석자들이 가장 주목한 곳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들이었다. 인공지능(AI) 이나 자율주행 관련 업체들이 소개될 때는 유독 휴대폰 카메라 소리가 많이 울렸고 함께 온 동행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도 많았다.
코트라는 미국 증강현실(AR) 글래스 기업을 소개하며 "구글 글래스를 이곳에서 독점으로 생산했는데, 지난 1월 구글 글래스 판매가 중단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는 AR 글래스로 방향을 틀었다"며 "실리콘밸리에서는 유명하고 관련 특허도 300여개 정도 보유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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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해외 M&A 매물정보 설명회에서 코트라 관계자가 해외 매물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나유라 기자) |
미국 AI 업체에 대해 코트라 관계자는 "뉴질랜드 출신 인물들이 미국에서 설립한 스타트업"이라며 "이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은 AI로 보고서를 만드는 다른 회사보다 문장이 자연스럽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기업 경쟁력에 비해 시장에서는 제대로 된 평가를 못받고 있다"며 "AI 업체인데도 2016년 330억원의 매출을 올린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행사장에는 주최측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은행, 건설사, 화학업체, 증권사, 회계법인, 반도체업체 등에서 80여명이 참석했다. 코트라 측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8번의 행사를 진행했는데, 오늘이 제일 많이 온 것 같다"며 "그만큼 국내 기업들이 M&A에 대해 갈증을 느낀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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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회에 참석한 이들은 다양한 국가의 기업들을 한 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 만족감을 표했다. 반도체업체에서 신사업을 담당하는 A씨는 "시장 조사 차원에서 설명회에 왔다"며 "이런 비슷한 행사는 많은데, 이 행사의 경우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미국, 인도, 독일 법정관리 기업까지 다양한 업종, 국가의 기업들을 알게 되어 더 좋았다"고 말했다. M&A 자문사에서 근무하는 B씨는 "이런 행사는 처음 왔는데 M&A에 대한 정보를 한자리에서 솔직하게 알려줘서 신선했다"며 "그런데 우리가 주력으로 하는 인도네시아, 인도 기업 매물은 별로 없어서 아쉽다"고 토로했다.
단순 지분보다는 경영권 인수가 가능한 기업들이 더 많이 소개됐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은행에서 M&A를 담당하는 C씨는 "오늘 나온 기업들은 주로 소수지분 투자가 많은 것 같다"며 "우리는 바이아웃 쪽에 관심이 있는데, 그런 기업들이 많았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