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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투자에 환경, 사회, 윤리적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바로 사회책임투자다.
사회책임투자(SRI)는 투자대상의 재무적인 성과만이 아니라 ESG, 즉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등의 성과를 통합적으로 평가해 투자하는 진보된 투자철학이자 기법이다.
윤리투자, 지속가능투자, 책임투자 등 관점의 스펙트럼에 따라 다양한 용어가 쓰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투자계의 큰 손(Big Investor)이다. 올해 9월 기준으로 기금은 458조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 4위 규모의 연기금이다.
국민연금기금이 투자하고 있는 국내 기업만도 2013년 말 기준으로 총663개에 이르고 이 중 253개의 기업에는 5% 이상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어떤 투자 철학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기금을 운용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모습은, 더 나아가 경제의 모습은 지금과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필자의 표현을 쓰자면 국민연금은 투자계의 스파이더 맨이다. 또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Great Power Great Responsibility)는 게 스파이더 맨의 철학이다.
이런 이유로 지금보다 더 공정한 시장, 더 좋은 경제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국민연금이 수익성, 공공성, 안정성이라는 기금운용의 원칙에 충실하면서 큰 힘을 지금보다는 더 책임 있는 방식으로 사용하도록 직·간접적으로 촉구해 왔다. 사회책임투자는 그 중 가장 유력한 대안이다.
지난 12월 4일 국민연금 기금의 책임투자 고려와 공시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목희 국회의원이 지난해 8월 16일 대표발의한 법안이다. 법사위와 본회의를 남겨두고 있지만 낙관적이다.
당초 발의한 법안에 비해 후퇴했지만 사회책임투자 확대를 위한 법적인 근거 조항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한 법안이다.
법안은 우선 국민연금이 주식과 채권으로 기금을 운용할 때는 ESG, 즉 환경과 사회와 지배구조 등을 고려할 수 있고, 이 관련 사항에 대해 공시하도록 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공시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정부, 산업계, 노동계, 전문가 등 20명으로 구성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되지만, 여야와 정부 합의로 몇 가지 최소 사항은 부대의견으로 첨부됐다.
책임투자 정책과 계획과 촉진활동, ESG 기준, 주식과 채권 등 책임투자에 편입된 종목, 책임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과 성과평가 기준 등이다.
국민연금의 주식과 채권투자 규모는 약 413조원이다. 물론 ESG 고려는 자율이기 때문에 이 413조원을 모두 사회책임투자 방식으로 운용하지는 않겠지만, 올해 4월말 기준 6조4000억 원인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 중요한 점은 법이 통과되면 국민연금만의 사회책임투자 기준, 즉 ESG 기준을 정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가장 영향을 주는 ESG 지표들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기준을 만들 전망이다.
환경(E)만 보자면 에너지 사용량,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량 등 기후변화 대응 능력과 상관관계가 있는 지표들이 그 예이다.
그런 점에서 내년 1월 초 시행될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대응 능력은 빼놓을 수 없다. 또 환경 관련 법규 위반, 특히 화학물질 등과 관련한 각종 환경 사고 등도 투자기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부터 등록의무가 강화된 화평법, 벌칙과 과징금 규모를 대폭 확대한 화관법 시행은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 기준에 각종 환경 안전사고를 지표로 포함시킬 수 있는 강력한 근거들이다. 12월 9일 본회의를 통과한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환구법)’도 힘을 실어준다.
글로벌 투자자의 경우, 물 경영 능력과 관련한 지표들도 사회책임투자의 중대한 요소로 평가하고 있다. 환경은 사회나 지배구조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정량적이다.
이 말은 환경경영을 측정하는 상당 지표들이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 기준에 편입될 수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국민연금의 ESG 고려와 공시법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즉 CSR을 시장 친화적으로 촉진시키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법이 최종적으로 통과된다면 국민연금은 거액의 투자금을 두고 평가하고 저울질 할 것이다.
당신 기업의 환경적 성과를, 사회적 성과를, 그리고 지배구조의 건전성을. 그리하여 사회책임경영의 수준을. 대비는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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