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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한민국 No.1] 죽어가던 온라인게임 시장 단비된 '배틀그라운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12.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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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대표 이미지. (사진=블루홀)


[에너지경제신문 류세나 기자] 2017년 국내 게임시장은 그야말로 게임개발사 블루홀, 그리고 이 회사가 만든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의 해였다.

미국에서 먼저 시작된 ‘배틀그라운드’ 열풍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세계로 뻗어 나갔다. 별다른 마케팅도 없었다. 입소문만으로 세계를 호령했다.

블루홀에 따르면 지난 3월 글로벌 게임플랫폼 ‘스팀’ 유료 테스트 버전(얼리억세스)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배틀그라운드’는 불과 오픈 13주 만에 글로벌 누적 매출 1억 달러(약 11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달 초엔 스팀에서만 2400만 장의 누적 판매고를 돌파했다.

‘스팀 얼리억세스 최단 기간 100만장 판매 달성’, ‘스팀 역대 최대 동시접속자 수 갱신’, ‘글로벌 인터넷방송 플랫폼 트위치 전체 게임순위 1위’ 등도 ‘배틀그라운드’가 만들어낸 기록이다. 지난 6년간 부동의 PC방 점유율(게임트릭스 기준) 1위를 수성하고 있던 ‘리그오브레전드’를 2위로 내려 앉힌 것도 바로 ‘배틀그라운드’다.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여의도 정가로까지 흘러 들어갔다.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 현장에는 ‘배틀그라운드’의 상징인 ‘황금 프라이팬’이 등장, ‘제2·제3의 배틀그라운드’가 나올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국회의원들의 독려가 이어졌을 정도다.

지금이야 ‘배틀그라운드’를 두고 올해 최고의 히트 온라인게임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고 있지만, 사실 이 게임이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까진 내부에서도 흥행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었다.

블루홀이 외부투자를 받기 위해 만들었던 회사소개서의 제일 마지막 장에 한두 줄 정도로만 간략하게 언급돼 있었다던 일화는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배틀그라운드’가 풀어낸 배틀로얄(100명의 이용자가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장르) 방식의 게임은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표적인 비주류 장르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배틀그라운드’를 두고 게임 개발자에게 많은 자유도를 주는 블루홀의 기업문화가 바탕이 됐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수작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블루홀은 개발자가 게임 흥행에 실패해도 다음 프로젝트에 다시 도전할 수 있게끔 독려하는 기업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이 게임을 개발한 김창한 PD(현 펍지주식회사 대표) 역시 블루홀에서 흥행시킨 타이틀은 ‘배틀그라운드’가 유일하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은 단순히 게임 하나의 성공이란 의미를 넘어 국내 게임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배틀그라운드’ 덕에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 불려온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그 명예를 다시 되찾았고, 또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도 새 활력을 불어 넣는 효과를 냈다.

특히 뛰어난 콘텐츠만 갖고 있다면 누구나 세계를 상대로 승부를 낼 수 있다는 근본적인 진리를 재확인시켰다는 점은 ‘배틀그라운드’ 흥행을 통해 되돌아봐야 할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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