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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전 차종 친환경"...토요타, 전기차 시장 지각변동 중심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12.2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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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iQ 전기차. (사진=TOYOTA GLOBAL)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세계 자동차 시장이 격변하고 있다. IT기술과 연동한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가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전기자동차(EV)의 발전속도도 한층 빨라지는 모습이다.

2018년 전기차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시장의 승자는 누가 될 지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주니퍼 리서치는 2025년까지 전 세계에 약 2200만대에 달하는 자율주행차가 누적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2025년에서 2035년까지 10년간 자율주행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율이 43%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테슬라부터 도요타, 전통 자동차 강국 독일 기업들까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경쟁적으로 전기차 출시 로드맵을 발표하고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나서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도요타 내연기관에 ‘작별’ 선언…2025년부터 ‘0’



전기차를 두고 기업들 간 경쟁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모델 3 생산차질에 잠시 주춤하고 있는 테슬라(Tesla Inc)의 내년 최대 골칫거리는 도요타(Toyota Motor Corp)가 될 전망이다.

일본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는 그간 하이브리드와 연료전지차(수소차)에 집중하던 데에서 방향을 틀어 전기차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하이브리드 기술을 선점해 상대적으로 전기차 개발에 소홀했던 도요타도 시장의 주류가 전기차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본격적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신호로 풀이된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 1조5000억엔(한화 14조 2155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100여 개 전 차종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HV) 모델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 13일에는 파나소닉과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등 전동모터로 구동되는 자동차 생산대수를 2030년까지 전체 차량 생산의 절반인 550만 대로 늘린다는 목표다. 하이브리드차 450만 대, 전기차와 수소차를 합쳐 100만 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는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를 반영해 친환경차에 주력하기로 했다. 소형차뿐 아니라 중대형 승용차와 트럭 등도 전기차 모델을 확대한다.

다만 다른 자동차 제조사보다 기술력이 높다고 판단되는 ‘하이브리드차 우위’ 기조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도요타의 전기차 생산 계획은 중국과 유럽시장에서 2025년까지 30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운 독일 폭스바겐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

이는 기후변화, 대기오염, 제한된 천연자원 매장량, 에너지 공급 등 각종 리스크에 대처하기 위해 고안된 ‘도요타 환경적 리스크 2025’ 전략의 일환이다.

일부 자동차 애널리스트들과 미디어 전문가들은 도요타가 전기차 확산에 대한 대중의 흥미와 정부 규제를 무시한 채, 하이브리드와 수소차에 너무 몰두했고 지적한다. 그간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차 기술에서는 앞섰지만 전기차 분야에서는 경쟁사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 ‘사이 좋던’ 도요타-테슬라, 갈라선 이유는…

그러나 도요타가 전기차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아는 사람이 많지 않겠지만, 도요타는 테슬라의 초기 투자자였다.

양사 간의 미묘한 틈은 도요타가 테슬라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을 때 분명히 드러났다. 지난 6월 도요타는 "2014년 일부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지난해 말 보유한 테슬라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도요타의 사카이 료 대변인은 "테슬라와의 전기차 공동 개발 계획은 꽤 오래전 종료됐고, 이후 진전된 사항이 없어서 보유한 나머지 주식도 팔아야 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도요타가 2010년 테슬라에 출자하면서 맺은 전기차 공동개발 파트너십도 종료됐다.

두 회사는 2010년 전기차 공동 개발에 합의하고 제휴를 맺었다. 도요타는 테슬라에 5000만 달러(한화 536억 1500만 원)를 출자해 3.15%의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미국에서 저공해 차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도요타는 테슬라와의 전략적 제휴를 선택했다.

테슬라는 도요타의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인 RAV4를 공동 개발했다. 또 전기차 생산 거점을 찾던 테슬라는 도요타가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으로 세운 공장을 4200만 달러(450억 3660만 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협력은 오래가지 않았다. RAV4 전기차의 판매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전기차 개발에 대한 견해 차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는 2014년 RAV4 전기차에 테슬라 배터리 사용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뒤 테슬라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현재 도요타가 보유한 테슬라 지분은 1.43%로 줄었다.

이후 도요타는 전기차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기차 개발 담당 조직을 토요타 아키오 사장 직속에 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도요타가 테슬라 지분을 처분하면서 500억 엔(4735억 7000만 원) 규모의 매매 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산된다.

전기차는 파리협정 이후 각국 정부가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주류 시장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특히, 디젤스캔들 이후 설 자리를 잃은 BMW, 폭스바겐, 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기업들이 전기차에 집중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독일의 전통 자동차 기업들은 2025년까지 전기차 모델을 대거 쏟아낼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최근 BMW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의 판매량을 2019년까지 50만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700㎞ 이상인 전기차를 12종 출시하고 전기차 대량 생산 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 다임러도 2022년까지 10종의 순수 전기차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제품이 기존 시장에서 점유율 1%를 넘어서면 이후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한다"며 "전기차는 내년부터 시장을 주도할 상당한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승기를 잡기 위한 경쟁이 팽팽해지는 가운데, 도요타는 일본 전통의 경영철학 ‘카이젠’이라는 무기를 통해 테슬라와의 경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카이젠은 ‘개선(改善)’이라는 한자의 일본식 표현으로, 1990년대 초 도요타가 비용절감을 위한 내세운 대표적 생산성 혁신운동이다. 대표적인 카이젠 방식에는 재고를 줄이고 공급부품을 단순화해 효율을 꾀하는 적시생산시스템(just in time, 간반)이 있다.

수년 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차를 판매한 도요타는 내년부터 전기차 경쟁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인류의 미래를 비전으로 제시하는 등 ‘몽상가’에 가까운 테슬라와 달리, 비용을 절감하고 보다 현실적인 전략을 통해 수익성이 높은 차량을 생산하겠다는 게 도요타 계획의 핵심이다.


◇ 현대차도 2025년까지 ‘미래먹거리’ 하이브리드·전기차에 집중

그렇다면 국내 자동차업계 상황은 어떨까.

한국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있는 현대차그룹(Hyundai Motor Co)은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38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친환경차 시장이 지난해 235만대에서 2025년 1627만대로 연평균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이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차종을 늘린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11위에서 올해 9월 6위로 껑충 뛰었다. 내년에는 코나와 니로, 쏘울 등 3개 차종의 전기차를 출시해 5위권 진입을 노린다.

또 현대차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그간의 기술력을 더한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공개한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590km에 달한다.

또한 코나 전기차 등 4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장거리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2020년부터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전기차 등 500㎞ 이상 고성능 장거리 전기차를 선보이기로 했다.

친환경 상용차로는 전기버스와 수소전기버스가 이미 개발돼 시범운행을 앞두고 있다. 포터(1톤)와 마이티(2.5톤)를 기반으로 한 전기트럭은 2019년 양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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