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너지경제신문 서양덕 기자] 유연성과 내구성이 각각 60배, 470배 향상된 유기태양전지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 유기태양전지의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범준 교수팀과 기계공학과 김택수 교수팀이 기존의 풀러렌 대신 고분자 물질을 사용해 훨씬 뛰어난 신축성과 내구성을 지니면서도 높은 효율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유기태양전지는 무기물이 아닌 유기(탄소화합물) 재료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태양전지를 말한다.
휘어지는(플렉서블) 디스플레이나 스마트안경 등 차세대 플렉서블·웨어러블(착용형) 전자기기의 에너지원으로 쓰이려면 유연하고 휴대할 수 있어야 한다.
유기태양전지는 기존의 무기태양전지에 비해 유연하고 가벼우면서도 우수한 빛 흡수력과 낮은 공정단가 등의 장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의 유기태양전지는 효율은 높으면서도 그 안에 포함된 풀러렌의 취성(잘 깨지는 성질) 때문에 플렉서블 소자에 쓰기엔 내구성이 부족했고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풀러렌은 탄소 원자가 5각형과 6각형으로 결합한 축구공 모양의 저분자다.
연구팀은 이번에 풀러렌 대신 ‘N형 전도성 고분자’란 물질을 사용해 기존의 풀러렌 기반 유기태양전지보다 훨씬 뛰어난 내구성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높은 효율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
N형 전도성 고분자를 사용한 유기태양전지는 풀러렌을 쓴 유기태양전지보다 60배 이상 향상된 연신율(잘 늘어나는 정도)과 470배 이상 향상된 인성(파괴에 저항하는 정도)을 보였다. 효율도 6.64%로 상용화에 근접한 수치를 보였다.
김범준 교수는 "연구를 통해 유기태양전지를 실제 상용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했다"며 "연구가 더 이뤄지면 유기 디스플레이, 스마트 안경 등 다양한 플렉서블 전자 소자의 구현이 더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의 글로벌프론티어 멀티스케일에너지시스템연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KAIST 기후변화연구허브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0월 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