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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할리스’, ‘카페베네’, ‘망고식스’를 이끌어 ‘커피왕’으로 알려진 강훈 KH컴퍼니 대표가 지난 2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강 대표의 KH컴퍼니는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강 대표의 자택을 방송카메라 기자들이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카페 ‘할리스’, ‘카페베네’, ‘망고식스’를 이끌며 토종 커피전문점의 창업 신화를 일궜던 강훈(49) KH컴퍼니 대표가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25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강 대표는 전날 오후 5시 46분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택 화장실에서 숨져있는 것을 회사 직원이 발견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회사 직원은 강 대표와 연락이 닿지 않아 집을 찾아갔다가 숨져있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 대표가 회사 운영이 어려워져 금전적으로 힘들어했고 23일 지인에게 처지를 비관하는 듯한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지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최근 회생개시절차 신청한 것을 언급하며 "많이 힘들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표는 아내와 이혼했으며, 아들(21)이 1명 있지만 이따금 연락하고 지낼 뿐 함께 살지는 않았다.
아들은 강 대표가 전혀 내색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버지가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강 대표는 최근 반포동으로 이사해 월세를 내며 원룸에서 살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장 상황으로 미뤄 일단 타살 혐의점은 없으나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2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1998년 커피전문점 ‘할리스’를 공동창업했으며 2008년 ‘카페베네’로 옮긴 후 2010년 사장직에 올라 회사 성장을 이끈 커피전문점 1세대 경영인이다.
2010년에는 KH컴퍼니를 세우고 이듬해 디저트전문점 망고식스를 선보였으며, 지난해 커피식스·쥬스식스를 운영하는 KJ마케팅을 인수했다.
하지만 망고식스는 매장 수가 줄고 매출도 적자로 전환하는 등 고전을 겪었다.
망고식스는 2015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전환되며 경영난에 빠졌다. 2014년 말 기준 161개였던 매장 수 역시 2015년 145개, 지난해 101개 수준으로 줄었다. 직영점도 2013년 15곳에서 2015년 6곳으로 줄었다.
강 대표는 이같은 상황에서도 또다른 커피·디저트 브랜드 ‘디센트’를 론칭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올초부터 임직원들의 월급이 미지급됐고, 강 대표는 여러 건의 소송에 휩싸였다.
현재 망고식스와 쥬스식스의 가맹점은 각각 100여 개와 220여 개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커피왕’으로 불릴 만큼 업계에서 성공했던 인물인 만큼 업계에 파장이 크다"며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의 신화로 불리는 인물이지만 우후죽순 창업으로 포화상태 된 업계에서 살아남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