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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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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틀렸다'...유가 전망치 7.5달러 내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6.30 15:24

▲뉴욕증권거래소의 골드만삭스 부스 앞에 금융 전문가들이 거래 화면을 주시하고 있다. (사진=AFP/연합)


유가 강세 전망을 주도해 온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반성문을 내놨다.

올해 국제 유가는 상반기 기준으로 2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원자재 전반이 지난 2월 중순 고점 대비 9% 떨어졌다. 골드만은 올해 서부텍사스원유(WTI) 전망치를 배럴당 7달러 이상 대폭 하향하고, 원유를 비롯한 핵심 원자재 시장 전반에서 자신들이 왜 잘못 예측했는지 반성문을 내놓았다.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원유 증산, 날씨가 농작물에 미칠 충격 등 일부 예측할 수 없는 요소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것만으로 자신들의 오류를 모두 변명하지 못한다고 골드만 애널리스트들은 자평했다.

올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을 감축한데 불구하고 유가는 속수무책으로 하락했다. 골드만삭스에 앞서 최근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가 유가 전망을 낮췄고, 이어 소시에테제네럴이 그 대열에 합류했다.

구리 가격도 하락했다. 가격이 오른 틈을 타 스크랩 딜러들이 재고를 급히 줄여 이익실현에 나선 탓이다. 니켈 가격 역시 내렸다.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필리핀의 환경 정책이 변화한 영향이다.

골드만삭스는 원자재 투자에 관한 일부 법칙을 과소평가해 시장을 잘못 판단하게 됐다고 반성했다. 제프 커리 등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이 과잉공급 혹은 과소공급되었는지를 판단하는데 매우 중요한 ‘몇 가지 거래의 가격 차’에 대한 분석을 잘못한 점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WTI 3개월 전망치를 배럴당 55달러에서 47.50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유가 전망에 대한 낙관론을 버리지는 않았다. (표=블룸버그)


반성문 발표 전일 골드만삭스는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WTI 3개월 전망치를 배럴당 55달러에서 47.50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유가 전망에 대한 낙관론을 버리지는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원유 선물이) 거래되는 가격의 범위는 우리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아마도 낮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원유 선물 가격은) 우리의 전망 범위 하한에 있으며 매력적인 가격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며칠 동안 원유 시장은 약간 강세로 돌아섰다. 29일 WTI 가격은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4월 초 이후로 최장 상승 기록이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석유 상품 재고가 감소하는 등의 호재가 있었다.

골드만삭스는 또한 구리 시장의 공급 역학을 잘못 해석했다고 밝혔다. 골드만은 6200달러를 목표가로 제시했지만, 실제 구리 가격은 지난달 8일 톤당 5462.50달러까지 떨어진 뒤에야 바닥을 쳤다. 구리 스크랩 공급이 쇄도하면서 ‘원유 시장에 미국 셰일원유가 미치는 영향’과 비슷한 효과를 냈다고 골드만삭스는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구리 시장은 골드만삭스의 전망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이번 주 구리 가격은 6000달러를 향해 랠리를 펼쳤다. 29일 구리는 1% 상승한 톤당 59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골드만삭스는 구리 가격에 대해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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