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초고층 아파트 전성시대, 과연 올바른 방향일까
[에너지경제신문 유수환 기자] 프랑스 한 지리학자의 표현처럼 한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다. 서구 유럽, 일본과 달리 고층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 있다. 아파트 공화국은 박정희 정권의 건설개발 부양 정책의 산물이다.
이 가운데 초고층 아파트는 대한민국 사회의 단면을 집약적으로 설명해주는 건축물이다. 넓은 조망과 편의시설을 갖춘 건축물은 어느듯 대한민국 ‘부’의 척도, 계급적 상승을 의미한다. 도심의 랜드마크급 초고층 아파트는 일종의 ‘욕망의 산물’이 돼 가고 있다.
최근 50층이 넘는 초고층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작년 부산 해운대구에서 분양한 ‘엘시티 더샵’에 이어 ‘해운대 엘시티 더 레지던스’라는 이름의 호텔식 주상복합(101층)이 다음달 분양한다. 지난주에는 49층 높이의 ‘중동 센트럴파크 푸르지오’가 분양했다. 강남에서는 층수 제한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초고층 아파트 전성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초고층 아파트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일반 아파트에서 보기 힘든 조망을 확보할 수 있고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원스톱 생활’을 할 수 있다. 게다가 일반 주택보다 보안도 우수해 자녀를 가진 학부모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 있다. 초고층 아파트(주상복합)는 화재나 재난 발생 시 안전 관리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작년 11월 소방당국은 초고층 건물에 불이 났을 경우를 대비한 훈련을 거듭했지만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다. 헬기 사용도 기상 사정이 나쁘거나 옥상 넓이가 좁을 경우 시도조차 쉽지 않다. 소방당국이 사용하는 고가사다리차도 20층 이상 높이는 사실상 거의 전무한 상태. 150미터가 넘는 고층 아파트에선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최근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내 대피소 마련, 스프링클러 적용하고 있지만 불길이 내부에서 진화되지 못하면 삽시간에 번질 우려가 있다.
일반 아파트에 비해 관리비도 부담되는 부분이다. 환경운동 시민단체의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초고층 빌딩의 대부분은 건물의 표면이 유리로 조성돼 있어 온실효과가 나타난다. 일반 아파트에 비해 냉난방 환기가 원활하지 않다. 결국 이는 에너지 소비를 증가하게 만들고 관리비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건강 문제도 염두해둬야 한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대지를 밟고 다니는 동물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땅과 격리된 생활은 건강에 유해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국립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주택의 오염 물질(톨루엔, 포름알데히드, 스티렌, TVOC 등) 농도는 저층·중층보다 고층에서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일본 동해대 의학부는 몇해 전 초고층에 사는 임산부의 유산·사산이 많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최근 건설사 및 시공사는 초고층 아파트에 정부에서 인증한 친환경 자재를 쓴다고 한다. 이들의 고민도 귀기울여 볼 필요는 있다. 다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초고층 건물은 재건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건축기술이 획기적으로 진보하지 않은 이상 초고층 건물은 일단 세워지면 완전히 허물 때까지 방치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공실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
유럽의 경우 최근 초고층 아파트를 허물고 다시 저층 위주의 건물을 짓고 있다. 안전, 건강, 사회병리학적 요소를 고려한 선택이다. 국내 건설 사업도 전반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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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유수환 기자] 프랑스 한 지리학자의 표현처럼 한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다. 서구 유럽, 일본과 달리 고층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 있다. 아파트 공화국은 박정희 정권의 건설개발 부양 정책의 산물이다.
이 가운데 초고층 아파트는 대한민국 사회의 단면을 집약적으로 설명해주는 건축물이다. 넓은 조망과 편의시설을 갖춘 건축물은 어느듯 대한민국 ‘부’의 척도, 계급적 상승을 의미한다. 도심의 랜드마크급 초고층 아파트는 일종의 ‘욕망의 산물’이 돼 가고 있다.
최근 50층이 넘는 초고층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작년 부산 해운대구에서 분양한 ‘엘시티 더샵’에 이어 ‘해운대 엘시티 더 레지던스’라는 이름의 호텔식 주상복합(101층)이 다음달 분양한다. 지난주에는 49층 높이의 ‘중동 센트럴파크 푸르지오’가 분양했다. 강남에서는 층수 제한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초고층 아파트 전성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초고층 아파트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일반 아파트에서 보기 힘든 조망을 확보할 수 있고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원스톱 생활’을 할 수 있다. 게다가 일반 주택보다 보안도 우수해 자녀를 가진 학부모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 있다. 초고층 아파트(주상복합)는 화재나 재난 발생 시 안전 관리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작년 11월 소방당국은 초고층 건물에 불이 났을 경우를 대비한 훈련을 거듭했지만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다. 헬기 사용도 기상 사정이 나쁘거나 옥상 넓이가 좁을 경우 시도조차 쉽지 않다. 소방당국이 사용하는 고가사다리차도 20층 이상 높이는 사실상 거의 전무한 상태. 150미터가 넘는 고층 아파트에선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최근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내 대피소 마련, 스프링클러 적용하고 있지만 불길이 내부에서 진화되지 못하면 삽시간에 번질 우려가 있다.
일반 아파트에 비해 관리비도 부담되는 부분이다. 환경운동 시민단체의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초고층 빌딩의 대부분은 건물의 표면이 유리로 조성돼 있어 온실효과가 나타난다. 일반 아파트에 비해 냉난방 환기가 원활하지 않다. 결국 이는 에너지 소비를 증가하게 만들고 관리비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건강 문제도 염두해둬야 한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대지를 밟고 다니는 동물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땅과 격리된 생활은 건강에 유해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국립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주택의 오염 물질(톨루엔, 포름알데히드, 스티렌, TVOC 등) 농도는 저층·중층보다 고층에서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일본 동해대 의학부는 몇해 전 초고층에 사는 임산부의 유산·사산이 많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최근 건설사 및 시공사는 초고층 아파트에 정부에서 인증한 친환경 자재를 쓴다고 한다. 이들의 고민도 귀기울여 볼 필요는 있다. 다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초고층 건물은 재건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건축기술이 획기적으로 진보하지 않은 이상 초고층 건물은 일단 세워지면 완전히 허물 때까지 방치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공실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
유럽의 경우 최근 초고층 아파트를 허물고 다시 저층 위주의 건물을 짓고 있다. 안전, 건강, 사회병리학적 요소를 고려한 선택이다. 국내 건설 사업도 전반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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