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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기예보를 볼 때마다 중요하게 보도되는 것이 미세먼지(PM10, PM2.5) 농도이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됨에 따라 외부 기온이나 강우에 대한 외출시 주의사항보다 마스크 착용, 실외활동 자제 등 주의사항에 국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반도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전례 없이 높아지면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과 함께 그 원인과 대책에 대한 논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세먼지가 다른 오염물질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지름이 머리카락의 30분의 1 정도로 작고 면적이 넓어 다른 유해물질이 달라붙기 쉬워서 인체에 대한 피해가 더욱 해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1급 발암물질인 동시에 심혈관 질환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질환에 영향을 줄 정도로 체내 깊숙이 침투하여 건강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주장이 있다. 학술적으로 진단한 흥미 있는 결과는 최근 3월 네이처에 발표된 미세먼지의 영향에 대한 논문이다. 사이언스(Science)는 해당 논문은 칭화대학 장(Qiang Zhang) 교수 팀이 2007년 13개 지역 오염물질 자료를 이용하여 발표한 분석결과를 요약하였다. 2007년 미세먼지(PM2.5)에 의하여 조기 사망한 사람이 전세계적으로 345만명에 이른다는 내용이다. 특히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는 다른 지역에서의 6만4800명에 이르는 조기 사망자와 연관된다고 발표하였다.
그렇다면 인체에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는 어떤 경로로 발생하고 치유 방안이 무엇인가?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국내와 국외로 나누어볼 수 있다. 국내 경제활동에 의해 미세먼지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최근의 많은 보도를 보면 중국에 의한 것이 주요 원인의 50% 내외인 것으로 보아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중국에 의한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지만 국내적인 문제가 일차적으로 중요하다. 고등어 구이가 원인이라고 하여 어민과 식당을 어렵게 했던 정부의 불안한 대책도 있었다. 요즘은 석탄화력발전소가 주요 원인으로 대두되면서 새로이 탄생한 정부는 석탄화력에 의한 발전량의 30%를 감축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의 비중을 줄이자고 주장하기는 쉽지만 동시에 다른 에너지원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당장 LNG에 의한 발전량을 늘리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발전원가가 1.5∼2배가 높은 가격을 어떻게 부담할지에 대한 대책은 없다. 여기에 원자력에 의한 발전량도 줄이자고 하면서 석탄화력발전량까지 줄이면 발전원가는 더욱 올라갈 것이다. 교통이나 건물에 의한 미세먼지 발생 대책도 고려되어야 한다. 요즘 논의되는 LPG 사용 규제 완화는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오히려 LPG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더욱 증가하게 되어 이는 올바른 정책 방향이 되지 못한다.
당장 얼마 만큼이 해외에서 오는 것인지조차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무능력과 무감각은 책임을 탓하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이다. 국내 문제에 대하여 논쟁이 극심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에, 약 50%의 원인이 되고 있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하여 아무런 얘기도 못하는 정부는 한심하다. 언론 보도를 보면 한국에 초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나는 날에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수치가 높게 나타나는 것을 보면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중국이 난방수요가 높은 겨울이나 이른 봄에 더욱 높다는 것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미국에 대해 할 말을 하겠다는 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서도 할 말을 할 수 있는가를 지켜보아야 한다. 북한이라는 정치적 요인 때문에 당장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미세먼지 문제를 방치하는 전략으로 중국을 대한다면 또 다른 무능한 정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중국발 미세먼지 원인 파악과 함께 억제 방안 그리고 이에 대한 한국-중국 간 협력에 대하여 논의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외교 자세를 중국에 취해야 한다. 중국도 미세먼지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으므로 공동 연구를 하여 해결방안을 찾아보자고 하는데 거부할 정당한 이유가 없다.
미세먼지의 농도가 점점 더 높아져 가고 있고 해마다 반복되면서 당장 우리에게 건강에 대한 우려가 깊어가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내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절약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정책을 실시할 수 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당장 화석연료 보조금을 줄여나가야 하고 이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이를 감내하자고 설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세먼지의 사회적 비용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에너지산업을 다른 산업의 보조적이 아닌 독립적인 부가가치 창출 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외적 요인에 대한 정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에게도 할 말은 하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미세먼지에 대하여 공동으로 원인을 찾고 해결방안을 논의하자고 중국에 강력히 제안할 수 있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정부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 어젠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경제발전 단계에 이르렀고, 우리는 그렇게 하는 믿음직한 정부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