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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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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일반 매장서 승무원이 서빙?...공항 아닌 홍대에 들어온 ‘제주항공’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5.02 16:07

승무원들 서빙에 "마치 비행기를 탄 것 같다"



인테리어는 항공기 연상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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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AK&에 들어선 제주항공의 ‘여행을 맛보다’ 팝업스토어. 유예닮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유예닮 기자] "승무원들이 주문을 받다 보니 마치 비행기를 타고 있는 것 같다."

젊음을 대표하는 홍대에 여행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항공사가 들어왔다. 홍대 AK&가 제주항공과 손잡고 팝업스토어 ‘여행의 행복을 맛보다’ 문을 연 것. 이곳에선 항공사의 수준 높은 서비스를 커피 한 잔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지난달 30일 에너지경제신문 기자는 개점 시간에 맞춰 홍대 AK&를 방문했다. 이른 시간이라 대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다. 이러한 가운데 유일하게 분주한 곳이 있었는데 바로 제주항공의 팝업스토어다. 제주항공을 상징하는 감귤 색상의 인테리어로 구성된 공간에 ‘진짜 승무원’들이 자리하자 입소문을 타고 개점 이틀 만에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이다. 더 놀라운 점은 다양한 메뉴도 준비돼 있다는 것.

‘여행의 행복을 맛보다’는 제주항공과 홍대 AK&가 협업해 운영하는 만큼 제주항공의 특징을 인테리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밝은 주황빛 컬러를 기본으로 한 인테리어와, 항공기의 창문을 연상시키는 만든 유리창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제주항공의 주황색은 매장 입구뿐 아니라 내부에도 가득 채워져 있다. 실제 공항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끔 ‘탑승구’라고 적힌 입구를 지나 내부로 들어가자 기내용 카트가 비치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주황색에 제주항공 로고가 박혀 있다. 기내에 탑승한 듯하다. 유리창은 항공기 창문을 본떠 외부에서 보고 있으면 공항 대기실에서 이륙을 준비하는 항공기를 바라보는 기분이 든다.

이 매장의 또 다른 특징은 현직 승무원들이 직접 주문을 받고 서빙도 한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메뉴를 고르던 한 고객의 입에서 메뉴 이름보다 먼저 나온 말이 "다 승무원입니까?"였다. 친절한 미소의 승무원은 "네 맞습니다"라며 응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승무원 유니폼을 정갈하게 차려 입은 사람들이 특유의 승무원 목소리 톤으로 방문객을 반겨준다. 또한 음식을 주문하면 기내용 카트에 음식을 담아 서빙을 하다 보니 비행기에 탑승해 기내식을 먹는 기분도 낼 수 있다. 매장의 서비스에 대해 20대 여성 방문객은 "코로나19로 여행을 가지 못해 답답했는데 이렇게라도 기분을 낼 수 있어서 좋다"며 "승무원분들이 직접 주문한 음식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비행기를 탄 것 같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승무원들의 서비스 다음으로 눈에 띄는 것이 다양한 기내식 메뉴다. 매장에선 제주항공의 인기 기내식인 △불고기 덮밥 △흑돼지 덮밥 △파쌈 불백 △승무원 기내식이 제공된다. 가격은 만원 선. 기내식 특성상 전자레인지로 빠른 조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에게 적합하다. 거기다 평소 비행기 탑승 시 맛볼 수 없었던 승무원용 기내식을 먹어볼 수 있다는 것도 이 곳만의 특징이다. 실제로 11시가 넘어가며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현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대부분 기내식을 주문했다. 결제 후 음식이 테이블에 올라오기 까지 걸린 시간은 10분. 메뉴 구성도 기내식과 유사하다. 메인 요리 하나에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밑반찬 두 개 정도. 제주를 상징할 수 있는 한라봉 파이가 디저트로 함께 자리해 더 든든한 한 끼가 가능하다.

기내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각종 음료도 준비돼 있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바닐라 라떼뿐 아니라 제주의 특산품인 한라봉으로 만든 한라봉에이드, ‘상큼하귤’이라는 이름의 감귤 주스도 맛볼 수 있다. 음료 가격은 아메리카노가 3500원, 한라봉에이드가 4500원으로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와 비교해 저렴한 편이다. 또 커피의 경우 전문 바리스타가 만드는 것이 아닌데도 여느 카페 못지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한편 이번 팝업스토어가 AK&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위축된 항공업계에로 활로를 열어줄지 주목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항공업계 매출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83% 감소했다. 또 지난해 항공 스케줄이 감소하며 무급 휴직을 권고받은 항공사 직원들에 대한 기사도 심심찮게 나온 바 있다. 이처럼 주춤한 항공업계에 ‘여행의 행복을 맛보다’와 같은 타 산업과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시도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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