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박순주 기자] 국내 연구진이 기존의 독성이 큰 항암제와 단백질을 합성해 암세포에만 작용하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했다.
특히 개발된 치료제는 소량의 방사선 치료만으로 암조직에서만 활성화되고, 지속적으로 약물 효과를 발휘해 부작용이 컸던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관심이 쏠린다.
암세포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주변 환경에 적응해 다양하고 복잡하게 진화한다. 이런 이유로 암세포는 약물 및 방사선 치료에 내성이 생겨 더욱 독성이 높은 치료가 요구되는 등 악순환이 이어져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KIST 의공학 연구소 권익찬 소장과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김상윤 교수 공동 연구팀이 "기존 방사선 치료의 1/6수준으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연구팀이 제작한 신개념 항암물질을 주사해 부작용을 최소화한 항암치료법을 개발했다" 15일 밝혔다.
암세포는 스스로 진화해 복잡하고 다양해 하나의 약물이나 치료방법으로는 완벽히 치료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암세포 내에 특정 표현형을 유도하고, 약물이 유도된 특정 표현형을 선택적으로 표적화한다면 암의 복잡·다양성을 극복할 수 있음을 알아내고 특정 표현형에 의해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항암제를 사용하는 암치료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또한 효과는 크지만 독성이 큰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치료제 구조를 변형한 펩타이드 기반의 새로운 약물을 개발했다.
개발된 약물은 펩타이드 기반의 약물이자 단백질과 암세포를 공격하는 약물로 구성돼 외부의 자극이 없을 때는 활성화되지 않아 인체에 무해하다.
그리고 개발된 약물은 세포가 특정 표현형으로 유도되어 사멸되면서 분비되는 효소(caspase-3)와 만나면 암세포를 공격하는 약물이 분리된다. 이렇게 분리된 약물은 암세포를 집중적으로 괴사시켜 항암치료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이처럼 약물을 활성화하기 위해 필수적인 효소분비를 위해 연구팀은 부작용이 적은 약한 강도의 방사선을 이용했다.
그 결과 기존 암 치료의 6분의 1의 소량의 방사선만으로 세포가 사멸돼 효소분비를 유도할 수 있었고, 이 효소를 통해 약물이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개발된 물질의 더욱 큰 장점은 이렇게 활성화된 약물이 암세포를 사멸시키고 이 과정에서 효소가 다시 분비돼 추가 방사선 치료 없이도 약물의 효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의사와 과학자의(MD-PhD)협력연구인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의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찾을 수 있다.
KIST 의공학연구소는 지난 2011년 11월 공동 교신저자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두경부암 전문 김상윤 교수를 중개연구프로그램 연구책임자로 초빙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의사 출신 국내 임상 중견과학자로 2014년 6월에 경북의대에서 KIST 의공학연구소로 옮긴 김인산 박사가 논문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KIST 의공학연구소에서 추진하고 있는 중개협력연구는 연구소의 원천기술을 임상에 적용하여 실용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의공학 첨단기술을 개발하는 선도적인 협력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권익찬 박사와 김상윤 교수는 “개발한 기술은 항암제의 효과가 암세포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기존의 항암제가 가지고 있던 부작용을 현저히 낮춘 항암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