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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만에 100만갑 팔리다...88리턴즈 대박 비결은 ‘3자극’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5.12 16:52

중장년층의 향수 자극
MZ세대의 감성 자극
전체 소비자의 입맛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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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앤지의 ‘88리턴즈’가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유예닮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유예닮 기자]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88리턴즈에 대한 게시글이 연일 업로드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추억의 담배가 돌아왔다’라는 반응을 보내기도 하고 또 다른 이들은 ‘아버지가 예전이 피던 담배다’라며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최근 유통가에 불어닥친 뉴트로(New+Retro·신복고) 콘셉트가 담배 업계로 번진 것. 이 제품에 대해 서울에 사는 20대 남성은 "80년대를 살아 보진 않았지만 옛날 감성의 디자인이 신기해서 눈길이 간다"며 "20대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7일 케이티앤지 관계자는 "뉴트로가 담배업계에도 통할까 하는 호기심에서 출발한 88리턴즈가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MZ세대의 관심도 유발하며 출시 3주 만에 100만 갑이 팔렸다"고 밝혔다. 이러한 실적의 저변에는 각 소비자의 연령층을 겨냥한 3가지 자극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중장년층의 ‘향수 자극’,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의 ‘감성 자극’ 그리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을 통한 소비자들의 ‘입맛 자극’이 그 것.

가장 눈에 띄는 88리턴즈 판매 견인 요소는 중장년층의 향수 자극이다. 1987년 출시돼 2011년 단종된 88담배는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의 담배다. 특히 ‘88’이라는 브랜드명은 출시 전 대국민 공모를 통해 명명됐고, 출시 이듬해부터는 당시 최대 점유율을 기록하던 ‘솔’ 담배와 함께 국산 담배의 양대 산맥으로 발돋움했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제품인 만큼 당시를 살던 중장년층은 젊은 시절의 향수로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것. 실제로 케이티앤지 88리턴즈 브랜드 담당자는 "40~50대 중장년층들이 사전예약, 보루 구매 등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흥행 요소는 MZ세대의 감성 자극이다. 최근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른 MZ세대는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감을 뜻하는 ‘가심비’ 소비와 가성비에 재미가 합쳐진 ‘가잼비’ 소비를 추구한다. 이런 맥락으로 MZ세대가 경험해보지 못한 옛것이면서도 새로운 뉴트로가 유통가의 화두로 떠올랐다. 케이티앤지는 88리턴즈의 출시로 MZ세대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며 감성을 자극한 것. 20~30대의 반응은 온라인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게시글만 봐도 ‘아버지가 피던 담배’나 ‘88년생이 88리턴즈를’ 등 과거의 추억과 감성소비에 관한 글이 주를 이룬다.

88리턴즈의 3번째 자극은 예전과 달라진 현대인의 ‘입맛’이다. 80년대말에 88담배가 출시됐을 때만 해도 88담배의 타르 8.5mg 함량은 상대적으로 순하다고 인식됐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88리턴즈는 타르 3mg으로 출시했다. 88리턴즈 브랜드 담당자도 "출시 이전부터 ‘과거 복원’과 ‘현대적 해석’ 사이에서 고민했다"며 "담배 산업의 변화를 반영해 3mg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르 함량은 낮췄지만 특수 블렌딩으로 제조해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과한 흡연은 건강에 해롭지만 말이다.

브랜드 재출시 당시 고민했던 부분은 타르 함량뿐만이 아니다. 포장재도 과거 소프트 팩 방식을 적용할지 현대의 하드 팩을 적용할지를 두고도 오랜 시간 고민했다고 한다. 이는 감성이냐 실용성이냐의 싸움이기 때문. 회사 관계자는 "소프트팩의 감성과 하드팩의 실용성을 두고 오래 고민했다"며 "결국엔 각초 빠짐이나 궐련 구겨짐 등을 방지하고 현대적이면서 실용적인 점을 강조하기 위해 하드팩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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