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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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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해외 디지털뱅크' 로 승부거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2.25 12:10

모바일 상품 활용…부족한 해외 리테일영업 기반 확보


[에너지경제신문 송정훈 기자] 시중 은행들이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강화한 디지털뱅크로 해외 신규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지 진출한 국내 기업이나 교민을 상대하는 리테일(소매금융) 영업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국가별 특화 모바일상품을 출시하면서 신규수익원 창출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뱅크로 오프라인 영업점 유지비용 등을 줄여 현재 2~20%에 불과한 해외 부문 수익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계산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작년 9월 캄보디아에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설립하고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 웹주소로 접속해 대출상담 및 외화환전을 신청하는 ‘퀵윈(Quick-Win)’ 서비스 선보였다. 이어 지난 4월까지 인도네이시아, 베트남, 브라질, 방글라데시, 일본, 인도로 퀵윈 서비스를 확대했다. 우리은행은 내년 3월까지 글로벌 모바일뱅킹 플랫폼을 구축해 우리은행 해외 현지법인에서 모두 디지털뱅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 6월 말 기준 우리은행 디지털 뱅크의 프레임인 위비톡의 해외지점 및 현지법인 유치 실적은 5만1014곳에 달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가 진출한 캄보디아, 베트남, 브라질 등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약 50% 내외이며 모바일시장이 매년 15~18%씩 성장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어 신규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 최다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작년 12월 모바일 전문은행인 ‘써니뱅크(Sunny Bank)’를 개설했다. 베트남 써니뱅크는 신용카드, 대출 등 모바일 금융서비스와 현지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류, 패션, 문화 등의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핀테츠(핀테크+콘텐츠) 사업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출시 4개월만에 베트남 현지에서 2만여명의 회원수를 달성했으며 가입고객의 90%가 20~30대의 젊은 고객층으로 신한베트남은행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베트남 내 금융권 최초로 자동차 딜러가 모바일 앱을 이용해 자동차 구매고객의 대출을 신청 및 접수할 수 있게 한 ‘써니뱅크 MyCar 서비스’는 출시 5개월만에 접수 400건과 접수액 1000만 달러의 실적을 달성하며 현지화 전략에 맞춘 금융서비스 수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지은행 대비 영업점 채널을 적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써니뱅크 등 핀테크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을 합병하면서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한 KEB하나은행은 작년 1월 캐나다에서 한국계 은행 최초로 디지털 뱅크인 ‘원큐(1Q)뱅크’를 출시했다. 비대면 실명인증은 물론 금융삼품 가입, 조회, 이체 등 웬만한 금융거래가 가능하다는 게 원큐뱅크의 장점이다. 올해 5월에는 중국에서도 원큐뱅크 서비스를 개시해 출시 6개월만에 중국 고객 6만명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하나은행 중국 현지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지난 7일 중국 텐센트에서 운영하는 모바일메신저 ‘위챗’의 전자지갑 ‘웨이신쯔푸(위챗페이)’와 지급결제 연계서비스를 시작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중국의 전자결제를 위한 노력의 성과로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세계적인 전자상거래·IT업체들과 제휴해 지급결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9월 말 해외 첫 디지털뱅크인 ‘Liiv KB 캄보디아’를 선보였으며 현재 해외송금, 거래내역조회 등의 기능이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내년 상반기까지 서비스 안정화에 주력하면서 예·적금 가입, 대출 등 추가 서비스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성주호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는 "해외에서 국내은행이 많은 점포 등 영업망을 보유한 현지 은행과 경쟁하기는 힘들다"며 "IT기술력을 바탕으로 비대면 서비스로 신규고객을 확보하는 등 새로운 현지화 영업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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