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제5의 에너지는 '절약'

에너지경제 ekn@ekn.kr 2015.03.24 09: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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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아이티공간 대표

▲이영규 아이티공간 대표

초,중,고 학창시절의 10년간을 사실상 ‘야구선수’로 살아왔던 나는 어느 날 광속의 정확하고 똑똑한 화면 속 프롬프트 위에 쏟아져내리는 숫자 하나하나가 마치 영화 ‘메트릭스’의 숫자 비 처럼 나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 이후 1994년 현대중공업 울산공장 성능측정시스템을 시작으로 25년간 에너지 관리 및 측정사업에 나의 수많은 백야를 헌신했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체 에너지 감시를 수행하면서 관리시스템의 보급 및 개발을 위해 2001년 5월 ‘아이티공간’이라는 환경,에너지,SCADA 전문기업을 창업했다. 현대중공업, SK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포스코, 삼성정밀, LG화학, KT,한국석유공사, 삼성전기, 효성, 고려아연, LG전자, GM대우, 한국제지, 롯데케미칼, 한솔케미칼, 바스프, LS니꼬동제련, 대한유화, 후성,고리원자력, 남양유업 등의 우량기업들과 25년을 함께 보내며 몸으로 에너지와 환경을 기억하고 에너지 측정, 관리, 개선에 관한 자연스러운 연상이 어느새 직업병이 돼버렸다.

에너지 감시, 관리 업무의 많은 경험과 이력은 에너지 수요처에게만 구미가 당긴 것은 아니었다. 에너지 측정과 절감을 지원하는 글로벌 에너지 전문기업의 관심도 받을 수 있는 행운도 안겨주었다. 슈나이더, 하니웰, 오므론, ABB 등의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한 협력 파트너가 되면서 훌륭한 글로벌 에너지전문그룹들의 교육과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감사한 시간들을 보내게 됐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에너지 측정, 감시는 에너지를 아껴주지 않는다. 그런데 에너지를 측정하고 감시하면 에너지가 아껴진다. 관심을 가지고 측정하면 개선하고자하는 욕구가 솟아나기 때문이다. 수도꼭지에서 물이 콸콸 쏟아져 하수구로 직행하고 있거나, 사우나에서 임자 없는 샤워기에 뜨거운 물이 낭비되고 있을 때, 우리들은 잠그고 낭비를 멈추고자하는 본능이 작동한다. 당연한 처사에 당연한 결과, 그래서 측정하면 낭비를 줄이게되고 절약이 실천됨으로써 최대 5~15% 에너지절감의 근거가 된다.

이러한 이유로 에너지 외에도 환경, 기업경영, 품질, 성과관리 등의 첫 번째 우선과제가 ‘측정’인 것이다.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는 ‘측정하라. 측정없이 개선없다’, 또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는 ‘처방전에 진단하라’ 는 말로써 측정과 감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체계적 기록으로 축적된 데이터는 더 발전된 내일의 기술에게 풍부한 자원으로 역할하게 되어 현실을 개선시키게 한다.

제5의 에너지를 ‘절약’이라고 한다. 이미 잘 알고 있겠지만 불, 석유, 원자력, 수소/태양, 다음의 다섯번째 에너지원 ‘절약’은 가장 빨리 적용 될 수 있는 소프트적 기술이다. 발전소에서 100의 에너지를 만들게 되면 송전 및 변전 시설에서 66의 전달비용으로 최종사용자에게 1/3의 에너지만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는 최종사용자가 10을 아끼면 발전소에서는 30을 덜 생산해도 되는 선순환 친환경구조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소프트 파워로 구현 되어야 할 인텔렉튜얼 에너지관리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이것을 위한 EMS, FEMS, BEMS, EnMS 라는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지만 부족하다. 스마트하다는 것은 상대적이다. 더 똑똑하게 한다는 소프트파워이다. 인텔렉튜얼 소프트파워로 97% 에너지 절감을 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다. 몇몇 사람은 97% 에너지 절감이라는 타이틀에 심기가 불편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에너지 전문가들은 밤낮으로 연구해서 5%, 10% 절감만 실현해도 대단한 업적인데, 97%라는 현혹적인 수치를 들고 나왔으니 도대체 이것이 가능하다면 전문가로서 미심쩍을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수치를 곧장 실천하고 증명하기 위해 2012년 포항에 위치한 P제철소에 제안하여 ‘선투자 및 결과확인 후 비용지급’이라는 전제로 2012년 설치, 2013년 검증 및 에너지 비교 측정시작, 2014년 측정 및 관리를 통하여 97%에너지 절감을 구현에 성공함으로써 합격판정을 받았다.

산업용과 빌딩용, 그리고 환절기 공조용으로 고활용, 고효율의 발견은 에너지 절감을 넘어, 97% 만큼의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를 환원한 것이고, 그 만큼 환경오염방지에 기여 한 것이다. 또 고가의 설비수명이 2배 늘어나고, 유지보수 비용을 50%줄임으로써 탄소배출권 확보와 에너지 경영에도 도움이 됐다. 스마트한 97% 에너지, 환경 개선은 지성적 소프트기술과 발견으로 혁신적 절감을 끈기있는 실천으로 증명한 성공적 프로젝트였다. 1년 전 본사 공장출입구에 전력량계를 설치하였다. 7개의 빨간 LED 세그먼트가 밝 게 빛나는 전력량계 설치 후, 공장의 조명을 모두 LED전구로 교체했다. 수치적으로 투자회수기간이 5년~10년 정도 걸리기에 대부분 투자가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2배 이상 낭비되는 전력량을 매일 확인하다보니 교체비용에 대한 계산적 판단보다는 낭비시키고 있다는 공공적 죄의식이 나를 얼마 버티지 못하게 만들었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구도 이런 비효율의 현장을 매일 목도하게 된다면 똑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될 것이다.

전력량계 설치의 또 한가지 이점은 마지막 퇴근길 불꺼진 공장 출구쪽에 또렷이 보이는 대기 전력량이 행여 평소와 다르게 높게 나온다면 공장과 사무실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는 것이다. 미처 끄지 못한 히터, 직원들 발밑의 난로 등이 모두가 퇴근한 공장과 사무실의 전력사용량을 높혔던 것이다. 이것으로 난방기사용으로 인한 화재위험도 줄일 수 있어 측정의 효용성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떠들어가며 권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가뜩이나 추운 겨울철 전통시장 화제소식이 간간히 들려온다. 작은 단위 사업장이나 전통시장의 전기시설이 열악한 상점에 누전에 의한 화재방지를 위하여 눈에 잘 띄는 전력량계 하나씩 달아 주고 싶은 마음이 꿀떡같다. 추운 겨울 에너지가 부족한 곳의 소외 계층을 생각하며 마음의 온도를 조금이나마 올려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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