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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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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만들고 나는 팔고"…K-제약바이오, 중기와 손잡고 K진단키트 ‘윈윈’ 시너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5.12 00:34

- 제품·영업력 강점 활용…수출 계약 체결 등 시너지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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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마시스 코로나 자가진단용 진단키트.

[에너지경제신문 이나경 기자]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중소 진단키트 업체와 코프로모션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코프로모션은 한 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다른 기업이 가진 유통 및 영업망을 활용해 제품 판매를 촉진하는 것을 말한다. 진단키트 개발 및 생산 능력을 갖춘 중소 진단키트 업체는 유통망을 넓혀 제품 판매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이와 손 잡는 제약바이오기업은 큰 어려움 없이 신사업에 진출하고 덤으로 매출 규모까지 키울 수 있는 셈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이 이러한 코프로모션 효과를 통해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평가되는 자가진단키트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했다. 국내에는 유전자증폭(PCR) 진단키트 개발사는 많지만, 자가진단키트를 개발한 곳은 많지 않아 이들의 시장가치가 높은 편이다.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는 면봉을 양쪽 콧속에 넣어 분비물을 채취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15~30분 이내 바이러스 유무 확인이 가능하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자가진단키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STANDARD™ Q COVID-19 Ag Home Test)와 휴마시스(Humasis COVID-19 Ag Home Test) 뿐이다. 이중 셀트리온은 휴마시스와 한미약품은 SD바이오센서와 협업을 진행해 관련 제품에 대한 판매권을 획득한 것.

먼저 셀트리온의 경우 휴마시스 자가진단키트의 개발부터 함께했다. 셀트리온이 휴마시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강하게 결합하는 독자 개발 항체를 전달한 것. 휴마시스는 이를 가지고 코로나19 증상자의 검체에서 바이러스의 특정 성분을 검출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항원 방식 키트를 개발해 냈다.

현재 제품에 대한 생산은 휴마시스가 전담하고 있으며 유통의 경우 각자 개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양사 모두 지난 3일부터 제품명만 달리해 전국 약국 및 온라인을 통해 자가진단키트를 우선 공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해외 수출도 고려해 지난 2월과 3월에 걸쳐 미국에서 소아 및 성인 포함 약 45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으며 현재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휴마시스와 함께 개발한 코로나19 현장형 항원신속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에 대해서도 FDA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해 미국 시장 공급을 개시한 바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항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된 디아트러스트 홈 테스트가 조건부 허가를 받은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일반인들도 제품을 구입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공급을 서두를 것"이라며 "이번 조건부 허가에 따라 식약처에 자가검사키트에 대한 추가 임상적 성능시험 자료를 3개월 내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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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한미약품은 자체 브랜드를 런칭해 SD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전국 약국 등에 유통하기 시작했다. 이들 역시 앞선 셀트리온-휴마시스 사례와 같이 제품은 같고 제품명만 달리해 시장에 유통하는 것이다.

SD바이오센서는 개발 및 생산을 맡고 한미약품은 제품의 국내 유통을 맡은 것이다. 한미약품은 우선 약국과 자사의 온라인 유통채널 ‘프로-캄’을 통해서 관련 제품에 대한 판매에 나선다. 제품 특성상 비대면으로 구매해야 하는 소비자들까지도 고려해 온라인 구매 채널을 마려한 것.

이밖에도 국내 최대 MRO(기업운영자재) 구매 솔루션 전문 기업인 서브원을 통해 기업에도 자가진단키트를 독점 공급할 예정이다. 서브원은 한미약품으로부터 공급받은 자가진단키트를 추후 다른 기업들에게 유통하는 방식이다. 한미약품이 보유한 전국 약국 유통망에 이어 브원이 서브원이 거래하고 있는 700여 개의 B2B영업망까지 더해진다면 유통 채널과 수요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 해외 유통과 관련해서는 양사 사이 계획된 게 없는 상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의 독자 브랜드 제품 출시는 약국 등 유통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한미약품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직 해외 유통까지는 상의 된 바 없지만 국내의 경우 자사가 자가진단키트의 원활한 유통과 확산을 통해 방역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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