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테슬라 CEO의 두번째 도박 '가상 태양광 발전소'...이번에도 대박?"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2.07 09: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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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이내 ESS 완공 이어
남호주 5만 가구에 태양광
"세계최대 가상발전소로" 호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AP/연합)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태양광 발전을 통한 전력 생산에서부터 배터리를 통한 전력저장, 완제품 전기차까지, 에너지기업으로서의 수직계열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

실리콘밸리의 몽상가로 꼽히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배터리 저장 장치(ESS)를 100일 안에 완공해 호주 전력난을 해결했다고 공언했을 때 시장은 반신반의했다. 재생에너지 특유의 간헐성 때문에 경제성에 대한 의문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였던 데다, 머스크 특유의 거만함과 허풍도 힘을 보탰다.

머스크는 본인이 약속한 100일이라는 시일 안에 완공하지 못했을 경우 건설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ESS 사업은 도박에 가까웠지만, 머스크는 해냈다. 대형 ESS 프로젝트는 예상보다 40일 더 일찍 완공됐다.

ESS는 머스크가 공언했던 대로,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리던 남호주에 전력공급 안정성을 가져다 줬고 ESS 운영업체인 네온에게도 수익을 안겼다. 실제 네온은 최근 48시간만에 80만 달러(한화 8억 7696만 원)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남아도는 전력을 흡수해 수요가 폭증할 때 전력망 운영자에게 되파는 방식을 통해서다.


◇ 테슬라, 남호주 주택 5만개로 가상발전소 조성…정치적 변수 ‘걸림돌’

머스크의 야심은 이번엔 ‘가상 태양광 발전소’를 향했다.

테슬라는 호주 정부와 손잡고 남부 전역 5만 가구에 각각 5kW 태양광 패널과 13.5kWh 용량의 가정용 ESS 파워월 2를 설치한다. 이것을 모두 묶으면 250MW, 650MWh의 거대 가상 발전소가 된다.

이를 위해 남 호주 정부는 정부 지원금 200만 달러(21억 9180만 원)와 재생 가능 기술 기금으로 3000만 달러(328억 7700만 원) 자금 지원을 받아 처리하고, 나머지 비용은 전력 판매 대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최대 걸림돌은 정치적 변수다.

호주는 풍부한 일조량을 지녀 이미 옥상태양광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나, 세계 최대 규모의 석탄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전력 부문에서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일각에서는 호주의 석탄매장량이 호주 모든 인구의 에너지 수요를 1000년 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 주장도 나온다.

호주는 이처럼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석탄을 채굴해 인도, 중국, 기타 아시아 국가들로 수출하는 데 경제의 상당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호주에서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석탄이 발전원으로서의 지위를 너머 정치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해 테슬라의 ESS 계획이 석탄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는 몇몇 정치인들의 반대로 무산 위기에 처하기도 했던 게 석탄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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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가정용 옥상 태양광 제품 ‘솔라루프’를 적용한 조감도. (사진=TESLA)



◇ ‘하루 80억씩 손실’ 테슬라도 기업 홍보효과 ‘톡톡’

테슬라와 남호주 정부 측은 한 번의 성공사례가 있는 만큼 자신만만하다. 세계 최대 배터리 공장에 이어 가상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는 호주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테슬라는 밝혔다. 테슬라는 향후 4년 안에 남호주 5만 가구에 옥상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해 전력망 저장 설비를 통해 연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가상 태양광 발전소가 될 것이라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것이는 주장이다.

실제 테슬라가 얻을 수 있는 홍보 효과도 상당하다. 현재 테슬라는 양산형 전기차 ‘모델3’ 양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테슬라는 모델3 생산을 늘리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지난해 3분기에만 6억7116만 달러(약 7134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일 80억 원씩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테슬라의 자금사정은 한계로 내몰리고 있다. 테슬라는 모델3 생산을 늘리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양산이 지연되면서 작년 1~3분기 총 손실이 14억6977만달러(1조5623억원)에 달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8월 18억 달러(1조9135억원) 규모의 8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금리가 5.3%로 사실상 불량채권(정크본드) 수준이었다.

