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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용 교수와 김중수 리카본 사장이 플라즈마 CO2 분해,재사용 기술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사진=안희민) |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 기자] 이산화탄소를 분해하는데다가 고가의 가스를 경제성 있게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이 소개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리카본의 플라즈마 이산화탄소 분해·재생산 기술이다. ▲정태용 연세대 교수. (사진=안희민 기자)
이 기술은 온실가스 주범으로 처치곤란 했던 이산화탄소를 아예 없앤다는데 의의가 있다. 또 기존 플라즈마 기술이 작동 온도가 1000도 이상으로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해 경제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이 기술은 플라즈마를 가동하되 온도 상승폭이 500도 전후인데다가 생활 기압에서 가동되기 때문에 그만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리카본만의 독특한 합성기술로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생산해 각각 연료와 화학물질 원료로 비싼 값으로 되팔 수 있다.
이 기술을 개발한 스탠포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사에서 근무하다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김중수 사장이다. 김 사장의 이 기술은 일찍이 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정태용 연세대 교수가 직접 실리콘 밸리에 방문해 현장을 확인했다. 정 교수는 MB정부 시절에 세워진 GGGI(Global Green Growth Institute)의 부소장을 맡으며 개도국 정부에 여러 가지 친환경에너지 기술과 정책을 소개한만큼 이 분야에 조예가 깊다.
김 사장은 한국에 리카본 코리아를 설립하고 시범 플랜트를 내년 중 건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자금은 이미 마련돼 있다. 한국에 시범 플랜트 건설 계획은 김 사장이 가진 애국심에서 비롯됐다.
포스트2020 신기후 체제를 대비해 친환경 기술이 소개되며 구매자들의 변별력을 떨어트리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반기는 기술의 등장은 이산화탄소 저감과 수소경제를 실현하려는 기업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수 밖에 없다.
정태용 연세대 교수와 김중수 리카본 사장의 대담을 통해 리카본의 플라즈마 이산화탄소 분해·재사용 기술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정태용 교수)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혼합한 가스를 플라즈마로 분해해 고가로 팔리는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생산한다는 사업모델이 독특하다. 제가 리카본의 플라즈마 이산화탄소 분해·재활용 기술에 관심갖는 건 이 사업모델이 우리나라에게 새로운 방향을 설정해줬다는데 있다.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개도국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 리카본의 기술은 그러한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라고 본다.
(김중수 사장)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정권의 남은 임기의 핵심과제로 설정할 만큼 기후변화대응은 전세계가 한목소리로 지지하는 의제다.
리카본의 플라즈마 이산화탄소 분해·재활용 기술의 매력은 이산화탄소가 원료가 된다는 점이다. 이산화탄소가 공정과정에서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이 기술이 제조업과 강하게 연관될 수 밖에 없다.
제조업과 연관성이 크다는 점은 다시 이 기술이 적용될 시장이 넓다는 걸 의미한다.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미국과 중국 양 정상이 작년 11월 APEC 정상회담 때 온실가스 감축을 강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선언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세계의 굴뚝이라는 칭호를 얻고 미국 제조업은 세일가스 개발에 힘입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이러한 태도는 다른 나라에게까지 파급 효과가 크다.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려는 이는 기본적으로 기후변화대응 정책을 손에 들고 있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세계 기후변화대응에 적극 동참하라고 요구한 것이 한 예이다.
-리카본의 플라즈마 이산화탄소 분해·재활용 기술 수준은 어떤가? 전세계는 지난 20년간 이산화탄소 처리기술을 개발해왔지만 경제성을 맞추는 것이 어려웠다. 지층에 이산화탄소를 고압으로 묻는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이 대표적이지만 적절한 지층이 늘 발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안이 필요하다.
"이산화탄소는 공정과정에서 반드시 발생할 수 밖에 없어 경제가 발전할수록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기후변화대응을 위해선 이산화탄소 발생과 경제발전이 디커플링(decoupling)해야 한다.
탄소포집저장 기술이 이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변형될 필요가 있다. 지적한대로 모든 국가에 탄소포집저장이 가능한 지층이 있지도 않고 굴착 과정에서 주민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산화탄소를 지층에 저장하는 일이 과연 안전할까하는 의문이 든다. 이산화탄소를 포집, 압축, 이동, 저장하는 비용도 결코 적지 않아 적어도 원화로 조단위의 돈이 필요한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탄소포집저장이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어 이산화탄소를 원유 시추공에 넣어 원유를 뽑아내는데 이용하기도 한다. 이 기술은 Enhanced Oil Recovery라고도 불리는데 그마져 현재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수준 아래로 떨어져 경제성을 잃었다.
