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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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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리눅스특허 1800개 공유…정몽구 자신감 표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5.12.14 14:56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제네시스 EQ900.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에너지경제신문 이창훈 기자] 현대·기아차가 1800여개에 달하는 리눅스 관련 특허를 14일 공개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오픈소스 특허 공유단체(OIN·Open Invention Network)에 10일 가입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조치다. OIN 가입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자신감이 담겨있다. 특허 개방으로 제네시스 EQ900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제고될 전망이다.

OIN 는 특허전문회사나 개인의 무분별한 특허 공격과 특허권 남용으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완화하고 협력을 통해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구글, IBM, 소니 등이 2005년에 설립한 비영리 단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의 특성이나 자동차 업체의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감안하면 OIN 가입은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체 기술에 대한 물샐 틈 없는 보안을 자랑하던 현대·기아차가 세계에 기술을 공개한 것이 이례적이다. 이런 행보에는 자동차 기술에 대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자신감이 반영됐다고 한다. 또한 현대·기아차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자리매김 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오픈소스는 소프트웨어의 설계도인 소스코드를 무상으로 공개하는 것을 뜻한다. 소스코드를 알면 유사한 기술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극비로 다뤄지거나 사용료를 받고 제공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최근 오픈소스를 활용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CEO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작년에 테슬라 자동차가 보유한 모든 특허를 풀어 전기자동차 산업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이런 흐름과 달리 국내에선 오픈소스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오픈소스진흥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오픈소스는 도입기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열악하다. 박형배 오픈소스진흥협회장은 "아직 국내는 오픈소스 활동이 도입기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해외에선 활성화돼 있다"며 "오픈소스는 소스코드의 무상제공이 아닌 공유를 통해 더 높은 단계의 기술을 개발하자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는 폐쇄적인 기업문화 때문에 기술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이 와중에 현대·기아차는 유연한 의사 결정으로 오픈소스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업계는 이런 행보에는 정몽구 회장의 자신감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자동차 회사의 고유한 기술을 공개하겠다고 나선 것은 그만큼 기술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며 "궁극적으로는 현대·기아차의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만들려는 의도 역시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픈소스 참여는 회사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엘론 머스크의 오픈소스 참여는 테슬라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결정으로 현대·기아차 역시 브랜드 이미지가 향상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제네시스 브랜드 안착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 관측한다. 이호근 대덕대(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1, 2위의 브랜드로 도약하려면 오픈소스를 통한 시장 활성화와 품질 개선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 행보는 제네시스 브랜드 안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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