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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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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 ③ 목재펠릿, 왜 이런 논란이 일어났는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10.24 17:12

[이슈기획-목재펠릿을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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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바이오매스 발전소인 한국동서발전의 강원 동해 바이오매스 발전소는 산림 부산물을 재활용한 우드칩을 연료로 사용하고있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DB)

본지는 ‘목재펠릿을 살리자’는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목재펠릿이 UN에서도 인정한 신재생에너지(본보 10월 23일 11면 보도)이며, 지난 17일 황주홍 의원이 국감에서 밝힌 목재펠릿 내용이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발전용과 가정용을 구분 못해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보도했다. 또 시료자체에도 문제가 있음을 보도한 바 있다. (본보 10월 24일 11면 보도)

더구나 황 의원이 제시한 논문의 내용에 담긴 실험결과도 일반적인 대기오염 측정치하고 달라 논란이 있다. 또한 목재펠릿을 두고 잠재돼 있던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이나 산업생태계, 환경오염 문제가 이번 논란을 더욱 더 확대시킨 측면이 크다.


[이슈기획] 목재펠릿을 살리자

<글 싣는 순서>
①목재펠릿, UN이 인정한 신재생에너지
②목재펠릿이 대기오염 주범이라고?
③목재펠릿, 왜 이런 논란이 일어났는가?
④목재펠릿, 선진국은 지금 
⑤목재펠릿 확대, 해법은 있다


◇ 논문의 제시한 결과도 일반적 상식과 달라

황 의원은 이날 산림청 국감에서 ‘고체연료 사용에 따른 오염물질 배출특성 조사연구’의 논문을 근거로 "같은 양을 연소시 초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NOx)의 배출계수(허용기준치)는, 목재펠릿(1.55g/kg)이 연탄(0.08g/kg)보다 약 20배 높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 논문 9page 표6에 보면 이 같은 사실이 적시되어 있다. 

이에 산림바이오매스협회가 즉각 반박을 하며 "환경과학원 고시에 근거한 석탄과 목재펠릿의 대기오염물질배출계수 비교를 보면, 황산화물은 아예 없고, 질소산화물도 보도된 내용 보다 훨씬 적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즉 협회의 주장은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배출계수 관련 별표 3과 10에 의거, 환경과학원이 지난 2012년에 제시한 목재펠릿과 대기오염 배출계수를 근거를 됐다. 

내용을 보면 목재펠릿은 미세먼지의 주 원인이 되는 황산화물(SOx)이 아예 없는 반면에, 석탄은 약 5kg/ton이나 된다. 또 논문에서 문제가 된 질소산화물은, 목재펠릿은 2.42kg/ton인데 비해 석탄은 7.5~9kg/ton이라며, 상대적으로 목재펠릿이 대기오염이 훨씬 적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문제의 논문에서도 미세먼지의 주범이라 할 수 있는 황산화물(SOx)에 대해서는 목재펠릿은 0.15g/kg이며, 연탄은 0.29g/kg으로 목재펠릿이 미세먼지와 관련이 적음을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목재펠릿이 연탄보다 많이 나왔다는 질소산화물(NOx)인데, 황 의원도 이걸 근거로 질소산화물이 많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질소산화물(NOx)은 황산화물(SOx)에 비해 미세먼지와 관련이 적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낸 자료를 보더라도 "초미세먼지 유발물질은 질소산화물이 아닌 황산화물이며, 황산화물이 직접적인 인체에 미치는 영향보다, 초미세먼지인 PM2.5로 전환돼 미치는 2차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것을 토대로 보면 황산화물은 질소산화물에 비해 미세먼지 전환율이 굉장히 높아, 질소산화물이 전환율이 2% 이하라면 황산화물은 50%까지 전환이 됨을 경고하고 있다.

