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REC 현물시장의 모습. |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신재생에너지 전력 가격이 9일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전력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이 함께 오르면서다.
신재생에너지 전력 가격이 치솟으면서 가뜩이나 경영악화에 시달리는 한국전력공사와 발전공기업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발전공기업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에 따라 일정한 의무공급 비율을 채우기 위해 REC를 구매해야 한다.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로부터 전력을 SMP 기준으로 구입하며 발전공기업 등 RPS 이행 업체의 REC 구입 등 비용을 보전해준다.
신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털에 따르면 이날 신재생에너지 평균 전력가격은 1MWh당 26만8631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인 지난 4일 26만6815원보다 0.6%(1816원) 높은 수준이다.
육지기준 하루 평균 SMP 1MWh당 20만6580원과 이날 열린 REC 현물 거래시장의 평균가격 1MWh(REC)당 6만2051원을 합해서 나온 결과다.
SMP가 역대 최고 기록에 근접했고 REC도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나타나면서 신재생에너지 가격을 역대 최고치로 끌어올린 것이다.
REC 가격이 3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오른데다 SMP까지 이 REC의 3배 이상 치솟았다.
SMP는 글로벌 에너지 대란 등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비싸지면서 올랐다고 분석됐다. SMP는 에너지원 중 가장 비용이 비싼 LNG를 기준으로 보통 결정된다.
SMP의 역대 최고기록은 지난 4월 18일 세운 1MWh당 20만8080원이다. 당시 REC 현물 거래시장의 평균가격은 1MWh당 5만3523원이었다. 그날 SMP와 REC가격을 합친 신재생에너지 가격은 26만1603원이었다. SMP가 최고기록이었으나 REC 가격이 비교적 낮아 신재생에너지 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날 REC 현물시장 평균가격은 1REC당 6만2051원을 기록했다. 지난 4일 1REC당 6만426원으로 처음 6만원대를 돌파한 뒤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1REC당 6만원이 넘어선 것은 지난 2019년 7월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이다.
REC 현물시장 가격의 최고 기록은 지난 2017년 6월 1MWh당 13만35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6월 월평균 SMP는 8만2710원 수준이었다. 당시엔 SMP가 REC 가격 수준을 따라가지 못했는데 지금은 크게 역전했다.
REC 현물시장 가격이 최근 높아지는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5일 올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 결과 발표로 꼽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고정가격계약 낙찰가격(SMP+REC가격) 중 REC 가격이 최근 REC 현물시장 거래 가격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REC 현물시장 가격이 상반기 고정가격계약 REC 가격에 키 맞추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고정가격계약 입찰 결과 REC 가격이 높게 책정되자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앞으로 가격 상승을 예상해 현물시장에서 REC를 높은 가격에 팔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물시장이 아닌 REC를 판매하는 방법으로 태양광에 대해 실시되고 있는 RPS 고정가격계약의 올해 상반기 입찰결과 낙찰가격 중 REC 가격이 비교적 높게 책정됐다.
사업자들이 올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생각하고 높은 가격에 입찰한 결과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에서 처음으로 미달사태를 빚었다.
올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의 평균 낙찰가격은 1MWh당 15만5270원이다. RPS 고정가격계약은 계통한계가격(SMP)와 1REC 가격의 합으로 이뤄진다.
올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의 SMP 기준가격은 1MWh당 8만5900원으로 정해졌다.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의 REC 판매가격은 평균 낙찰가격 1MWh당 15만5270원에서 SMP 기준가격 8만5900원을 빼면 알 수 있다.
올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의 1REC 평균 가격은 6만9370원인 셈이다.
이날 현물시장에서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1REC당 6만2051원보다 7319원이나 높다.
REC 현물시장 가격이 앞으로 당분간 더 오를 수 있는 신호다.
올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의 1REC 평균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6만1210원보다 8160원(13.3%)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의 경쟁률은 2.49대 1이었으나 올해 상반기는 0.69대 1을 기록했다.
REC 가격이 비싸지면 그만큼 REC를 구매해야 하는 발전공기업의 REC 구매 비용이 늘게 된다. 발전공기업 등 대규모 발전사들은 RPS 의무비율에 따라 올해 발전량의 12.5%를 신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발전 공기업 등 RPS 이행 업체들은 신재생에너지를 내부에서 자체 공급, REC를 발급받거나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와의 고정가격계약 또는 현물시장 구입 등의 방식으로 외부에서 REC를 구매해 의무량을 채운다.
발전 공기업 등의 REC 확보 또는 구매 비용은 한전이 전기요금의 일부로 징수해 조성하는 기후환경요금 재원에서 보전받는다.
올해 기후환경요금 재원에서 지급될 RPS 구매비용 예산으로 총 3조1905억원이 잡혔다.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