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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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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최적의 선택, CCS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1.03 15:22
CCS는 탄소(Carbon)를 포집(Capture)해 저장(Storage)한다는 뜻이다. 각각에 해당하는 영어단어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공기 중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국제적인 압박은 땅 속에 파묻자는 아이디어를 낳았다.

이산화탄소 1톤은 상온, 일상 기압에서 40층짜리 아파트 크기의 부피이지만 높은 압력을 가하면 가로세로높이 1cm의 큐빅으로 만들 수 있다. 이산화탄소 큐빅을 보관하는데 용이한 지층에 묻는다면 인류는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실제로 CCS는 온실가스 감축에 유력한 수단이다.

산업부는 2050년 경 CCS의 온실가스 저감 기여도가 13%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처음 기여도는 이보다 높지만 신재생에너지가 기대 이상으로 보급되고 있고 에너지효율 향상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자리를 내줬다.

일반인들은 CCS 기술을 이야기할 때 주로 ‘매립’ 기술을 위줄 생각한다. 사실 매립 기술이 가장 어렵다. 우선 지하 1km나 굴착해야하고 이산화탄소를 보관할 수 있는 적절한 지층을 찾아야 한다.

지층은 고압을 견뎌 낼 수 있어야 한다. 뚜껑 역할을 하는 기반암 아래 이산화탄소를 보관할 수 있는 부드러운 성분의 지층이 이산화탄소 저장에 적합하다. 기체 이산화탄소가 크리스탈이 될 정도로 고압을 가하는만큼 기반암도 지층도 단단한 구조를 가져야 한다.

사실 여기에 적합한 지층을 찾는 것도 큰 일이다. 그래서 CCS 저장공간을 찾는 일을 유전을 찾는 것에 비유한다. 우리나라가 울릉분지, 군산분지, 제주분지에서 CCS 저장 공간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는 이유가 이러한 어려움 때문이다.

▲기후변화대응에 있어 에너지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전망

◇ 저장만큼이나 중요한 포집 기술 -
이산화탄소를 지중에 저장하는 일이 최종 사업이지만 포집하는 기술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우리나라 등 에너지기술 선진국들은 포집 기술도 상당히 개발해 놓은 상황이다.

포집 기술은 연소 후 포집, 연소 전 포집, 순산소 연소 기술로 나뉜다.

우리가 개발한 CCS포집 기술 가운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기술은 심재구 한전전력연구원 박사팀이 개발한 연소후 습식아민을 이용한 이산화탄소 흡수법이다.

이 방법이 각광받는 이유는 기존 화력발전소 설비에 손 댈 필요가 없이 화학물질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했다가 분리하는 방법이 비교적 간편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아민’이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물질이다. 물에 섞어 쓰기 때문에 ‘습식 아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아민은 본래 1970년대 개발된 물질이다. 석유화학 정유공장에서 부생가스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잡기 위해 개발됐는데 1990년대 이후 CCS 기술에 적용되면서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습식 CCS 포집 화력플랜트를 처음 만든 건 2012년 에너지관리공단(현 에너지공단)이다. 당시 우리 기술이 없어 ABB에서 기술을 도입해 서울 복합화력발전소에 설치했다.

한전전력연구원은 10MW급 습식 아민 이산화탄소 실증플랜트 사업을 2014년 9월에 마치고 2015년 12월부터 상용화 팩키지 확보 사업을 2017년 9월을 기한으로 진행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코솔(Korea Solvent) 1,2를 개발했고 이후 보령 화력발전소에 습식 CCS 플랜트를 설치해 코솔 3, 4를 개발했다. 지금은 2017년까지 코솔 5 개발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코솔 3, 4는 이산화탄소를 90% 이상 제거하고 포집된 이산화탄소 순수도도 99% 이상인 특징이 있다. 흡수제만 놓고 볼 때 코솔의 성능이 앞서지만 일본 MHI가 공정 운영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우리도 공정 노하우를 쌓는데 주력하고 있다.

◇ 우리나라 CCS 기술개발, 범부처 별로 노력 중 -

CCS는 석유화학, 철강, 시멘트, 화력발전에 적용할 수 있는데 우선 우리 정부는 화력발전용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10MW 소규모 실증을 마쳤다.

대규모 저장소가 확보되면 이를 기반으로 2020년까지 대규모 통합 실증플랜트를 마련해 이를 기반으로 전세계 CCS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10MW급의 2개의 실증 플랜트를 완공됐고 지중 저장소는 추진 중이며 대규모 저장플랜트 건설하기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두 개의 실증플랜트는 보령화력발전과 하동화력발전소에 설치했다. 보령화력발전소에선 ‘콘솔’로 불리는 습식 아민 흡수제를 개발했고 하동화력발전소에선 건식 흡수제를 개발했다.

사실 국내에 대규모 저장소를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 저장소를 확보해야만 이에 맞춰 포집시설 규모와 파이프라인 혹은 탱크로리 확보 등 수송시나리오 구성과 수송선의 크기 등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2012년도에 국토부와 해수부가 울릉분지에 이산화탄소 51억톤 저장이 가능한 최적점을 찾았다고 발표했다. 해수부는 울릉분지 52억톤, 제주분지에 100억톤, 군산분지가 50억톤의 이산화탄소 저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 정부는 부처별로 CCS 기술을 분야별로 나눠 개발하고 있다.

산업부가 CCS 실증 상용화에 나서고 있고 미래부는 미래 원천기술 개발, 환경부는 모니터링, 해수부는 해양 저장소 탐사 및 저장소, 국토부는 지중 저장소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가 지중저장기술개발, 해수부는 저장장소 확보 및 저장기술개발을 진행하며 포스코 포항제철소 연안에 10만톤 규모의 지중저장소를 찾았다. 현재 이산화탄소 저장을 위한 개념설계가 완공됐고 올해 실제로 이산화탄소를 주입한다. 이를 통해 실증기술을 자립화하고 최초 주입 실증 이력을 쌓는다는 것이 목표다.

한종훈 서울대 교수는 "CCS 저장소 확보는 유전 찾는 것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며"단계별 세부계획을 수립해 상세한 탐사 작업과 시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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