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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규봉 현대LNG해운 사장 "글로벌 영토확장...2025년 세계 톱10 LNG선사 도약"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7.29 15:41

싱가포르 파빌리온 등 세계 일류 화주로부터 잇달아 수주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와 단일 선사 역대 최대규모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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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네 가지 핵심전략 실천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계획이다."

이규봉 현대LNG해운 사장이 지난달 말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7층에 위치한 회사 본사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밝힌 포부다. 이 사장이 꼽은 네 가지 핵심전략은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운송계약 확대 및 △신규 스몰 앤 미디움 스케일 사업 진출 △액화화물 운송사업 추진 △해상터미널(FSRU) 등 LNG 연관 산업으로의 확장 등이다.

이 사장은 지난 2014년 7월 1일 HMM(옛 현대상선)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현대LNG해운 출범 4년여 만에 대표 집행임원(사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후 이 사장이 가장 먼저 단행한 일이 기업체질 개선과 사업구조 변경을 위한 내·외부 전략 수립 및 실천이다. 출범 직후부터 이어져 오던 대내·외 경영환경 악재로 인한 다양한 경영적 난관과 수익성 하락을 극복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그동안 이 사장은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비즈니스 무대를 글로벌 시장으로 넓히고자 광폭 행보를 이어왔다. 코로나19로 발이 묶인 최근 1년 반을 제외하고 취임 후 2년간 1년에 3분의 1은 해외 출장으로 시간을 보냈다. 2년간 150여 곳의 사업 파트너를 직접 만나 새로운 화주 확보를 위해 발로 뛰었다.

그 결과는 달콤한 결실로 돌아왔다. 싱가포르 파빌리온, UAE(아랍에미리트연합) BGN,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스페인 렙솔 등 세계 일류 화주들로부터 잇단 수주에 성공했다.

출범 당시 현대LNG해운이 보유한 운영 선박 수는 모두 7척. 최근에는 현재 운용 선대 규모를 초과하는 10~15척(옵션 포함 시)의 신조 선박 발주를 완료했다. 이 외에도 최종 협상단계에 있는 여러 건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가 전부 가동되는 2025년 현대LNG해운은 2020년 대비 자산규모 약 3배 성장, 세계 톱10 LNG선사로 진입하는 글로벌 위상을 갖출 전망이다.


"글로벌 LNG 수송시장서 한국 선사 독보적 역량 입증 쾌거

현재 운영 중인 선박 7척 더해 10~15척 신규 발주 완료

2025년 자산규모 3배 키워 글로벌 플레이어로 거듭날 것"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움은 없었나.

▲해외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으나 화상 컨퍼런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큰 영향은 없었다. 다만 선원 교체 당시 한차례 어려움은 있었다. 한국에 도착한 선박에서 선원 교대가 이뤄져야 하는데 검역으로 인해 교대가 늦어졌던 적이 있다.

-취임 후 기업체질 개선, 사업구조 변경에 크게 신경 썼다. 이유는.

▲2014년 미국 셰일가스 운송을 위한 한국가스공사 입찰에서 2척(현대프린스피아호, 현대피스피아호)을 낙찰 받아 2017년부터 운항을 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부정적 경영환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위기는 지속됐다.

장기 전용선계약 특성에 기반 한 안정적인 사업운영과 이윤을 기대했으나 2014년 3분기부터 시작된 급격한 유가하락은 연료비 마진을 크게 감소시키는 계기가 됐다.

수송계약구조 변경도 수익성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2014년 하반기 진행된 미국 셰일가스 수송입찰부터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이러한 입찰방식이 수익성 악화요인 중 하나가 됐다. 최저가입찰(또는 가격입찰) 방식이 전 세계적으로 일반적인 형태이기는 하지만, 국내 선사 간 출혈 경쟁으로 인해 기존 운영방식 대비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선대감소(7척→6척)도 영향을 미쳤다. 예멘으로 기항하던 현대에코피아호가 2015년 4월 예멘 내전사태로 인해 선박운항이 불가능해 졌고, 이 현상이 장기화 됐다. 현대상선과의 영업양수도 계약에 따라 현대에코피아호를 2016년 1월에 반선, 장기 선박운항 불가에 따른 운임 미수취 등의 상황은 피했으나 당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선박을 잃고 운영척수가 감소하게 된 것은 큰 손실이었다.

여기에 2017년부터 운항을 시작한 미국 셰일가스 선박 2척이 가져온 수익개선 효과는 미미했다. 회사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 변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했다.

-취임 후 추진 전략과 성과는.

▲수익성이 악화되고 가스공사와의 장기계약 만기 시 특별한 대안이 없는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존전략 수립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의 신규사업 진출’이라는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전략을 수립·이행했다.

추진과제 실천을 위해 국내 해운회사 최초로 서구형 인사제도인 직무급제도를 도입했다. 단기간 내에 해사기능을 안정적으로 내재화하는 한편, 이를 통해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수의 국내외 신규프로젝트에 낙찰되는 성과를 거뒀다.

