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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철 대사 ‘정유라 불똥’ 공황상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1.31 20:06
최재철 대사 ‘정유라 불똥’ 공황상태 

최재철 당혹감

▲상황을 자신에 유리하게 조성하고자 최재철 대사를 언급한 정유라 관련 기사가 나온 직후 페이스북 개인 개정에 당혹감을 표한한 최 대사의 게시물.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 기자] 기후변화 대응 관련 파리협정 비준 후 작년 11월 주덴마크 대사로 부임한 최재철 전 기후변화대사가 예기치 않은 사건에 얽혀 곤욕을 치루고 있다. 덴마크에서 불법체류로 체포된 정유라 때문이다. 기후변화 전문가로서 선진국과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교류를 위해 덴마크 대사에 부임했는데 엉뚱한 국내 사건으로 구설에 올라 다소 공황상태에 빠진 것이다.

덴마크 현지에서 내달 22일까지 구금이 연장된 정유라는 한국 정부로부터 정치적 탄압을 받는다는 인상을 부각시키기 위해 엉뚱하게 최재철 대사를 언급했다. 정유라는 30일 한국에 있는 전 남편 신모씨가 한국 특검을 통해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했다는 말을 주덴마크 한국대사관으로부터 들었다며 이로 인해 한국 송환에 대한 상당한 압박을 느꼈다고 모 언론에 주장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씨는 "(덴마크주재 한국) 대사가 얼마 전에 (구치소로) 저를 찾아오셨을 때 특검을 통해서 저의 전 남편, 아이 아빠가 (아이에 대한) 긴급 구난요청을 했다며 (아이 아빠가)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해서 압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페테 마틴 블링켄베르 변호사가 "(최재철) 대사와의 대화에서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한국 쪽에서 아기를 데려가겠다는 얘기였던 것으로 이해했느냐"는 질문에 정유라는 "그렇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덴마크 한국대사관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이와 별도로 최재철 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해당 기사를 페이스북 개인 계정에 게시하고 "구설수에 오른다는 게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며 "지난 2일 정유라 1차 심리 시 여권 무효화 통보 및 자진 귀국 설득을 위해 만난 이후 지금까지 (정유라를) 면회나 면담을 한 적이 없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를 만나던 간에 일단 대사가 이야기했다고 하면 언론에 더 부각이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누리꾼은 대체로 최 대사를 응원하며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것을 기원하는 댓글을 달았다. 누리꾼 최모씨는 "대사님 속 많이 상하셨겠습니다. 참 품격이 없는 인간들이 너무 많습니다"고 댓글을 달았고, 조모씨는 "에구, 대사님 쓰**들 말에 신경 끄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그들 족속들이 원래 그런 것 같아요"하고 답했다. 유모씨는 "좀 조용한 곳에 가졌다 했는데…대사님 힘 내십시오"라고 글을 올렸다.

▲에너지경제신문과 2016년 1월 인터뷰 당시 최재철 주덴마크 대사.


사실 최재철 대사는 한국 기후변화 외교의 산증인이다. 특히 한국 정부의 파리협정 체결과 비준을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자격으로 진두지휘하며 성사시켰다. 2016년 11월 파리협정 비준 직후 주덴마크 한국대사로 보임돼 임지로 나갔다. 임지에서도 기후변화 선진국인 덴마크 현지 소식을 개인 페이스북로 전하며 한국 기후변화 논의 확산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다가 독일에 거주하던 정유라가 덴마크로 도피해 불법체류로 구금되는 바람에 예상치 못한 곤혹에 시달리고 있다. 최재철 대사는 정유라 발언에 대해 페이스북에 당혹감을 표출한 뒤 31일 오전까지 별다른 의사를 표하지 않고 있다. 그는 1981년 서울대 불문학과를 나와 외시 15회로 공직에 들어와 환경과학과장, 주OECD참사관, 과학환경담당 심의관, 주프랑스공사 참사관, 국제경제국장, 주모로코대사, 주프랑스공사, 주OECD 차석대사, 기후변화대사를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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