리카본이 플라즈마 이산화탄소 분해·재활용 기술을 개발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리카본은 이산화탄소를 쓰레기 혹은 낭비요소(waste)로 보지 않고 상품(commodity)로 본다. 이산화탄소라는 상품을 가공하는 최적의 방법과 가성비 좋은 가공 장비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경제성을 확보하는 일은 어찌 보면 간단하다. 기체를 기체 상태로 가공하면 부대비용을 줄일 수 있다. 탄소포집저장기술은 이산화탄소를 지층에 고압으로 결정질화해 묻기 때문에 거기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반면 리카본의 기술은 이산화탄소와 메탄 기체를 가공해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만든다.
게다가 리카본의 기술은 상압에서 진행가능하다. 이는 공기압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절감된다는 말이다.
리카본의 플라즈마 이산화탄소 분해·재활용 기술로 얻는 수소와 일산화탄소는 연관 산업이 전망이 밝다. 수소는 연료전지의 연료로 연료전지발전소와 수소전기차의 연료다. 이웃 일본은 이미 이를 기반으로 한 수소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리카본은 이러한 전망 가운데 2011년 후반부터 플라즈마 이산화탄소 분해·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해 최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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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리카본 사장 (사진=안희민 기자) |
- 플라즈마 CO10 분해·재활용 기술이 경제성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 기술로 생산된 수소·일산화탄소의 가격과 소모된 전력·포집된 이산화탄소·메탄의 가격을 비교해보니 경제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리카본의 플라즈마 이산화탄소 분해·재활용 플랜트의 기본 처리용량(reference size)은 1년에 2만5000톤이다. 이 장치의 가격(수소와 일산화탄소 분리장치 포함)은 2500만달러다.
한국의 경우 이산화탄소 1톤을 처리할 때 300달러 이상 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단순한 산술적인 계산만으로도 투자 후 3~4년 안에 투자비용이 회수됨을 알 수 있다.
리카본의 플라즈마 이산화탄소 분해·재활용 기술이 경제성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넌 써멀 플라즈마(Non Thermal Plasma)를 이용해 기기의 작동온도가 550~600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 기술은 마이크로웨이브 플라즈마를 사용하고 일상의 공기압(1기압)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작동 시간이 길고 반도체 생산공정에서 사용되는 수준의 공기압 장치가 필요 없다. 사용되는 고주파장치는 가정용 전자레인지에 들어가는 것을 쓴다. 이러한 사실은 리카본의 플라즈마 이산화탄소 분해·재활용 플랜트의 원가가 낮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플라즈마 이산화탄소 분해·재활용 기술을 개발한 배경은 무언가? 또 향후 사업방향은 무언가?
"저는 스탠포드 기계공학과에서 플라즈마를 전공해 졸업한 후 미항공우주국(NASA)에 입사했다. 그곳에서도 플라즈마 연구를 계속했다. 10년 넘게 플라즈마 기술을 다룬 셈이다. 이를 가지고 이산화탄소를 줄여보자는 생각을 했다.
경제적인 기술을 만들기 위해 온도가 일만도까지 올라가는 써멀 플라즈마 기술보다 넌 써멀 플라즈마 기술을 적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실리콘밸리에 벤처를 세우고 이 기술을 실현했다. 다른 사업으로 벌어드린 자금도 있어 실증플랜트 건설할 여력도 있다.
기왕이면 한국에서 양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본사는 기술적인 파워하우스로 남고 제조는 한국에서 할 생각이다. 다행히 한국은 정밀가공기술이 발달했다.
리카본의 동반업체가 네 개 회사인데 제일 핵심인 플라즈마 리액터부터 시작해 완성품까지 한국 내에서 제조가 되도록 리카본 조직을 정비했다."
-리카본의 플라즈마 이산화탄소 분해·재활용 기술이 괜찮은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가장 큰 시장은 중국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며 재원조성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재원은 일본 회사에서 상당히 많은 투자를 받았다. 저는 마이크로 플라즈마 기술을 의료 기기에 적용해 상당한 돈을 벌었다. 이 때문에 플라즈마 이산화탄소 분해·재활용 사업 초기 단계에서 자금을 스스로 조달할 수 있었다.
리카본이 지분 투자해 확보한 자금도 있고 한국에서도 투자를 받아 내년 중 실증 플랜트를 세울 수 있다.
실증 플랜트는 연간 이산화탄소 처리량이 500톤에 이른다. 실증 플랜트인만큼 생산되는 수소와 일산화탄소의 양을 보여줄 수 있는 디스플레이 설비도 더할 계획이다. 리카본의 플라즈마 이산화탄소 분해·재활용 기술이 작동되는 모습을 눈으로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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