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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주최] "전기차 빅뱅, IT·신재생에너지가 융합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3.04 11:57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전기차 세미나’에서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축인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이 펼쳐졌다.

정계, 학계, 정부 기관은 물론 이해관계 당사자인 벤처·중소 기업 관계자들도 세미나 현장에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세미나 종료 이후 전기차의 미래가 IT와 신재생에너지에 달렸다는 주제에 크게 공감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 올해는 ‘전기차 빅뱅’ 원년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은 발제를 통해 올해를 ‘전기차 빅뱅’의 원년이라고 소개했다. 동시에 달라지고 있는 시장 트렌드를 분석해 소비자들이 지녀야 할 자세에 대해 주문했다.

김 회장은 "최근 자동차 산업은 그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며 "미래의 자동차는 움직이는 생활공간이자 가전제품이고, 휴대폰이자 로봇이 될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올해 개막한 CES와 모터쇼 등을 통해 전기차가 점차 주류가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회장은 제작사 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달라지는 시장 환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 소방서의 인명 구조 매뉴얼도 바뀐다"며 "사람이 쓰러져 있을 때 사고 때문인지 감전 때문인지 등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회장은 "최근 전기차는 단점을 크게 줄이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300키로 가량을 운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가솔린 대비 5분의 1 가량의 유지비로 차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최근 산업계 가장 큰 이슈 중인 하나인 ‘한국지엠 사태’ 해결의 열쇠도 전기차 안에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없어서 못 파는 최고 기술력이 집약된 쉐보레 볼트 EV는 한국지엠이 개발을 주도해 탄생한 차"라며 "LG화학 배터리를 적용하는 등 핵심부품 11개도 한국에서 수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볼트 EV를 한국지엠 국내 공장에서 만들도록 유도하면 이번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우현 한국전력공사 스마트그리드추진단 단장(제주지역 본부장)은 전기차가 파리기후협약과 굉장히 면밀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황 단장은 "전기차는 이미 에디슨 시대에도 있었다"며 "당시 1회 충전에 100km 가량을 달렸었는데, 100년이 지난 시점에도 기술력이 크게 발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황 단장은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2100년까지 지구의 온도를 2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미세먼지 문제, 환경 문제 등과 연결되며 지금까지 왔다"며 전기차 시대 도래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부각시켰다.

그는 2030년까지 ‘탄소없는 섬’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제주도의 사례를 들어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충전 시간에 대한 관점을 어떤 방향으로 전환할지 등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황 단장은 "충전기가 차량 1대와 연결되는 기존의 방식을 넘어 1:20, 1:50의 충전 시스템이 올해 말까지 구현된다"며 "자동충전 방식, 로봇팔 충전 방식 등도 3년 이내에 상용화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 자율주행차, 전기차와 ‘궁합’ 맞는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심도 깊은 논의도 이뤄졌다. 김 회장은 "내연기관차의 경우 부품 수가 3만개에 달하지만 전기전자장치를 소화할 전기에너지는 부족하다"며 "반면 전기차는 부품 수는 적고 전기에너지는 충분해 에너지공학 측면에서 자율주행차와 궁합이 잘 맞는다"고 언급했다.

김규옥 한국교통연구원 자율주행연구센터 센터장은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기술 개발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그간 도심 등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기 상대적으로 어려웠지만 저속형 셔틀 등이 등장하면서 레벨 4 수준에 해당하는 기술 개발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승용차 뿐 아니라 상용차·버스 등의 자율주행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차 기능이 향상되고 있는데, 향후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전기차가 많이 등장할 것"이라며 "이는 궁극적으로 모빌리티 환경 자체를 바꾸는 변화가 된다"고 전망했다.

자율주행 사회 구현을 위해서는 사회 전반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자율주행은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 운전을 하는 것"이라며 "기존 운전자 기본으로 설정된 보험, 문화, 윤리, 보안, 책임 등이 바뀌어 사회적 수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 대한 청사진도 내놨다. 김 센터장은 "도로와 협력해 달리면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법 등이 등장하고 있다"며 "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 셔틀들도 많이 적용되고 있는데, 기술 발전 방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지훈 자동차부품연구원 스마트자동차기술연구본부 박사는 전기·자율주행차의 미래가 IT 신기술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박 박사는 "우리나라는 미래차 산업에서 선진국보다 기술력에서 밀리고 중국 등 신흥국에는 가격에서 밀린다"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IT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의 장점은 30년 넘게 하드웨어 관련 신뢰성을 확보한 것이지만 앞으로 하드웨어 기반의 사업은 이미 끝났다고 본다"며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시장을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박사는 "자동차 기술은 크게 발전하고 있는데, 90년대 초반에는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가 덜 다치게 할 수 있는 장치가 달리는 수준에 불과했다"며 "2000년대 들어와서는 사고를 덜 나게 할 수 있는 예방장치가 달리고, 2018년 이후로는 차간거리·차선 유지 장치 등이 기본이 되고 있다"며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의 융합이 중요하다는 점도 짚었다. 박 박사는 "자율주행 레벨이 올라가면 대부분 기능을 AI가 전담하게 된다"며 하드웨어 대신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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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너지경제신문)

◇ 전기차 시대 도래 "아직 갈 길 멀다"

세미나 2부에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관련 종합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 현장에서는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가 빠르게 열리고 있긴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현실적인 지적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패널들은 전기차 선진국인 노르웨이의 경우 대부분 전기 에너지를 수력발전을 통해 만든다는 점을 새기며 ‘한국형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산업혁명을 경험하지 못해 처음 겪은 혁명 환경에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은 내연기관 시대에 원천기술 없이 추격자 역할을 수행했지만 전기차·자율주행차는 이 같은 전략 구사가 불가능하다"며 "선진국 대비 전문·정비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고 연구개발 비용 투자가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철수 호남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일각에서 ‘전기를 화석연료로 만들기 때문에 전기차는 친환경차가 아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반론을 펼쳤다. 김 교수는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는 국가 전체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 전체 에너지 소비자 줄게 되는데, 효율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우리나라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기타 기술도 경쟁력이 상당하다"며 "정책을 결정하는 리더들이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고 IT 기술과의 융합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규제 전기자동차협회 상임이사는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한 선제조건이 충전 인프라 확대라는 점을 환기시켰다. 이 이사는 이에 대해 "공급이 먼저 있어야 수요가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충전사업은 그간 수익성이 없어 대부분 기업들이 최근 손을 뗐다"며 "현재 전기차 시장이 무르익은 만큼 벤처·중소기업 등이 사업을 펼칠 적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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