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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란영 기자] 시중은행 기반 금융지주사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 잔치’로 들뜬 분위기인 반면 지방은행 기반 금융지주사들은 가라앉은 분위기다. 오히려 배당액을 작년보다 줄이며 ‘짠물 배당’을 하고 있다. 그간의 인수전으로 몸집은 키웠지만 ‘총알’ 소진에 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권, 사상 최대 ‘배당 잔치’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시중은행 기반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총 1조1576억원 규모(2015년 결산 기준)의 배당 잔치를 벌였다. 이는 전년 배당총액인 9443억원보다 22.6%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들 금융지주사의 배당 총액과 1주당 배당금은 일제히 상승했다.
신한금융의 결산 배당총액은 6310억원으로 2014년(5124억원)보다 증가했다. 특히 1주당 배당금은 2014년(950원)보다 오른 1200원으로 결정되면서 사상 첫 1000원대 배당금을 기록하기도 했다. KB금융의 결산배당금 총액은 전년(3014억원)보다 증가한 3786억원이고 주당 배당금은 980원으로 200원 올랐다. 하나금융도 결산배당액이 전년(1305억원) 대비 늘어난 1480억원으로 배당금은 50원 오른 500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총액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도 모두 올랐다.
신한금융의 배당성향은 결산 배당총액 기준으로 지난 2013년 16.2%에서 2014년엔 21.6%, 지난해엔 26.6%까지 상승했다. KB금융도 작년 배당성향은 22.3%로 2013년(15.2%)보다 7%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특히 하나금융의 배당성향은 24.0%로 전년(13.9%)보다 10%포인트나 올랐다.
◇지방은행권은 ‘짠물 배당’
한쪽에서 배당 잔치를 여는 동안 지방금융지주들은 짠물 배당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지방금융지주들의 지난해 결산 배당총액은 935억원으로 전년(1025억원)보다 8.8% 줄었다.
배당총액을 보면 DGB금융을 제외하곤 전부 감소했고 주당 배당액은 모두 내렸다.
BNK금융의 작년 결산 배당총액은 384억원으로 전년(469억원)보다 낮았고 주당 배당액은 150원으로 50원 떨어졌다. DGB금융의 배당총액은 2014년(429억원)보다 늘어난 473억원을 나타냈지만 주당 배당액은 280원으로 40원 하락했다. JB금융의 배당총액은 78억원으로 전년(127억원)보다 줄고 주당 배당액은 50원으로 반토막 났다.
배당성향도 일제히 떨어졌다. BNK금융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7.9%, DGB금융은 16.1%, JB금융은 5.6%로 전년보다 각각 5%포인트, 1.5%포인트, 7.2%포인트 하락했다. BNK금융과 DGB금융, JB금융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2014년보다 각각 33.7%, 28%, 47.5% 늘었지만 배당액과 배당성향은 감소한 것이다.
지방금융지주들이 배당에 몸을 사리는 이유는 BNK금융의 경우 경남은행, JB금융은 광주은행, DGB금융은 DGB생명(전 아비바생명) 인수 등으로 자본비율이 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신한·KB·하나금융의 총자본비율은 13~15%대인 반면 BNK·DGB·JB금융은 11~12%대에 그쳤다.
한 지방금융지주 관계자는 "인수합병과 최근 경영 여건 악화에 따른 수익성 부진으로 자본을 늘릴 필요가 커져 배당액이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김란영 기자 niefka@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