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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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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경|부동산] "강남, 떨어지지 않는다"…정부 규제 강해져도 강남 집값 ‘활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1.10 16:52

서초구 잠실 5단지, 한 달 새 1억 원 껑충
"보유세 올라도 집값 상승률 못 따라가..."
정부, 시장 운전대 잡기 실패 우려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사진=최아름 기자)



작년 8·2 부동산대책 이후 상승세가 주춤하는가 싶던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대표적 상징성을 갖는 강남 집값이 잇단 규제에도 상승세를 멈추지 않으면서 정부가 운전대를 잡고 가격을 조정하려던 시도가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노무현 정권 때와 마찬가지로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집값이 더 크게 오른다"는 말도 나와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정부 당국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강남구의 m²당 매매값 상승률은 0.79%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둘째 주 0.32%, 셋째 주 0.56% 이어 또 다시 큰 폭의 상승률이다. 송파구 지난 주 0.66% 상승했고, 서초구의 경우 적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강남구의 9월 한달간 매매가격 누적변동률이 -0.08%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달 5일 기준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강북의 노원구, 중랑구, 도봉구 등과 비교해도 강남의 상승곡선은 가파르다.

강남 일부 단지지만 한 달 만에 집값이 1억 원 이상 오르는 등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는 곳도 있다. 송파구의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의 경우 지난 달 34평(112m²) 아파트가 18억 5000만 원에 팔렸는데, 지금은 집주인들이 19억 원까지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18억 5000만 원도 한 달 사이에 1억 원이 오른 셈인데, 아직도 저평가 돼 있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정부 규제 카드, 강남에는 ‘무용지물’

정부는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보유세 인상 가능성까지 강력 시사하는 등 온갖 카드를 드러내고 있지만, 강남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억제에는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시 강남을 대상으로 한 해법에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정부가 강남이라는 독특한 시장을 다른 곳과 분리해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국토부의 내로라 하는 부동산 전문가들이 쓸 수 있는 규제를 다 쓰고 있는데도 강남은 안 잡힌다"며 "규제를 양산하기보다 강남 집값의 상승은 그것대로 인정하면서 강북이나 지방 시장과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의 집값 상승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최근 2∼3년간 신축 아파트가 공급됐지만 아직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고, 적정가격을 찾을 때까지는 집값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부동산114 임병철 책임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강남 집값 상승의 이유로 공급부족이 꼽힌다"며 "보유세를 높인다 해도 100~200만 원인데, 집값은 1억 원 씩 오르니 기대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권 교체 이후 외고, 자사고 등 특목고 폐지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강남8학군의 일반고 가치가 높아지고, 이들 학교에 전입하려는 수요가 집값을 밀어 올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그동안 대치동에 들어갈 수 없는 수요들이 자사고나 특목고 쪽으로 유입됐는데, 그런 학교들의 폐지 가능성이 높아지자 전통 명문 일반고의 가치가 커지면서 집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론은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쪽이다. 그럼에도 규제에만 머물지 말고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김현수 교수는 "갭투자나 강남에 다주택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강남 지역을 서울 25개 구 중 하나가 아니라 전국에서 고급 일자리가 모이는 경제활동의 중심지로 보고 정책을 짜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신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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