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버스] 연말연시 달구는 영화 4편 (上)
연일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래서 이번 주 씨네버스 무비카트에는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일 수 있는 영화들을 모아 실었다.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제작 JK필름), <허삼관>(감독 하정우ㆍ제작 두타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감독 진모영·제작 아거스필름), <민우씨 오는 날>(감독 강제규·제작 (주)빅픽쳐). 요리법은 다르지만 아버지, 가족,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 대한민국 질곡의 역사라는 공통의 재료가 잘 버무러져 눈물샘을 자극한다. 눈물을 닦는 손수건은 셀프.
■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
가족애로 1000만 관객을 웃기고 울린 ‘해운대’ 윤제균 감독이 5년 만에 신작 ‘국제시장’을 들고 복귀했다. 이번에도 역시 메뉴는 누구나 좋아하는 가족애인데 재료는 아버지로 단순화했다. 대신 한국전쟁부터 이산가족 상봉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감동적으로 섞어 아버지 세대의 땀과 희생에 바치는 웰빙식으로 탄생했다.
윤제균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대학교 2학년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지 못했다. 영화로나마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서 만들게 됐다”고 고백한 바 있다. 실제 이 영화의 주인공 캐릭터 이름인 덕수와 영자는 윤제균 감독 부모님의 실명이다.
'국제시장'은 1950년대 한국전쟁, 60년대 광부·간호사 서독 파견, 70년대 베트남 파병과 80년대 이산가족 상봉 등 다사다난한 대한민국 역사를 관통하며 가장으로서 치열하게 살아온 '덕수'(황정민)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을 피해 피난 중이던 덕수는 흥남부두에서 자신의 손을 부여잡고 있던 동생을 놓친다. 이 죄의식 때문에 덕수는 평생 남은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한다. 공부 잘하는 동생의 학비를 대기위해 서독 광부로 자원하고, 철부지 막내 여동생의 결혼자금 마련을 위해 전쟁이 한창이던 베트남 속으로 들어간다.
‘국제시장’은 윤제균 감독 특유의 서민적 코메디와 1950년부터 2000년대까지의 대한민국 현대사를 생생하게 재현한 해낸 볼거리, 아버지에 대한 향수 마케팅 등이 일찌감치 관객들을 결집시켜 17일 개봉 첫날 18만 관객을 끌어 모았다.
윤제균 감독의 바람대로 아카데미 작품상 등 6개 부문을 휩쓸면서도 개봉 년도 최고 흥행을 거뒀던 ’포레스트 검프‘처럼 흥행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연타석 1000만 영화의 고지에 서는 최초의 감독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하정우 감독의 ‘허삼관’
감독 겸 배우 하정우의 두 번째 연출작 ‘허삼관’은 2015년 1월 15일 식탁에 오른다.
위화의 대표작 ‘허삼관 매혈기’를 1950, 6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재해석했다. 하정우와 하지원, 정만식, 김성균, 전혜진, 장광, 이경영 등을 버무려 아버지의 고단함을 코믹휴먼드라마로 조리했다.
'허삼관'은 중국의 대표적 소설가 위하의 대표작 '허삼관 매혈기'를 원작으로 하고있다. 원작 '허삼관 매혈기'는 가족을 위해 피를 파는 한 남자의 고단한 삶을 중국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낸 장편소설이다. '허삼관 매혈기'는 위하에게 중국 작가 최초로 제임스 조이스 기금과 이탈리아의 그린차네 카보우르 문학상, 미국 반스 앤 노블 신인작가상, 프랑스 문학예술 훈장을 안겼다.
지난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열린 '허삼관' 제작보고회에서 연출과 허삼관 역을 맡은 하정우는 "매혈 자체가 아닌, 가족을 위한 희생, 즉 가족애에 더 무게를 두기위해 제목에서 '매혈기'를 뺐다"며 "허삼관과 그의 가족이 왜 피를 파는지와 그 후 전개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경영은 “아버지의 사랑은 동맥과 같고, 어머니의 사랑은 실핏줄과 같다”면서 “영화 허삼관은 동맥과 실핏줄이 얽힌 사랑에 대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피가 없으면 우리 못살지 않나”라고 말했다.
‘허삼관’에서 하정우는 마을 최고의 미녀를 아내로 맞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세 아들을 키우며 남부럽지 않게 지내던 중 예상치 못한 사실로 위기를 맞게 되는 남자 ‘허삼관’ 역을 맡았다. 여기에 만인의 로망에서 허삼관의 아내가 된 ‘허옥란’ 역은 하지원이 열연했다. 하정우와 하지원이 펼치는 밀당 연애부터 깨알같은 조연들의 환상적인 앙상블이 잘 숙성된 기대작이다.
에너지경제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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