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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재고차 회수 ‘배짱장사’…소비자 혜택 박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5.12.27 13:44
아우디 매장

▲아우디코리아 매장. 사진=연합뉴스


아우디 재고차 회수 ‘배짱장사’…소비자 혜택 박탈

[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 아우디코리아가 올해 목표 판매량을 채운 뒤 일부 딜러사에게 차량을 회수한다는 방침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실시한 개별소비세 인하 등에 힘입어 차량 판매가 급증하며 판매량이 일찌감치 목표치를 상회하자 다음 달로 실적을 넘기려는 ‘꼼수 상술’이자 ‘배짱 장사’라는 지적이다. 일부 소비자는 이런 상술 때문에 올해만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인하 등 혜택을 누리지 못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차량 3796대를 판매해 메르세데스 벤츠(3441대)를 누르고 3위에 올라섰다. 올해 누적 판매량에선 비교적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그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며 2강 구도를 구축했던 BMW와 벤츠에게 일격을 가해 국내 시장에 파란을 몰고 왔다. 아우디코리아 상승세는 이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업체에서 목표로 내세운 판매량에 따라 상승세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 벤츠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 문의한 결과 딜러들은 "차를 팔고 싶어도 이달 18일까지만 프로모션이 적용됐고, 이후에는 본사에서 재고 물량을 회수해 갔다"고 입을 모았다. 딜러로서는 차량을 판매하고 싶어도 본사에서 이를 제재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지난주에 올해 영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셈이다. 한 딜러는 "현재 판매 모델들이 대부분 2016년형 모델이기 때문에 내년에 판매해도 회사로서는 손해를 볼 것이 없다"며 "18일 이후 계약하시는 분들에게는 내년 1월 출고될 것이라고 설명해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딜러는 "올해 이미 회사에서 내부적으로 책정한 목표치를 상회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반면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딜러들 주장과 달리 "판매 제한에 대한 방침을 딜러사에 전달한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딜러가 거짓말을 하든, 아우디코리아가 거짓말을 하든 소비자 입장을 굳이 헤아리지 않아도 결국 ‘살 사람은 산다’는 업체 측의 ‘배짱 장사’에 소비자만 우롱당하고 놀아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잔단이다. 더구나 내수 진작을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정부 정책마저 단물만 빼먹고 편의대로 저버리는 영업 행태에 대해 시민단체와 업계 일각에서도 불만을 제기하는 형국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는 "차량을 수입하는 수입사가 판매사에 제재를 가한다는 것은 소비자 선택권을 악의적으로 줄이는 행위"라며 "결국 이는 수입사와 판매사로 나눠져 있는 수입차 업체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어물전 망신은 꼴두기가 시킨다고 소비자를 배려하지 않은 행태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업계 전체로 돌아오게 돼있다"며 "수입차 업체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더욱 확산될까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한편 아우디코리아는 그러면서도 연식 변경이 얼마 남지 않은 2015년형 일부 차량에 대해서는 20%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판매에 혈안이 돼있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2015년형 A3의 할인 혜택에 대해 딜러는 "내년이 되면 연식이 변경되기 때문에 이 차량의 경우 최대 20%까지 할인이 가능하다"며 "재고가 딱 1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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