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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맨 육성의 요람 '한수원 인재개발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5.07.20 08:58

원전 A부터 Z까지 …새싹을 거목으로

▲한수원 고졸신입사원들이 일일 교육을 마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고리=에너지경제 천근영 기자]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해맞이로 658-91.

한국수력원자력 인재개발원 주소다. 신고리 원전이 눈 앞에 커다랗게 보일 정도로 붙어 있다.

17일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는 글로벌트레이닝센터에서 UAE에 파견될 발전팀 교육인력 30명이 교육을 받고 있었다. 총 24주로 짜여 있는 교육과정 중 23주차 금요일이라 시험을 보고 있었다.

이들은 교육을 이수하고 최종 합격증을 받으면 2년 동안 발전소 현장에 배치돼 실무를 익힌 후 UAE 바라카 원전 현장에 배치돼 원전을 짓는 일을 맡게 된다. 그들을 요원화시키는 곳, 그곳이 인재개발원이다.

고졸이든 대졸이든 경력이든 한수원에 입사하는 모든 인력은 이곳을 거쳐야 한다.

모든 교육생은 정해진 기간 동안 2인 1실 기숙사에서 합숙생활을 해야 한다. 성별과 상관없다. 교육기간 중 원내 음주는 철저히 금지된다.

교육기간은 입사 성격과 출신에 따라 다르다. 고졸은 17주, 대졸과 경력사원은 11주다.

대졸과 경력사원은 수업은 한국어로 하지만 교재는 모두 영어다. 또 모든 교육생은 일주일마다 영어로 시험을 치른다. 글로벌트레이닝센터 교육생은 수업부터 평가까지 모든 것이 영어로 진행된다. 근무할 곳이 UAE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전 교육생에게 영어는 ‘기본’이다. 입사 때 이미 알고 와 언어에 따른 어려움은 없다는 것이 센터 관계자의 귀띔이다.

다행히 위안거리는 있다. 고졸과 대졸사원은 인턴 취업연계형으로 채용돼 소위 피(?)튀기는 경쟁은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교육 이수가 곧 정직원 채용은 아니다. 성적에 따라 하위 3%∼5%가 짐을 싸야 한다.

많으면 절반 정도가 탈락하는 다른 회사와 비교한다면 교육생들에겐 가히 천국이다. 그래선지 자발적 퇴사생은 거의 없다.

▲한수원 인재교육원에 입소한 신입사원들이 잔듸광장에서 단체개임을 하고 있다. 이들 신입사원들은 이미 현장에 배치돼 근무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사무 토목 건축 기계 전기 계측제어 화학 원자력 연구 등 9개 직군으로 나눠져 있지만 기초 실무 심화 전문가로 이어지는 4개 과정은 공히 같다. 교육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다.

교수진은 사내에서 엄선한 분야별 전문가와 외부강사 등 70여명. 대부분이 원전과 수력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한 베테랑들이다.

인재개발원은 직무에만 능한 교육은 지양한다. 조직원으로서 조화를 이루고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통섭형 인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교육도 일방적 주입식 교육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토론과 협업, 봉사활동, 운동 등 감성을 나누고 땀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또 최근에는 수료식 틀도 완전히 바꿨다. 장기자랑이나 연주회 등 끼와 흥을 발산해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었다.

당연히 만족도도 높아졌다.

글로벌트레이닝센터 교육생 성기욱(28 전기공학 전공) 씨는 "중간에 한 달 간 발전소 현장에 한 달간 다녀와서 왜 공부를 하는지 알게 됐다"며 "UAE 파견 요원이라 관심을 받고 있어 부담은 되는데, 한수원이 해외에 나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회사이고, 젊을 때 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아 기대된다"고 했다.

박상준(30 전자공학 전공) 씨는 "첫 직장이고, 기술적인 면을 알지 못했던 상태에서 들어와서 기술적인 부분을 알게 됐고 수업과 시험 등 전 과정이 영어로 진행돼 언어적인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으나 "발전소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론적인 교육을 받아 오롯이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라고 했다.

글로벌트레이닝센터는 24주 교육을 받은 후 원전 현장에 배치된 후 2년 실무를 마치고 UAE 현장에 배치된다.

새 원장 부임 이후 인재개발원은 미래를 위해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이른바 인재양성 제도혁신 실무 TFT다.

목적은 1만8000명 시대를 대비한 교육환경 개선안 마련이다. 또 금명간 외부 자문단도 위촉할 계획이다. 이 TFT는 이달 말까지 초안을 확정해 경영진에 올릴 계획이다. 또 한 번 획기적인 변화가 예고돼 있다.

최용진 교육기획팀장은 "고졸 대졸 경력 그리고 해외파견 직원까지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실무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TF를 통해 최대 전력 공기업에 입사하는 사람들이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을 공감하고 조화를 이루는 통섭형 인재로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과 교수인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한수원 고졸 신입사원들이 인재개발원 잔듸광장에서 하늘을 향해 뛰어오르고 있다. 이들은 이미 현장에 배치돼 근무를 하고 있다.


◇ 인재개발원은 어떤 곳?


탁 트인 벌판, 5만평 부지에 조성된 인재개발원은 한수원 인재양성 사관학교다.

한전시절 고리 원자력연수원으로 문을 연 후 원자력교육원을 거쳐 지난 2013년 현재 명칭으로 재출범해 3년째다. 용인에 리더십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제2캠퍼스도 운영하고 있다.

인재개발원의 교육 프로그램은 리더십, 전문, 글로벌트레이닝센터 그리고 동반성장아카데미 등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글로벌트레이닝센터를 개소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이곳에는 원전 시뮬레이터까지 갖춰져 있다).

철저하게 교육생 눈높이에 맞췄다. 236개 직무과정과 150여개의 이-러닝 과정을 통해 연간 4만7300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하고 있다.

인재개발원은 ‘융합형 전문인재를 양성하는 글로벌 러닝과 밸류센터’를 지향하고 있으며 가치창조형 인재양성, 전문적인 우수성 추구, 해외 교육사업역량 확보, 시스템기반 인적자원개발 인프라 고도화 등 4대 전략방향을 정립했다.

인재관 어울림관 한마음관 그리고 실습동과 정비훈련동에서 500여명이 동시에 숙식할 수 있는 규모다.

4만권의 장서와 전자도서관은 물론 축구장과 테니스장 농구장 풋살장 탁구장 당구장까지 갖추고 있어 모든 것을 안에서 다 해결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 운영기관에 선정된 바 있다.

1991년 개원, 25년 역사를 이어온 인재양성의 산실 인재개발원. 오늘도 이곳에선 한수원의 미래 주역들이 불을 환히 밝히고 있다.  >>> [인터뷰] 심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인재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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