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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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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셰일' 美, 사우디 제치고 세계 2위 산유국으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6.02 10:45

미국, 사우디 제치고 세계 2위 산유국으로?

-연내 1천만배럴 넘으며 1970년 기록 깰 듯

-빠른 증산에 3월엔 하루 910만배럴로 늘어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미국의 셰일 석유 생산이 무서운 속도로 회복되면서, 미국이 사우디 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2위의 산유국에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셰일 석유 업계는 2014년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 경쟁에 나서면서 유가가 13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탓에 일대 타격을 입었다. 수십 개의 셰일 회사들이 파산했고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

하지만 OPEC가 지난해 11월 감산에 나서면서 유가가 안정되자 미국의 셰일 석유업계는 예전보다 더 강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부 텍사스주의 퍼미언 분지의 셰일 유전들은 배럴당 50달러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을 정도다.

일부 관측통들은 미국이 종전보다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 상황이며 OPEC조차 바로잡지 못한 시장의 공급 과잉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컨설팅 회사인 리스타드 에너지는 올 연말에는 미국의 생산량이 1970년 11월에 기록한 종전 월간 최고치인 하루 1000만 배럴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RBC 캐피털 마켓의 마이클 트랜 에너지전략부장은 "미국 석유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효율적인 모습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OPEC가 미국의 생산 능력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셰일 혁명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지형에 큰 변동을 초래했다. 셰일 혁명 초기인 2008년 10월 하루 470만 배럴 수준이었던 생산량이 2015년 4월에 960만 배럴까지 늘어나면서 미국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3위의 생산대국으로 올라섰다.

2014년말 OPEC의 도발로 미국의 석유업계가 비틀거리기는 했지만 생산량 자체는 예상한 것 만큼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다. 2016년 7월 하루 860만 배럴까지 떨어진 적이 있지만 2015년 4월의 정점과 비교하면 10%가 줄어든 것일 뿐이다.

미국의 생산량은 그후 안정을 되찾았고 올해 3월에는 하루 910만 배럴까지 확대됐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최근의 증산 속도는 감산 속도를 2배나 앞서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골드만 삭스도 셰일 석유업계와 OPEC 사이에 놓인 균형추가 지난 5년간 심하게 요동쳤다고 지적하면서 "올해는 셰일 석유업계가 다시 한 번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예상대로 미국의 생산량이 하루 1000만 배럴에 도달하면 미국은 사우디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게 된다. OPEC에 따르면 사우디의 생산량은 4월 현재 하루 995만 배럴이고 러시아의 생산량은 1120만 배럴이다.

한때 수렁에 빠졌던 미국 석유업계가 화려하게 복귀하게 된 원동력은 생산성이다. 골드만 삭스는 퍼미언 분지의 유전들은 지난 2년간 생산성이 50% 이상 높아졌다고 말했다.

미국 셰일 석유회사들이 헤지를 통해 가격 변동에 대비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RBC 캐피털 마켓의 트랜 부장은 "더 많은 기업이 헤지를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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