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인사청문회에서 '5.16쿠데타'는 왜 단골 쟁점일까?

안병용 기자 dks1117@hanmail.net 2015.03.17 16: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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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이병기 비서실장. 이 비서실장은 5.16에 대해 '쿠데타'가 맞다며 소신있는 대답을 한 적이 있다.

[에너지경제 안병용 기자] 박근혜정부 3기 내각이 본격 출범했다. 오늘(17) 국회서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됨으로써 통일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등에 이어 장관() 개각이 마무리됐다. 이 국정원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최대 이슈는 앞선 4명과는 달랐다. 그들은 위장전입 등 도덕성에 초첨에 맞춰졌지만 이 국정원 후보자는 '5.16 쿠데타'가 청문회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인사청문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5.16 쿠데타'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지난 박근혜정부 1, 2기 개각에서 국무위원들은 인사청문회서 청문위원들로부터 집중 질문을 받았다. "5.16은 쿠데타냐 아니냐?" 매번 예상되는 질문임에도 불구,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공직후보자들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5.16 질문에 대답 못하는 공직 후보자들

1기 내각 인사청문회 시절 장관 후보자들의 답변을 살펴보자. 얼마전 퇴임식을 갖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5.16은 쿠데타가 맞느냐"는 질문에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고 본다"고 답변을 피해갔다.

조윤선 여성부장관(현 청와대 정무수석)은 "5.16을 혁명이라고 생각하느냐, 쿠데타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역사적인 문제에 대해 판단을 할 만큼 깊은 공부가 안 되어 있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서남수 교육부장관은 "5.16을 군사정변으로 보느냐, 혁명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교과서에 기술된 것을 존중한다. 그 문제에 직답을 못 드리는 이유를 이해해 달라"고 답했으며 국회의원들의 거듭된 질문에도 서 후보자는 답변을 피했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5.16 쿠데타에 대해 "역사적, 정치적으로 다양한 평가가 진행 중이므로 개인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 유정복 안정행정부장관은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5.16 쿠데타에 대한) 답변이 어렵다"고 각각 밝혔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5.16) 군사정변으로 교과서에 기술돼 있고, 저도 찬성한다"고 답했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는 5.16쿠데타에 대해 "감사원장 후보자로서 역사적 사실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널리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답변을 회피하다 거듭된 야당의원의 질문에 "사견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2기 내각 인사청문회에서도 장관 후보자들은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5.16에 대한 야당의원의 질문에 "현재 우리 교과서에는 정변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당시 사회상을 봤을 때 경제적으로 어려웠고"라며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보다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었겠느냐"라고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답변이 논란을 빚자 "역사의 관점에 따라 (5.16에 대한) 표현이 달라지는 것인데, 국민의 중지를 모아 지금은 정변 쿠데타로 표현되고 있다""훗날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지금 저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고, 정변으로 되어있는 것을 따른다"고 오락가락 하는 답변을 했다.

헌법학자인 정종섭 안정행정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의 저서에는 5.16을 쿠데타로 기술했으면서도 청문회에서는 끝까지 '쿠데타'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정종섭 후보자는 야당의원들이 "5.16이 쿠데타냐"고 반복적으로 질문했지만 "제 책에 쓰인 그대로 입니다"라며 성의 없는 답변으로 피해가려다 논란을 일으킨 뒤 새정치민주연합 노웅래 의원이 "5.16이 쿠데타냐 아니냐 답변하라"고 다그치자 그제서야 "(5.16은 쿠데타가)맞습니다"라고 답변했다.

반면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와 한민구 국방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쿠데타가 맞다며 소신껏 답변해 대조를 보였다.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5.16에 대한 질문을 받자마자 주저 없이 "학술적으로 보나 뭐로 보나 쿠데타임이 분명하다""그로 인해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이 조금 늦어진 것은 사실이다"고 답변했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5.16'에 대한 평가를 묻는 야당의원의 물음에 "교과서가 '5.16 군사정변'이라고 표현하고 저도 그 입장"이라고 답했다.

20132월 인사청문회에 나온 남재준 국정원장 후보자는 5.16에 대해 "쿠데타다. 그런데 당시 잘 살고자 하는 국민 열망을 결집해 산업화를 달성해서 풍요를 이루었다"고 밝혔다.

5.16은 법적으로나 학술적으로나 명백한 쿠데타

5.16의 정체성을 알려면 먼저 혁명과 쿠데타의 정의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사전에 의하면 혁명은 비합법적 수단으로 국체(國體) 또는 정체(政體)를 변혁시키는 일로서 반국법적 수단에 의해서 국가권력이 옮기어지는 것이라고 기술되어 있다. 반면에 쿠데타는 비합법적인 무력 기습에 의하여 정권을 탈취하는 일로서 체제의 변혁을 목적으로 하는 혁명과는 구별된다고 되어 있다.

5.16은 당시 박정희 소장이 군인들을 이끌고 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하고 있고 국민의 투표로 뽑은 국회를 강제해산 하고 헌법에 없는 '국가재건최고회의'라는 통치기구를 만들어 1961516일부터 19631226일까지 대한민국을 통치했다. 진행과정에 있어서 분명한 '쿠데타' 인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이나 대법원의 판결문에도 '5.16은 쿠데타'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9933, 19955, 20038월에 각각 내린 결정문에서 5.16을 쿠데타로 분명하게 규정했고, 대법원도 20116월 국가보도연맹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판결문에서 5.16을 쿠데타로 규정했다.

심지어 역사왜곡 논란이 극심했던 교학사 교과서에서조차 "5.16 군사 정변은 헌정을 중단시킨 쿠데타였다"라고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미국 유력 주간 타임지 아시아판은 박근혜 당시 후보를 '독재자의 딸'이라는 제하의 커버스토리를 게재했다.

대통령의 아버지가 '박정희'이기에

공직후보자들이 '5.16 쿠데타'에 대해 어정쩡한 대답을 내놓는 이유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눈치'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공직후보자들은 쿠데타라고 말하는 순간 박근혜 대통령의 눈치를 볼 것을 두려워한다. 한나라의 장관이나 국무위원이 된다는 책임의식을 갖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가신이나 개인의 비서로 들어가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5.16 쿠데타'를 청문회의 쟁점으로 삼는 이유에 대해 야당 관계자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다 보니 독재자의 딸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정치적 공방의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가 불법적으로 권력을 창출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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