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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왼쪽)과 신동빈 회장. |
2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인 이일민 전무(56)의 딸 이소연씨와 신 회장의 비서팀장 류제돈 전무(55)의 아들 류지환씨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류 전무와 이 전무 가족이 모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랑 류지환씨는 공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경기도 오산 공군사령부에서 대위로 복무 중이다. 재학 중 미국 공군사관학교에 파견돼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신부 이소연씨는 국내 한 로스쿨을 졸업하고 특허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일하는 재원이다.
류 전무와 이 전무는 "우리 둘이 자녀들에게 ‘한 번 서로 만나보면 어떻겠냐’고 다리를 놨다"며 "올 봄 교제를 시작해 반 년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이 전무와 류 전무는 롯데그룹 오너 부자를 최측근에서 보필하는 상징적 인물이다. 두 사람은 롯데그룹 비서실에서만 10~20년씩 잔뼈가 굵었다.
이 전무는 지난달 12일 롯데그룹이 ‘부자 갈등’, ‘형제간 경영권 다툼’ 등으로 내홍을 겪을 당시 24년 만에 신 총괄회장의 신임 비서실장이 됐다. 이 전무는 앞서 롯데백화점 해외사업부문장을 거쳐 2008년 초 신동빈 당시 부회장의 비서로 발탁됐다. 신 회장을 7년간 보필하다 올 초 신 총괄회장실로 자리를 옮겼다가 신 총괄회장 비서실장 자리에 올랐다.
사실상 신 회장의 측근 인물로 알려지며 신 총괄회장을 견제하고 ‘신동빈 체제 다지기’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당시 중론이었다.
그런 가운데 이번 오너의 비서실장들이 좋은 인연을 맺은 것을 두고 그룹에 길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표정은 해맑았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왕자의 난(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끝났고 호텔롯데의 상장계획에 대해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승인까지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비서실장에 관한 특별한 법은 없다.
오너의 심복으로 읽히는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비서실장과 롯데회장의 비서팀장이 서로 사돈을 맺었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 이 전무와 류 전무간 우정을 넘어 신격호-신동빈 부자간 화해 기류에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