또 목재펠릿이 연탄보다 질소산화물이 많다고 한 논문의 주장도 잘못 된 주장임을 환경과학원 외에 다른 연구평가기관에서도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한국지역난방기술 연구원 관계자는 "질소산화물이 발생하는 것은 연료가 뭘 쓰느냐가 핵심이 아니다"며 "공기 중에 이미 질소가 76%가 차지하므로, 재료가 아닌 공기 중에 질소가 질소산화물로 전환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공기 중에 질소가 질소산화물이 되는지는 온도가 절대 영향을 미친다"며 "석탄보일러든 바이오매스 보일러든 누가 더 높은 온도에서 때우는지 훨씬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연탄 발전의 경우 연소온도가 1200~1500도이며, 바이오매스 발전의 경우, 760~900도로 석탄보일러보다 훨씬 낮다"며 "석탄과 비교했을 때 목재펠릿은 질소산화물 발생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날 황 의원은 '초미세먼지를 얘기하며 질소산화물을 언급'하는 어이 없는 주장을 했고, ‘목재펠릿이 연탄보다 질소산화물이 많다’며 과학적 사실마저 왜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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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BIO-SRF(목질계 폐기물), 눈으로 봐도 순수 목재펠릿과 차이가 난다. 주로 베트남등에서 수입한다.(사진=에너지경제신문 DB)

◇ 친환경연료 목재펠릿, 관리 부실로 축소 위기 봉착 

목재펠릿의 오염물질 배출 논란은 관리 부실이 큰 원인의 하나다. 좋은 제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2012년에 도입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제도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500MW급 이상 발전사업자는 총 발전량의 일정량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전력을 의무 생산토록 한 제도다.

2013년까지 이들 공급 의무자는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 많게는 수백억 원의 과징금을 내다가, 목재펠릿 등 바이오매스 연료를 섞어 발전소를 돌리면 RPS 이행량을 채울 수 있고, 과징금을 피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목재펠릿 사용량이 급증했다. 

목질계 바이오매스 발전의 연료에는 목재펠릿, 연료용 목재칩, BIO-SRF(폐목재 고형연료칩), 팝열매껍질(PKS) 등으로 구분된다.

문제는 순수목재인 '목재펠릿'은 청정재료이지만, 목질계 폐기물과 섞인 'Bio-SRF'를 일반 '목재펠릿'으로 혼용해 사용해 쓰이는 바람에, 그동안 시장에서 더욱 더 혼란이 불거졌다. 

더 큰 문제는 목재의 품질에 따른 구분을 명확히 하지 않고, 모든 목재에 동일한 REC가중치를 적용해 바이오매스 전소는 1.5, 혼소는 1.0으로 동일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REC)를 부여해 버린 것이다.

이러다 보니 국내에 가동 중인 바이오매스 발전소들은 목재펠릿(순수목재)보다 상대적으로 구입가격이 낮고, 구하기 쉬운 폐목재를 파쇄한 BIO-SRF 연료를 사용한 경우가 많아졌다.

더구나 이 BIO-SRF가 마치 ‘목재팰릿’인양 버젓이 혼용되고 있다. 어차피 양질의 목재팰릿은 쓰나, 화학첨가물이 많은 Bio-SRF를 쓰나 석탄과 태우면(혼소) 받는 REC가 같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같은 혼선은 당초에 순수목재를 연료로 하는 '바이오매스발전소'와 유해물질이 함유된 폐목재를 발전하는 'BIO-SRF 발전소'를 구분못하는 사태까지 확대된다.

그러다 보니 '동일한 REC가중치'에, '동일한 바이오매스발전소'라고 호칭을 하자, 바이오 매스 발전소가 마치 폐기물 소각장이 돼버려, 
오히려 순수한 목재펠릿을 쓰는 발전소마저 지역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사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한 산업부와 환경부, 산림청등 정부부처 별로 서로 다른 바이오매스 에너지정책 때문에 이런 혼란을 더욱 더 부추기거나 관리 감독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순수 목재펠릿은 미세먼지가 배출되지 않은 청정연료이지만, 정부가 목질계 폐기물인 ‘BIO-SRF’와 동일한 REC(신재생에너지 인증서)을 적용하는 등 혼용하는 바람에 왜곡된 정보들이 생산되고 있다"며 "정부 부처별로 바이오매스 정책에 대한 서로 다른 엇박자 때문에 더욱 더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응철 미래에셋대우 인프라금융본부 전무는 "처음 우리나라에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면서 정확한 체계를 가지고 왔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아직까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연료의 개념마저 명확하지 않고, 흔들려 있는 상태다 보니 이런 혼란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용어설명]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란 -

REC는 신재생에너지로 발전·공급했다는 인증서이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경제성 여부에 따라 발전원 및 발전방식에 따라 최저 0.5에서 최대 5.0의 가중치를 두고 있다. 예컨대 같은 1㎿h의 전기를 공급했더라도 가중치가 1이면 1REC를 받고, 1.5면 1.5REC가 된다. 가중치 1.5는 절반을 더 공급했다고 인정받는 것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윤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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