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노동자의 평균 임금 상승률이 주요 5개국(G5) 대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비용이 크게 늘면서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6일 발표한 우리나라와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 G5(주요 5개국)의 노동비용 증가 추이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임금 근로자의 1인당 연간 평균 급여는 2000년 2만9238달러에서 2020년 4만1960달러로 43.5% 증가했다. 이는 1인당 연간 평균 급여는 구매력평가(PPP)를 토대로 산출됐다. 반면 같은 기간 G5의 1인당 연간 평균 급여는 4만3661달러에서 5만876달러로 16.5% 늘었다. 우리나라의 임금 상승률이 G5 평균의 2.6배에 달하는 셈이다.
또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인구 3000만명 이상인 회원국 11국 중 두번째로 임금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처럼 노동비용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데 비해 노동생산성 증가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한경연이 국내 노동 관련 지수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4년부터 2019년까지 15년간 통계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제조업 근로자의 1인당 노동비용은 88.2% 증가했지만 노동생산성은 73.6% 느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G5의 평균 노동비용 증가율과 노동생산성 지수 상승률은 각각 36.1%, 30.8%였다.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1인당 노동비용 증가율과 노동생산성 간 상승률 차이는 14.6%포인트p로, G5 평균(5.3%p)보다 높다.
더구나 최근 5년(2016∼2021년)간 한국의 최저임금이 44.6% 상승하면서 G5 평균(11.1%)의 4배를 웃도는 등 노동비용이 갈수록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경연은 진단했다.
노동비용의 증가는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물가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한경연이 2011∼2021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급여 자료가 모두 있는 국내 상장사 1369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인건비 증가율은 54.5%로, 매출액 증가율(17.7%)의 3.1배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