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준석 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연합뉴스 |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양보하기로 한 지난해 약속을 지키는 대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협조하기로 했던 국민의힘도 약속 취지를 이행하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를 "눈속임", "입법폭주" 등으로 일축하면서 민주당이 ‘실력 행사’에 나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저는 후반기 원 구성을 하며 그동안 쌓인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봤다"며 "그래서 협치를 복원하기 위해 저로서는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법사위원장을 내줄테니 국민의힘도 양당 간 합의를 지키자고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 원내대표가 통큰 결단으로 양보를 했으면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여당으로서 민생고에 시달리는 국민의 마음을 살펴 밤새 약속을 지키자고 매달려도 모자랄 것"이라며 "하지만 여당은 그 어떤 양보도 없이 절벽같이 고집만 피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비상시국에 대통령은 나토행에 올랐고 여당 원내대표도 필리핀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됐다"며 "협상 상대를 무시한 것도 모자라 아예 대화 자체를 포기한 무책임한 협상 농단"이라고 꼬집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필리핀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해 7월 1일 새벽 귀국할 예정이다.
박 원내대표는 "아무리 아마추어 정부, 야당 티를 못 벗는 여당이라지만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도가 지나치다"며 "국정운영 우선순위에서 민생과 협치는 밀려도 한참 뒤로 밀렸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출범 두 달이 다 되도록 국정의 갈피조차 못 잡고 매일매일 초단타 국정운영에 빠져있는 윤석열 정권과 여당의 앞날이 위태롭기 그지없다"며 "지금은 공항에 체크인할 때가 아니다. 민생 체크인, 국회 체크인이 급선무"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늘 7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한다. 6월 말까지는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여당을 설득하는 협상에 임할 것"이라며 "그 사이 여당이 전향적인 양보안을 제시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런 민주당의 엄포에 "2020년 전반기 국회의 재연이 될까 매우 우려스럽다"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소집한다면 이는 입법 독주 재시작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원내대표는 "더욱이 지금은 국회의장이 공석인 상황으로 의사 일정을 작성할 주체가 없다. 국회법상 본회의 개의 근거 규정 역시 없다"며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인 본회의 소집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원 구성과 검수완박을 연결 지어 국회 사법개혁특위 구성 협조 및 헌법재판소 제소 취하를 요구하는 것에도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쇄신하겠다고 했지만 눈속임이었다"며 "또다시 입법 폭주로 사사건건 정부 발목잡기에 나선다면 정부는 제대로 일할 수 없거니와 민생은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 원내대표는 회의 뒤에도 필리핀 출국 전 민주당과 접촉 계획에 "타결 가능성이 전혀 없기에 만남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요구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만나면 저쪽이 쇼를 한다고 비판할 것이고, 안 만나고 가면 원내대표가 뭘 했느냐는 비판이 나올 것"이라며 "어느 쪽이든 비판이 나오기에 지금 상황에선 만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제가 특사로 가기로 결정된 건 3주 전의 일이고 이미 일주일 전에 공개됐다"며 "야당 원내대표의 부재를 틈타 국회를 독단적, 일방적으로 운영하는 건 기본적인 정치 도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의장단 선출 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국회 상황에서 민주당은 남자를 여자로 바꾸는 것 외에는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그만큼 절대 의석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