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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2.19 13:23
[아침햇살]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다

반기성

▲반기성 조선대 대학원 겸임교수

"지금 대처하지 않으면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습니다." 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기후학자들의 경고에도 사람들은 잘 믿지 않는다.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80만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1500만 년 전 마이오세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당시 세계 기온은 지금보다 6℃ 정도 더 높았다. 바다는 강한 산성을 띠었다. 극지방의 얼음이 사라졌다. 해수면도 지금보다 40미터 정도 더 높았다. 인류가 생존하기 힘든 ‘워터월드’ 같은 세상이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씽크탱크인 ‘해군분석센터(CNA) 군사자문위원회’가 2014년 5월 보고서를 발표했다. ‘기후변화와 가속화하는 국가 안보 위험’에 관한 내용이다. "기후변화는 당장 기온 상승을 가져온다. 기온 상승은 전염병 창궐, 식량 감산을 불어온다. 해수면 상승은 저지대 국가의 생존에 위협이 된다. 증가되는 가뭄과 홍수 등 극한기상현상 등은 지구촌의 불안정성을 증대시킬 것이다. 식량 부족, 물 부족, 변종바이러스 창궐, 기후난민의 증가는 전쟁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은 아시아다. 아시아 전체 인구 중 40% 가량이 해안에서 72㎞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 이것은 해수면 상승과 태풍과 폭풍, 홍수에 노출돼 있다는 뜻다. 심각한 것 중 하나가 물 부족이다. 히말라야 빙하가 녹으면서 몇 십 년 이내에 물 분쟁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 미국의 미래 예측 보고서에서는 최초의 핵전쟁이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바로 물 문제 때문이다. 일부 학자는 식량 문제로 중국과 러시아 간 핵전쟁 발생 가능성도 예측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아시아 저개발 국가는 이미 재앙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인류 멸망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단면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아프리카다. "북아프리카의 비극은 진행형입니다."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의 경고다. 심각한 기후변화가 제2의 재스민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는 거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 및 강수량 감소는 아프리카의 눈물로 나타난다. 21세기 최악이란 다르푸르 학살이 발생했다. 베르베르의 비극과 에트루리아의 내전도 가뭄 때문이다. 식량 감산과 초지 부족을 만든 기후변화가 가장 큰 원흉이다.

최근 아프리카를 휩쓰는 대가뭄은 극심한 식량난을 가져오고 있다. 물 부족은 물론 자연환경도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 <북아프리카에 다가오는 혁명 : 기후 정의를 위한 투쟁>의 저자인 하무셴은 "북아프리카의 부정적 상황이 기후 위기로 악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유엔 기후변화 정부 간 패널(IPCC) 보고서는 아프리카 지역이 더욱 덥고 건조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기온 상승과 함께 강수량 감소로 가뭄이 더 심각해진다는 거다.

IPCC의 미래 시뮬레이션에선 2025년까지 1억명이 추가로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다가 금세기 말까지 해수면이 0.5m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북아프리카의 심각한 위험은 물, 에너지, 음식, 토지 황폐화, 사막화 등 5가지다. 긴박한 생존과 관련된 것이다. 최악의 기후난민인 시리아 난민은 왜 대량으로 발생한 것일까? 중동 지역의 극심한 가뭄 때문이다. 5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농업이 절단나자 시리아 국민의 40%가 고향을 떠났다. 이들은 오직 살기 위해 유럽으로 몰려갔다.

난민으로 인해 유럽국가의 분열이 발생했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단행하는 한 원인이 됐다. 가장 가난한 나라들이 모여 사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비극은 정말 심각하다. 그럼에도 지구온난화를 저지하려는 노력은 새로운 정치세력에 의해 좌절되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영국 집권 세력의 인식 변화 등 말이다. 과연 지구온난화의 비극은 후진국만의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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