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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에 성공한 정동영 당선인이 13일 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최종 투표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 기자] "20여 년간 이어져 온 더불어민주당의 독점구조가 드디어 깨졌다."
전북에서 철옹성만 같았던 더민주의 거대한 벽이 20년 만에 무너져 내렸다.
이 지역에서 국민의 당이 1당으로 올라서면서 1996년부터 20년간 이어져 온 더민주 일변도의 정치 지형에 큰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양당체제 구도로의 재편은 전북 지역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내 더민주의 독점구조는 20여 년 전인 1996년 15대 총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대중 총재가 이끈 새정치국민회의가 14개 선거구에서 군산(강현욱)을 제외한 13개 선거구를 휩쓸면서 독점구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앞선 열린 14대 총선(1992년)에서도 14석 중 12석을 얻었지만,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주자유당 소속의 양창식, 황인성 등 당선자 2명의 배출을 허용한 점을 고려하면 민주당의 독점구조는 사실상 15대 때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10개 선거구에서 겨룬 16대(2000년) 총선에서는 무소속 1석을 제외한 9석을, 11석이 걸린 17대 때(2004년)는 11석 모두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8년에 치러진 18대 총선 당시 무소속 유성엽, 이무영을 제외한 8석을 차지한 데 이어 19대(2012년) 때 무소속(유성엽 의원)을 뺀 10석을 차지했다가 추후 유 의원의 입당으로 다시 11석 모두를 차지한 더민주였다.
20여 년의 긴 시간 동안 독점구조가 유지되는 사이 더민주의 당명도 무려 6번이나 바뀌었다.
새정치국민회의에서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민주통합당, 더불어민주당으로 6차례나 변경된 당명은 민주당의 부침(浮沈)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살이 곪으면 터지는 법’.
오랜 기간 다진 텃밭과 기득권에 안주한 민주당의 위기론이 불거진 것은 몇 해 전부터였다.
장기간의 독점에 따른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더민주 내에 위기의식이 불거진 것이다.
지역 발전을 등한시 한 더민주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이러한 현상은 시간이 갈수록 곳곳으로 확산됐다.
그러더니 결국 선거 초반부터 무섭게 치고 올라온 국민의 당의 바람 앞에 맥을 못 추며 텃밭을 내주고 말았다.
이날 총선에서 전체 10석 중 국민의 당(7석)과 새누리당(1석)에 무려 8석을 내준 더민주의 무기력함은 예고된 결과라는 것이 중론이다. 겨우 2석을 얻는 데 그쳐 명맥 유지도 힘들게 됐다.
도내 한 정치인은 "국민의 당의 바람이 거세게 분 탓도 있지만 오랜 기간 민주당의 독점 폐해에 지치고 염증을 느낀 도민들이 더민주에 회초리를 든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이번 참패로 극심한 내홍과 함께 상당 기간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 결과로 전북의 주도권은 국민의 당으로 넘어가게 됐다. 전체 10석 중 7석을 차지한 국민의당은 주도권을 쥐고 전북 정국을 리드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의 정운천(전주을) 후보의 당선은 ‘지역구도 타파’란 명분과 함께 20년만에 불모지에 새누리당의 깃발을 꽂았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여당의 적지인 전북에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국민의당, 더민주와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 더민주 등 양당구도로의 재편은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지역 정치계는 내다봤다.
새누리당을 포함한 양당구도가 선의의 경쟁구도를 가속화 함으로써 국가예산 확보와 지역 현안 추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