블룸버그는 테슬라의 현금 자산이 8월께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초 가동을 시작한 배터리 공장에 이어 가상 태양광 발전소도 성공적으로 추진할 경우 주주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

▲남호주에 위치한 테슬라 가정용 배터리 파워팩 2 공장. (사진=TESLA)



◇ 호주 정부도 ‘일석이조’ 태양광 늘리고 저소득층 전기요금 부담 낮추고


호주 정부 입장에서도 일석이조다. 청정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저소득층 지원이라는 효과까지 낳기 때문이다.

핵심은 태양광 패널 초기 설치비용이 무료라는 데 있다. 설치 가정은 보조금과 대출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정부 기금뿐만 아니라 전기 판매를 통한 일부 수익도 분배 받을 수 있다.

물론 주 정부와 기업이 무상복지를 하는 건 아니다. 프로젝트의 초기 투자비용은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소비자에게 판매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회수할 수 있다.

제이 웨더릴 남호주 주총리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남호주 전력망 에너지 발전을 위한 한 방법으로 개별 주택을 이용할 것"이라며 "가상 발전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가구는 전기요금도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전원 믹스 중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린다는 말은 남호주인들에게 더 싼 가격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덧붙였다.

테슬라 계획 검토를 위해 정부 측에서 고용한 영국 컨설팅 업체 프론티어 이코노믹스 소속 대니 프라이스 매니징 디렉터는 "가상발전소 설치로 참여 가구는 에너지 비용 면에서 상당한 비용 절감 혜택을 볼 것"이라며 "특히, 가구 스스로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전력 네트워크 비용을 필요로 하지 않아 전기요금이 대폭 내려갈 것"이라 설명했다. 프라이스 디렉터는 "원칙적으로 상당히 간단한 기술"이라면서 "모든 가구를 통합할 수 있는 스마트 컴퓨터 시스템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프론티어에 따르면, 5만 가구가 전력을 생산하는 가상 발전소는 이론적으로 250MW 규모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또, 프로젝트에 참여한 가구는 전력 비용을 30% 가량 절약할 수 있다.

테슬라 측은 "저소득층 100가구부터 설치를 시작할 것"이라며 "100가구에 대한 설치 작업은 6월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며, 나머지 1000채의 공공주택에 비슷한 방식으로 설치될 것이며, 연말까지 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주택에는 5kW의 태양광 패널 시스템 테슬라 배터리가 공급된다.

이후 2만 4000 가구의 공공 주택에 추가로 시스템이 설치되고 이후 이 계획은 향후 4년간 남호주의 2만5000 가구에도 적용된다.

호주 공공지원주택 부처(복지부) 조이 베티슨 장관은 "저소득 공공주택에 우선적으로 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하겠다는 테슬라의 결정은 가장 취약한 계층이 전기요금을 절약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베티슨 장관은 "공공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비싼 전기요금 탓에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이니셔티브로 저소득층의 전력요금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린테크니카는 "테슬라가 호주에 건설을 추진 중인 가상 태양광 발전소는 미래에 세계 전력 공급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 지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남호주는 전세계에서 전기요금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로, 전력 비용이 저렴한 다른 지역에 비해 이점이 적을 수 있다. 그러나 가상 태양광 발전소의 이점은 재정적 측면을 훨씬 넘어선다. 모든 전력을 태양으로부터 생산한다는 건 환언하자면 탄소배출, 핵 폐기물, 파이프라인 누수, 셰일가스 시추에 따른 인공지진이나 수질 오염 등의 문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의미다.

이어 클린테크니카는 "남호주와 테슬라의 사례에서처럼 정부의 의지와 기업의 혁신과 만나면 사회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안정적인 정부의 자금 지원을 통해 가상 발전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이 쉽게 이뤄진다면 세계는 화석연료 중독으로부터 더 빠르게 벗어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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