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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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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5.03.08 14:59

극 속에 극 속에 또 극…허 찌르는 통쾌한 웃음

최치언 작가와 김승철 연출이 펼치는 3중극 구조의 유쾌한 코믹극

[에너지경제 박진우 기자] 한국 현대연극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는 남산예술센터가
2015년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남산예술센터는 공동제작시스템을 도입, 공공극장과 민간 극단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참신한 소재 발굴과 실험적인 무대 기획으로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올해는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7개의 다양한 시선이 펼쳐진다.

5개의 기획공연-‘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3.12~3.29), ‘푸르른 날에’(4.29~5.31), ‘햇빛샤워’(7.9~7.26), ‘변신’(10.7~10.18), ‘치정’(11.19~12.6)-2개의 특별공연-호주예술가와의 협력 작품이자 세월호 1주기 추모공연인 델루즈(Deluge):물의 기억’(4.16~4.25)과 한일공동제작 태풍기담(颱風奇譚)’(10.24~11.8)-이 그 주인공이다.

최치언 작가와 김승철 연출이 펼치는 3중극 구조의 극중극중극

유괘한 코믹극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최치언 작, 김승철 연출)창작공동체 아르케’(대표 김승철)창작집단 상상두목’(대표 최치언), 남산예술센터가 힘을 모은 작품이다. 이 연극은 맨손으로 소뿔을 자르고 주인 오기 전에 도망간다는 베일에 싸인 인물을 찾아가는 내용의 연극그 연극을 공연하는 배우들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극중극중극이라는 3중 액자 구조는 연극과 현실, 실제와 허상,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넘나들며 과연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실체인가?’라는 작품의 의미를 형식적으로 확장시켜 보여준다.

최치언 작가는 실체 없는 이름과 이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 현대인의 모습을 투영했다. 허를 찌르는 상상력과 걸쭉하고 질펀한 대사, 극도로 과장된 인물들을 통해 도발적인 위트와 유머를 극한까지 밀어붙였다. 최 작가는 색다른 이야기 읽기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를 통해 ‘2014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을 수상한 대표적인 중진 작가다.

이 문제작을 무협 액션 판타지로 풀어낸 이는 김승철 연출이다. ‘아름다운 살인자! 보이첵등 고전의 현대적인 해석을 통해 거침없는 풍자를 이어온 김 연출이 이 작품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통쾌한 웃음이다. 극중 공연감독의 말처럼 만화보다 더 만화 같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아서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머리를 텅 비워놓고 볼 수 있는무대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박완규, 김수현, 신현종 등 노련한 중견배우들을 비롯해 창작공동체 아르케와 창작집단 상상두목의 젊고 에너지 넘치는 배우들이 어우러져 풍성한 난장을 만들었다. 그간 묵직한 작품들에서 심각하고 진지한 역할을 주로 맡아온 박완규와 김수현 배우가 몸을 사리지 않고 망가지는 모습은 그 자체로 큰 웃음을 준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원형 무대한켠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들의 움직임과 함께하는 4인조 밴드의 라이브 연주는 공연 내내 생생한 활기와 에너지를 더한다.

중학생 이상, 120,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312~329


최치언 작가와 김승철 연출이 펼치는 
유괘한 코믹극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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