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한상희 기자

hsh@ekn.kr

한상희 기자기자 기사모음




태풍 ‘하토’ 홍콩·中남부 쑥대밭 "무너진 벽에 깔리고 유리 깨지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8.24 14:06

▲초강력 태풍 ‘하토’가 홍콩을 휩쓴 23일 빅토리아 항구 전경.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홍콩과 마카오를 휩쓸고 지나간 초강력 태풍 ‘하토’로 인해 중국 남부 일대에서 최소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초 집계보다 두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인명 피해는 특히 마카오에서 심각했다. 현재까지 희생자 중 8명이 이곳에서 나왔다.

사망자들은 전날 무너진 벽에 깔리거나 4층 테라스에서 떨어지는 등 주로 강풍에 의해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카오 일대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신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자치정부는 이날 오전 주차장에서 한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120명이 넘는 마카오 주민들이 폭우와 강풍에 부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하토가 최고 시속 200여㎞의 강풍을 동반하며 상륙한 마카오는 그야말로 ‘마비’ 상태가 됐다. 길거리는 무릎 높이까지 올라오는 물에 잠겼고 주민들은 도심 속에서 말 그대로 헤엄을 쳐야 했다.

대규모 정전과 통신 피해도 잇따랐다. 마카오의 유명 카지노들이 예비 발전기를 동원해 운영에 나섰으며 휴대전화는 먹통이 됐다.

에어컨조차 작동되지 않아 덥고 습한 공기에 갇힌 주민들은 불쾌감을 호소했다.

현재 마카오 소방 당국은 구조 작업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었으며 도심을 청소하는 작업 역시 진행 중이다.

홍콩에서도 피해 집계가 이뤄지고 있다. 홍콩 당국은 초강력 하토의 영향으로 5년 만에 처음 최고 경보 ‘태풍 10’을 발령했다.

전날 홍콩에서는 주민들이 길가에 서 있기조차 힘든 강풍이 불어 닥치면서 고층 빌딩의 유리가 파손되는 등 재산 피해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객선 운항이 전면금지되고 480편의 여객기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홍콩은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증권거래소 뿐 아니라 관광서와 법원도 모두 문을 닫았다.

주민들은 1962년 홍콩에서 130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악명을 떨쳤던 태풍 ‘완다’를 떠올리며, 태풍이 피해 없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홍콩 란타우섬에서 오랜 기간 거주해온 주민 개럿 퀴글리는 "이런 광경은 본 적이 없다. 차들이 물에 반쯤 잠겼고 홍수 탓에 거리를 이동할 수조차 없다. 거대 가로수도 쓰러졌다.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인 남부 광둥(廣東)성에서도 최소 4명이 숨졌으며 2만6817명이 임시 거처로 대피했다고 이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곳에서도 정전이 발생해 약 200만가구가 잠시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토는 북서쪽으로 이동해 이날 오전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내륙 쪽으로 움직이면서 힘을 상실할 전망이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