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6일(목)
에너지경제 포토

송진우 기자

sjw@ekn.kr

송진우 기자기자 기사모음




현대重 임단협, 추석전 마무리 '실패'…장기화 국면 접어드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9.27 13:08

26일 12차 통합교섭 정회…추석 이후 노조 집행부 선거체제 돌입으로 임단협 장기화 불가피

2017092501001048200043391

[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 현대중공업 노사 간 임금단일화협상(임단협)이 추석을 넘기게 됐다. 지난해 5월 2016년 임단협 교섭이 시작된 이래 17개월째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추석 이후에는 노동조합이 집행부 선거 및 인수인계 체제에 돌입하게 돼, 임단협 교섭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대중공업 노사는 12차 통합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노사 간 인력 구조조정 및 기본급 조정에 대해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12차 통합교섭은 끝맺지 못한 채 정회로 마무리됐다.

노조는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회사가 2차 제시안보다 더 개악된 3차 제시안을 내놓은 후 입장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사측은 12차 본교섭에서 실무교섭으로 서로 이견을 좁히길 바랐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12차 본교섭을 추석 전 노사 간 임단협을 끝맺을 분수령으로 꼽았다. 최종 타결을 위해서는 회의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뒤, 24시간의 공고기간을 거쳐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실시해야 하는 절차 때문이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시간 계산상으로 12차 통합교섭이 거의 마지막 기회였다"며 "오늘(27일) 실무교섭을 통해 잠정 합의를 하더라도 투표 시간이 이르면 이번 주 금요일이라, 추석 전 타결은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에서 교섭을 담당하는 관계자 역시 "간사 간 실무교섭이 예정돼 있긴 하지만, 회사쪽에서는 본교섭을 할 의지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노사 간 이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 교섭이 지체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오늘과 내일 양일간 연속해서 실무교섭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본교섭 일정은 잡혀있지 않다. 실무교섭은 노사대표자를 제외한 교섭위원들 간 진행하는 협의로, 내용 정리와 녹취를 별도로 하지 않는다. 단체협약은 노사대표자의 서명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최종 타결을 위해서는 본교섭이 필수적이다.

추석 이후 노동조합에서는 임원 및 대의원 선거 일정이 잡혀 있어, 임단협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백형록 현대중공업노동조합 지부장을 비롯한 현 노조 집행부의 임기는 오는 11월 30일까지다. 계획대로 10월 임원선거를 치른 뒤 대의원 선거까지 연속해 실시할 경우, 해당 기간 동안 노조가 사측과 교섭을 병행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교섭 재개는 이르면 새 집행부가 임기를 시작하는 12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11월 중순 이후부터는 업무 인수인계가 시작돼, 2년치 임단협 협상이 내년까지 이어져 3년치 임단협을 한 번에 진행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점쳐지고 있다.

노조 측은 "실무교섭에서 쟁점사항이 한두 가지 정도로 줄어들 경우, (타결) 가능성이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쟁점 사항이 많은 형편"이라며 "추석 전 타결은 고사하고 임단협 협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 노사 간 추석 이후 본교섭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