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정민지 기자

minz@ekn.kr

정민지 기자기자 기사모음




재개발 대신 리모델링에 아파트값 수직상승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5.10.15 17:20
[에너지경제신문 정민지 기자]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A아파트 입주민은 연일 오르는 아파트값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을 시행한 이후 1년 반만에 1억3000만원 가량 집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작년 4월 6억9500만원에 거래되던 전용면적 84㎡가 최근 8억2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A아파트 입주민은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은 선택했다. 가구 수가 많지 않고 연식이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4㎡(208 가구) 기존 건물 위에 2개 층을 더 올리는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다.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전용면적 84㎡가 101㎡로 늘어나고, 30여 가구가 새로 생긴다. 이를 일반 분양한 돈은 공사비로 충당해 조합원 분담금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리모델링 사업은 추진위, 조합설립인가, 안전진단, 건축심의, 사업계획승인, 이주·철거, 착공 순으로 진행된다. A아파트는 현재 조합설립 인가 단계이지만 리모델링 기대감에 가격이 가파른 곡선을 그린 것이다. 공인중개업자는 "리모델링 사업 인가 이후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이런 상승은 입지적 장점과 재건축보다 짧은 공사기간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도시 위치 아파트 명 총가구 리모델링 사업단계
서울 성동구 옥수동 극동 900  추진위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576  추진위
강서구 가양동 한강 990  추진위
양천구 신정동 쌍용 270  건축심의
강남구 개포동 대치 1753  건축심의
강남구 개포동 대청 822  건축심의
서초구 잠원동 한신로얄 208  조합설립인가
서초구 잠원동 잠원동아 991  추진위
서초구 반포동 미도1차 1260  추진위
경기 성남시 정자동 정든우성 976  추진위
군포시 산본동 세종주공6단지 1827  추진위
수원시 정자동 동신3차 330  조합설립인가
안양시 호계동 목련대우,선경 994  추진위
안양시 호계동 목련우성3단지 902  안전진단

수도권 주요 리모델링 추진단지. 자료=부동산114


◇ 수직증축 허용 후 아파트 값 20% 상승

리모델링 수직증축은 작년 4월25일부터 전면 허용됐다. 수직증축에서 가구수 증가분은 기존 가구수의 15% 이내에서 가능하다. 15층 이상 공동주택은 최대 3개 층, 14층 이하는 최대 2개 층까지 수직증축이 가능하다. 그 덕에 아파트값은 계속 올랐다. 2014년 상승률이 6.18%, 2015년에는 8.19%에 달했다. 같은 시기 수도권 평균 집값 상승률은 2014년 2.21%, 2015년 4.36%를 기록했다.

단지별 매매가의 상승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 옥수동 극동아파트는 작년 4월25일 대비 4500만원∼1억500만원 올라 27.63%의 상승률을 보였다. 공인중개업자는 "수직증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반영된 상황"이라며 "최근 1년 사이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요건도 대부분 충족된 분위기이고, 수요자 간 거래도 많다"고 말했다.

광장구 광장동 워커힐, 강서구 가양동 한강, 양천구 신정동 쌍용, 강남구 개포동 대치·대청 역시 4500만원∼1억원 상승했다. 경기도에선 현재 추진위 단계에 있는 성남시 정자동 정든우성의 경우 전용면적 48.84 ㎡가 5500만원 상승하며 20.9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군포시 세종주공6단지, 수원시 동신3차, 안양시 목련 대우·선경·우성3단지 등도 2250만원∼6000만원 매매가격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 불확실성 높아… 수익성 높은 단지 찾는 것이 관건

단기간에 매매가격이 크게 오르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공인중개사는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에 따라 기대감으로 진입한 수요층도 많지만 지은 지 15∼20년 된 아파트 단지는 실제 거주 목적으로 들어오는 수요도 상당해 리모델링을 반대하는 경우도 많다"며 "리모델링 추진을 두고 주민들 사이의 찬반 의견이 분분해져 사업추진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귀뜸했다.

리모델링 수직증축은 재건축 사업과는 달리 관련 법 시행 초기여서 문제점도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리모델링 수직증축은 아직 초기이기 때문에 수익성 여부가 재건축에 비해 불투명하다는 한계점이 있다"며 "단기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신규 진입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위원도 "리모델링 사업이 무조건 집값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며 "강남구를 중심으로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등 입지적으로 유리한 곳의 사업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