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5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가계대출은 작년 12월(2000억원)부터 올해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해 4월 1조200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5월 4000억원, 6월 2000억원 등으로 증가 폭이 둔화되다가 결국 7월 감소세로 전환했다.
가계대출을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91조원으로 전월 대비 2조원 증가했다. 이 중 1조1000억원은 전세자금대출 증가분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매매 관련 자금수요 둔화에도 집단 및 전세자금 대출 취급이 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일반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7월 말 기준 268조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2000억원 감소했다. 작년 12월 이후 8개월째 감소세다. 특히 7월 신용대출 감소 폭은 2004년 1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7월 기준으로 가장 컸다. 대출금리 상승과 함께 정부의 대출규제 지속 등의 영향으로 감소 폭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7월 중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137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2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2009년 6월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1월 13조3000억원, 2월 6조3000억원, 3월 8조6000억원, 4월 12조1000억원, 5월 13조1000억원, 6월 6000억원 등으로 7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중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937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8000억원 증가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이어진 가운데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7월 25일 부가가치세 납부, 시설자금 수요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대기업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5조4000억원 증가한 199조6000억원이었다.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에 따른 기업대출 수요 확대 등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7월 은행의 수신 잔액은 2200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0조3000억원 감소했다. 수신 종류별로는 수시입출식예금이 53조3000억원 감소했다. 2002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감소 폭이 가장 크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저축성 예금으로의 자금이동, 부가가치세 납부 등을 위한 기업자금 유출 등의 요인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
다만 정기예금은 은행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제고 노력,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및 기업 자금 유입 등으로 전월 대비 31조7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7월 한 달 간 14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MMF는 국고 여유자금 유입 등으로 전월보다 7조4000억원 증가했다. 주식형펀드와 기타펀드는 전월보다 각각 2조8000억원, 4조5000억원 유입된 반면 채권형펀드는 1000억원이 이탈했다.
한편,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중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원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1.7%로 작년 하반기 이후 둔화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당국은 진단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2조5000억원 증가한 반면 기타대출은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3조6000억원 감소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3000억원 감소했고, 제2금융권은 8000억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