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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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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e+ 삶의 질] 폭염에 심장박동 이상…‘부정맥 돌연사’ 주의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16 16:20

■ 6월 '30도 이상 고온'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 위험

체온중추 조절력 약화 따른 혈압변동 건강에 악영향

부정맥 노인환자 증가세…불규칙 맥박 돌연사 유발

과음·과로 피하고, 무리한 운동보다 가벼운 걷기 권장

서울성모병원 오용석 교수

▲서울성모병원 오용석 교수가 부정맥의 하나인 심방세동의 증세와 진단·치료법을 설명하면서 “부정맥의 자각 소견이 느껴지면 빨리 의사의 진료를 받거나 응급실로 지체 없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서울성모병원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됐다. 예년 보다 빠르게 찾아온 폭염으로 6월 중순인데도 전국이 벌써 30도 이상의 뜨거운 낮 기온을 보인다. 이미 남부지방뿐 아니라 중부지역에까지 기상청의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폭염특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 35℃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예상될 때는 '폭염경보'가 각각 발효된다.


이런 기상이변은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되면 인체는 체온중추의 방어기능이 작동해 땀을 흘리고, 보다 원활한 혈액 순환을 통해 체온을 조절한다. 이때 많은 양의 혈액을 신속히 말초혈관까지 보내기 위해 심장이 강하게 빨리 박동한다. 또한, 호흡수를 증가시켜 열 발산을 돕는다.


환자나 노약자의 경우 체온중추의 방어기능이 떨어져 몸 스스로 대처하는 데 한계에 부닥친다. 고혈압·심장병·당뇨병·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환자는 매우 위험하다. 과로·과음을 하거나 잠을 제대로 못 잔 경우에도 체온 조절과 방어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무더위에 계속 시달리다 보면 체온중추의 조절력이 약해질 수 있다. 인체가 더위를 느끼면 적정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활발히 이뤄지게 되는데, 이는 하루 동안에 혈압이 들쭉날쭉 오르내리는 '혈압 변동'을 일으켜 혈관에 무리를 준다. 30대 이상 성인의 30%가 넘는 고혈압 환자들이 부정맥(不整脈)이나 협심증·뇌졸중 발생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이다.




무엇보다 폭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맥박이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오용석 교수는 “기온이 올라가면 확장된 말초혈관으로 피가 몰리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은 더 많은 혈액을 보내려고 빨리 강하게 뛴다"면서 “심근수축의 증가는 부정맥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장 두근거림이 전형적 증상…심실·심방세동 적극 치료를


부정맥은 심장의 정상적인 박동 리듬이 깨져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를 말한다. 심장의 전기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기거나 △심장의 과부하 △인체의 과로 △정신심리적인 흥분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한다. 심장의 선천적 기형이 있거나 △협심증·심근경색 △판막질환 △심근병증 등 다른 심장질환으로도 생길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연간 부정맥 진료환자는 지난 2018년 37만 1445명에서 매년 계속 늘어나 2022년 45만 9729명을 기록했다. 인구 고령화로 노년층에서 환자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부정맥은 일상생활에 거의 지장이 없는 가벼운 부정맥부터 1∼2분만 지속해도 사망할 수 있는 치명적인 부정맥까지 범위가 다양하다.


가장 가벼운 증상의 부정맥은 '조기 수축'이다. 정상적으론 동방결절에서만 전기가 만들어지는데 심방이나 심실에서 정상맥박보다 빨리 전기를 만들어 엇박자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부정맥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이다. 심장이 계속 빠르게 뛰거나, 간헐적으로 심장 박동이 하나씩 건너뛰거나, 강하게 약하게를 반복하거나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양소영 교수는 “부정맥 중 가장 흔하고 꼭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부정맥이 심방세동"이라며 “심방세동도 적극 치료·관리해야 하지만, 심실세동은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더욱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양소영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양소영 교수가 부정맥의 여러 가지 진단법을 설명하고 있다. 양 교수는 “이상한 증상이 느껴질 때마다 스마트워치로 기록해 두고 의료진과 공유하면 진단과 치료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강동경희대병원

심방세동은 심방의 여기저기서 매우 빠르고 불규칙한 맥박이 '부르르∼' 떨리듯 발생하는 것으로, 뇌졸중과 심부전의 주요 원인이다. 반면에 심실세동은 뇌졸중과 심부전의 원인이면서 자체적으로 전조증상 없이 돌연사(급성심장사망)를 유발한다. 돌연사의 약 90%는 심실세동이 원인으로 꼽힌다.


부정맥이 있는 환자들은 술·담배·카페인을 끊고, 과로를 피하고 스트레스를 잘 풀어야 한다. 심장병을 적극 치료하고,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동맥경화 같은 만성질환을 적극 치료하는 것은 스트레스 관리와 함께 기본에 속한다. 평소 심장에 부담이 적은 적당한 운동, 즉 호흡이 가쁜 심한 운동보다는 걷기 등 편안한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 24시간 심전도, 휴대용 레코더, 삽입형 검사 등 진단법 발전


요즘 같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운동을 과하게 하는 것은 특히 삼가야 한다. 오용석 교수는 “△심장이 두근대며 혈압이 떨어져 어지럽고 수족에 힘이 쭉 빠지고 △식은땀이 나거나 △갑자기 숨이 찬 증상 △지속적인 흉통 △심한 현기증 등 부정맥의 자각 소견이 느껴지면 빨리 의사의 진료를 받거나 응급실로 지체 없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정맥을 진단하는 가장 기본방법은 심전도 검사다. 팔과 다리, 그리고 심장 주변 가슴에 전극을 붙여 심장의 전기 활동을 기록하는 검사로, 안정을 취한 뒤 누운 상태에서 심장의 리듬을 기록한다.


그런데, 부정맥은 심전도 검사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도깨비와도 같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전도보다 더 전문적인 진단법 적용이 필수적이다. 보통 24시간에서 72시간 동안 가슴에 기계를 부착하고 심장의 리듬을 검사하는 '생활심전도(홀터) 검사'가 필요하다. 평소 휴대용 심전도 측정 장비를 휴대하고 다니다가 증상이 발생하면 기록하는 '이벤트 레코더 검사', 심장 부위 피하에 작은 칩을 넣고 최장 3년까지 기록하는 '삽입형 심전도기록장치 검사'도 있다.


운동부하검사로도 부정맥을 진단한다. 운동부하검사는 심전도로는 부정맥이 진단되지 않고 운동으로 부정맥이 유발되거나 악화하는 지 여부를 확인할 때 사용한다. 러닝머신처럼 생긴 기계나 자전거를 이용해 운동강도를 점차 늘려가며 증상의 발현, 혈압, 심박수 및 심전도의 변화를 측정한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의 심전도 측정 기능도 부정맥 진단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양소영 교수는 “이상한 증상이 느껴질 때마다 스마트워치로 기록해 두고 의료진과 공유하면 부정맥 진단, 치료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정맥 치료는 △약물요법(항부정맥제 복용이나 정맥 주사) △인공심장 박동기 이식 △고주파 전극도자전제술 △삽입형 제세동기 등 다양한 치료법이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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