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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혁 에너지부 기자 |
이번 대선은 독보적인 ‘1강(强)’에서 2강, 1강 2중(中)으로 재편되는 등 선거기간 내내 판세가 요동치고, ‘2약(弱)’ 후보들도 막판까지 약진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국내 완성차 업체와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5개사로 구성된다. 현대·기아차가 2강, 한국GM이 1중, 르노삼성과 쌍용차가 2약으로 요약된다. 약(弱)에 속해 있는 군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더 이상 내려갈 바닥이 없기 때문이다. 오직 앞만 보고 달려가기 바쁘다.
문제는 강과 약 사이에 위치한 중이다. 위로 올라가자니 벽이 너무나 두텁고, 내려가기에는 영 체면이 서지 않는다. 이번 대선과 마찬가지로, 업체 간에도 이런 행태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의 "내수 3위 목표" 공언 직후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이 발끈한 듯 "2위를 하고싶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들 CEO의 발언이 가져온 업계의 파장은 꽤 컸다.
르노삼성은 사실 잃을 게 없다. 2015년만 해도 르노삼성은 5개사 중 꼴찌였다. 이어 다음해 4위 자리를 꿰찼고 이제 3위까지 넘보게 됐다는 얘기도 나돈다. 반면 한국GM은 부동의 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바로 앞 기아차와의 격차를 좁히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눈 뜨고 코 베일 처지에 놓인 것이다. 가뜩이나 올해 신차도 없는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위한 뾰족한 해법도 보이지 않는다. 매년 철수설에 시달리는 한국GM으로선 거취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