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 16일(일)



[EE칼럼] 석유 탐사 성공률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11 11:05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지하 수천 미터 아래 묻혀있는 석유를 찾는다는 것은 모래 해변에서 바늘 찾기보다 어려운 일이다. 눈감고 아무 곳이나 시추를 수행하여 석유를 찾을 수 있는 노릇도 아니다. 지상에서 눈으로 땅속을 볼 수도 제대로 평가할 수도 없으니 당연히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다. 과학적인 방법과 축적된 경험을 통해 합리적인 탐사 과정을 거쳐도 석유를 발견할 확률보다는 발견하지 못할 확률이 훨씬 높은 것이 사실이다.


잘 알려진 바대로 석유개발사업은 불확실성이 큰 대표적인 고위험 사업, 즉 성공율이 낮은 사업이다. 축적된 자료와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석유 탐사, 개발 및 생산 기술에서도 커다란 진보가 있었지만 여전히 성공 확률은 낮다. 고위험 사업인 석유사업의 탐사성공율이 낮은 태생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석유개발 사업은 크게 탐사(Exploration), 개발(Development), 생산(Production) 단계로 구별할 수 있다. 탐사는 석유가 어디에 얼마만큼 부존하고 있는지 알아내는 단계를 말하며 시추를 통하여 석유의 부존을 확인한다. 석유가 지하에 부존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동시에 충족이 되어야 한다. 탐사단계에서는 석유가 부존할 수 있는 구조(Trap 이라고 부르며 저류암과 덮개암으로 구성됨)를 찾는 일부터 시작하며 이는 대표적인 물리탐사 방법인 탄성파탐사를 통하여 지하 암석층의 구조를 파악한다. 가장 대표적인 구조가 사발을 엎어 놓은 모양의 배사구조이다. 즉, 석유가 있을 만한 유망구조를 먼저 찾은 후 시추를 통하여 유망구조내 석유의 부존여부를 확인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사실은 우리가 탐사를 통해 찾은 유망구조안에 석유가 부존한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유망구조내에 석유가 부존할 수 있는 조건을 무엇일까 ? 먼저, 인근 지역에서 풍부한 유기물이 있는 퇴적암으로부터 석유가 만들어져야 한다. 석유가 만들어진 이 암석을 근원암(Source rock)이라고 하며 대표적인 암석이 셰일층이다. 근원암에서 만들어진 석유가 우리가 찾은 저류층 (Reservoir; 석유가 부존하는 암석을 말함) 구조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지하 암석층을 따라 이동하여 현재의 저류층까지 도달되어야 하며 이를 이동(Migration)이라고 부른다. 즉, 석유가 시추를 통하여 발견되기까지는 근원암에서 석유가 생성되어야 하고 이것이 다공질 암석을 통해서 이동하여 저류층에 집적되어야 한다. 즉, 석유가 발견되기 위해서는 근원암-석유생성-이동-저류층-집적구조가 동시에 존재해야하며 순서대로 발생 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중에 하나라도 결핍이 되면 석유 발견가능성은 제로(Zero)가 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석유탐사에서 성공할 확률이 낮을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어떤 새로은 지역에서 처음으로 석유가 발견되면 앞에서 언급된 여러 조건들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거나 확인되었기 때문에 기존 석유발견 인근지역의 탐사 성공률은 높아질 수 있다. 시추 전에 물리탐사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유망구조의 크기와 저류층의 두께와 품질을 평가하여 지하에 부존할 수 있는 석유의 양을 추정하여 자원량을 계산하게 된다.


탐사단계에서 석유발견에 성공하여 경제적 개발이 가능한 충분한 양이 부존하면 개발 단계로 진입하게 되며 이때부터 매장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어떤 회수 방법을 사용하여 얼마나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는지 정확한 매장량 평가를 실시하여 사업의 경제성 평가를 완료하게 된다. 정확한 생산량 예측에 따라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생산 관련 설비를 건설하고 수년에 걸쳐 생산준비를 완료하게 된다.




석유탐사에서 개발단계를 걸쳐 경제적 규모의 생산에 이르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20% 내외의 낮은 탐사성공률을 보여주지만 성공할 경우 장기간에 걸쳐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 또한 탐사에서 생산에 이르는 기간도 10년이 넘게 소요된다. 이처럼 석유개발 사업은 낮은 성공률과 장기간 투자가 요구되기 때문에 많은 탐사사업을 동시에 수행하고 장기간 투자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대규모 회사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같이 해외자원개발에 의존하는 비산유국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국가 에너지확보를 위한 성공적인 자원개발을 위해서는 국내 대륙붕 개발을 포함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계획하에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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