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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오늘 항소심 선고…1심 뒤집는 판결나올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2.05 07: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


삼성그룹의 명운을 가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 결과가 오늘 오후 나온다. 이 재판 결과에 따라 향후 예정된 다른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물론 재계 등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아 이해 당사자들을 비롯해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긴박한 삼성…'무죄' 전략 통할까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5일 오후 2시 이 부회장과 삼성 전직 임원 4명의 2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지난해 8월 말 1심 선고가 난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선고 공판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삼성그룹의 서울 태평로 사옥과 서초동 사옥에는 법무·홍보 등 관련 분야 임직원들이 출근해 2심 판결 이후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등 긴박한 분위기였다. 이들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1심의 쟁점 들이 비교적 잘 소명된데다 이번 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치 과정에 와병중인 이건희 회장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점 등을 들어 조심스럽게 무죄 가능성도 점치는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국내 1만4000여 개 벤처기업들을 대표하는 사단법인 벤처기업협회는 최근 서울 고법에 "여론·정치 재판이 아닌 합리적 판결을 내려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 핵심 쟁점은 ‘묵시적 청탁’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433억 원의 뇌물을 공여하거나 약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번 항소심의 최대 쟁점은 1심 재판부가 뇌물죄 핵심 근거로 꼽은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을 2심도 인정할지 여부다.

1심 재판부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라는 ‘포괄적 현안’을 놓고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묵시적 청탁’이 오갔고,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공모해 승마 지원금을 뇌물로 받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뇌물 제공, 횡령, 재산 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 국회 위증 등 5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항소심이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릴지, 아니면 특검 주장처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 개별 현안에 대한 청탁까지 인정할지가 관심이다. 반대로 삼성 주장처럼 ‘승계 현안’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검팀은 항소심 심리가 마무리되기 직전 공소장을 변경해 단순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한 승마 지원금에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예비적으로 추가했다. 이에 따라 항소심에서 승마 지원금의 뇌물 성격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사안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공모 공동정범’(2명 이상이 범죄를 공모해 각자 역할을 분담해 이행한 경우)으로 볼 수 있는지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1심은 두 사람의 오랜 친분과 최씨가 국정운영에 관여한 점 등을 토대로 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공무원이 아닌 제3자인 최씨가 돈을 받은 경우 공동정범으로 보고 단순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논란이 여전하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삼성 출연금이 뇌물로 인정될지도 관건이다. 특검팀은 재단 출연금에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하지만 1심은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인 ‘부정한 청탁’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 재산국외도피 액수 따라 형량 갈릴 듯

항소심에서 추가된 ‘박근혜 추가 독대’, 이른바 ‘0차 독대’ 인정 여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특검팀은 안봉근 전 비서관과 안종범 전 수석의 증언 등을 토대로 2014년 9월 12일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안가에서 독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부회장은 "면담한 사실이 없다. 제가 그걸 기억 못 하면 치매"라고 법정서 진술하는 등 전면 부인했다.

이 부회장의 형량에 영향을 미칠 재산국외도피 액수가 얼마나 인정되느냐도 관건이다.

당초 특검팀은 승마지원을 위해 독일 내 코어스포츠와 삼성전자 명의 하나은행 계좌에 예치한 78억 9430만 원 상당액 전부를 도피 금액으로 기소했다.

그러나 1심은 코어스포츠 명의 계좌로 보낸 약 37억 원만 유죄로 인정했고, 삼성전자 명의 계좌에 예치한 42억 원 상당은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도피액 50억 원 미만일 때 적용되는 형량인 5년 이상 유기징역이 채택돼 상대적으로 낮은 형량이 적용됐다. 도피액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삼성이 삼성전자 명의 계좌에 돈을 보낼 때 ‘삼성전자 승마단 선수들에게 필요한 말과 차량 구입 용도’라고 예금거래 신고서를 써낸 시점엔 최씨에게 말을 증여한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다.

한편 1심은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에겐 각각 징역 4년, 박상진 전 사장에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바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류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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