싱가포르 파빌리온, UAE BGN,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스페인 렙솔 등에서 잇단 수주에 성공했다. 장기 운송계약 낙찰에 성공한 선박 수만 최대 15척(옵션선박 포함)에 달한다. 랩솔과 진행해 온 추가 LNG선 1척에 대한 운송계약은 지난 22일 체결했다.

이 외에도 현재 최종단계 협상 중인 프로젝트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국내 화주와 LNG선 1~2척, 카타르가스 LNG선 4척 내외(한국선사 간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 중) 등의 입찰이 진행 중이다.

특히 EPIK사와 함께 호주 뉴캐슬항 기반의 FSRU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인데, 성공 시 국내 최초의 FSRU 운영사가 되는 성과를 얻게 된다.

-최근 국내 해운 선사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체결에 성공했다. 어떤 프로젝트인가.

▲지난 5월 말레이시아 최대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와 체결한 LNG 장기용선 계약이다. 이번에 체결한 용선계약은 총 3척(확정)의 LNG 운반선 장기계약 및 옵션 3척을 포함할 경우 단일 선사 수주 건으로는 국내 해운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된다. (인터뷰 이후 페트로나스와 현대LNG해운은 지난 7월 27일 옵션행사 계약을 가졌음)

이번 계약 체결로 현대LNG해운은 페트로나스가 2024년부터 LNG 캐나다 프로젝트에서 생산하는 LNG를 월드와이드로 수송할 계획이다. 함께 수주에 성공한 현대중공업은 LNG 운반선 건조를 맡는다.

페트로나스 프로젝트는 한국 LNG선사와 한국 조선소가 협력해 해외 국영 에너지사의 대규모 계약을 일괄 수주한 국가적 프로젝트다. 특히, 현대LNG해운이 국내 선사를 대표해 글로벌 LNG 수송시장에서 한국선사의 독보적인 역량을 입증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

스탠드

-잇단 수주 성공비결은 무엇인가.

▲2018년 취임 후 2년 간 해외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때 해외 파트너사와 다양한 방식으로 릴레이션십을 강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직접 만나 끊임없이 현대LNG해운의 회사 비전을 공유하고 설득해 나갔다. 여러 차례 스킨십 기회를 갖고 신뢰를 쌓다 보니 기회가 왔다. 그 기회를 잘 살린 것이 주효했다.

현대LNG해운의 경우 선박 운항에 대한 신뢰는 이미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 수십 년 간 한국가스공사 LNG 물량 수송을 통해 운항 및 오퍼레이션 능력은 검증을 완료한 상태다. 서비스 제공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 생각했다.

실패는 반면교사로 삼았다. 폴란드국영석유공사와의 국제입찰이 거의 성사 단계에서 실패한 적이 있다. 그때 그동안 쌓아 놓은 인간적인 신뢰가 작용했다. 폴란드국영석유공사 측에서 우리가 왜 최종 단계에서 탈락하게 됐는지 아주 디테일하게 설명해 줘 큰 도움이 됐다.

당시 부족한 부분을 체크, 보완한 후 계약 수주에 나서 페트로나스 등 다양한 결실로 이어졌다. 실패를 통해 성과를 얻은 셈이다.

특히 페트로나스와의 계약 체결은 LNG선박을 운영하는 자회사를 제치고 수주에 성공한 것이어서 더욱 뜻 깊다.

-LNG 외 액화석유가스(LPG) 운송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난 2019년 3월 국내 대표 LPG수입사인 E1과 LPG 선박(86K cbm)의 7년 용선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올해 3월에도 E1과 같은 규모의 LPG 용선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이에 최근 대우조선해양과 건조계약을 체결하고 옥포조선에서 대형 LPG운반선(VLGC) 3척의 건조가 진행 중이다. 건조를 완료한 선박은 2023년 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LPG운반선은 LPG 이중연료 추진 장치가 적용된 친환경 선박으로 건조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연료절감 기술도 적용돼 경제성 측면에서도 효과적일 것이라 기대한다.

-향후 계획은.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의 도약이다.

현재까지 거둔 성과만을 봤을 때 현대LNG해운은 2020년 대비 2025년 자산규모 3배, 매출 2.2배, 현금창출능력(EBITDA) 17배 성장이 기대된다. LNG 선박 운영척수 기준으로는 글로벌 탑 10 LNG선사로의 진입이 가능하다. 한국 해운회사의 LNG 수송역사상 유래 없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자평할 수 있다.

현재까지 거둔 성과도 눈부시지만 안주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지금부터가 진짜 실력이 드러나는 중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내실경영을 기하면서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규봉 사장 주요 프로필>

▲ 현대LNG 해운 대표 집행임원(사장)

▲SK그룹

▲SK E&S 글로벌사업개발본부장, LNG사업운영본부장

▲SK 홀딩스(SUPEX추구협의회) 기업문화실

▲SK해운 성장전략실장, 전략기획본부장, 가스선사업본부장

▲BP 시니어 레벨 리더

▲Bain & company 시니어 컨설턴트

▲유공해운 기획, 사업개발, 국제금융 담당

▲펜실베니이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MBA)

▲서강대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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