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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해외자원개발, 시계는 멈쳤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5.01.19 09:18

여영래 전문기자

산업부 산하 소위 에너지공기업중 해외자원개발을 주도하는 공기관의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실무자들은 요즘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여야의원들로부터 뭇매의 대상으로 곤욕을 치렀는데, 이 고초가 채 가시기도 전에 연초부터 국정조사란 ‘심판대’가 이들을 잠 못 이루게 하는 등 신세가 말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시절만 하더라도 핵심국정과제로 채택돼 좌고우면할 겨를도 없이 앞 다퉈 해외로 뛰어 다닐 수밖에 없었던 업무적 강도만큼이나 시절이 바뀐 현 정부에서는 후유증의 크기로 부메랑이 돼 노심초사하고 있는 형국이다.

세상이 바뀌어 이들 공기업들에 대한 서릿발 같은 추궁의 타깃은 해외자원개발 자산을 부실하게 인수해 ‘바가지’를 쓰게 된 경위와 이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난 과도한 부채에 대한 책임론에 맞춰져 있음이다.

전 정부에선 신바람을 냈던 소위 자원개발 3인방 즉,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은 속된 말로 ‘공공의 적’이 돼 버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의 야당 측 의원들의 요구로 어렵사리 구성된 자원외교 특위는 지난 12일 국조 계획서를 채택함으로써 8부 능선은 넘어섰다. 야당 측은 신바람이 난 상태인데 반해 여당측은 정말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는 심드렁한 심기로 대별되는 일단면이다.

이번 국조의 최대 볼거리가 될 그 시절 결정권을 지닌 책임자들을 불러 세울 증인채택 문제에 대해선 여태 매듭을 풀지 못하고 있다. 양당 간 또 한차례 샅바싸움이 불가피하리란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는 형국이다.

국정감사도 그러하고 국정조사도 피할 수는 없다. 국회를 구성하는 295명(2015.1.19일 현재)에 달하는 의원들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와중에 치명상을 입는 것은 해외자원개발사업 그 자체다. 누구 하나 그 사업에 관한한 입에 올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기피의 대상이 됐다는 점이다.

짚어봐야 할 사안은 ‘해외자원개발사업’을 바라보는 관점(觀點)이다.

다만 앞서 열거한 에너지공기업들이 해외자산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부실한 일처리와 이로 인해 국부 낭비를 초래한 원인자에 대해선 엄중한 잣대로 옳고 그름을 가려내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는 당연한 이치다.

문제의 핵심은 해외자원개발을 위한 투자에 있어서는 그 특수성이 존재함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확실한 것은 리스크가 크고 투자비의 회수기간이 길며, 장기간이 소요되는 해외자원개발의 속성을 염두에 둘 때 정부가 한치 앞만 보고 정책적 결정을 한다면 더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한 구차한 설명보다는 확실한 방증이 불과 17년 전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당시 정부가 취한 정책적 판단과 현재가 너무 닮은꼴로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당시 한전을 비롯한 이들 에너지공기업은 물론이거니와 민간기업까지도 해외 자산매각을 통한 외화 거둬들이기에 팔을 걷어붙였던 전례가 오버랩 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우리의 해외자원개발 성공사례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미얀마 광구와 베트남 광구의 경우 투자비 회수가 가능한 생산단계에 이르는 데 무려 10~15년이 소요됐다. 자원개발 성과는 다른 일반적인 투자와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

작년 말 보장된 임기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갑자기 사퇴한 손양훈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이 퇴임전 한 워크숍 발제에서 강조한 말속에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 여영래 전문기자 yrye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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